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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단체와 고교생들이 학생의 대자보를 철거해 논란이 된 학교에 항의 방문했다. 대자보를 붙여 징계 위기에 처한 박아무개(18)군과 이를 지지하는 고교생, '청소년 안녕들하십니까' 관계자 등 20여명은 27일 오후 1시께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고등학교 정문에서 "청소년의 정치참여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말했다. 

이들은 각자 손팻말과 '청소년에게 정치를 허하라'고 말하는 만화 캐릭터 등 직접 그린 포스터를 들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손팻말에는 "개포고 때문에 안녕하지 못하다", "학생인권침해 때문에 안녕하지 못하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학교 때문에 안녕하지 못하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청소년 단체 활동가, 고교생 등 20여명은 27일 오후 1시께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고등학교 정문에서 "청소년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말했다.
 청소년 단체 활동가, 고교생 등 20여명은 27일 오후 1시께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고등학교 정문에서 "청소년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말했다.
ⓒ 청소년 안녕들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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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각자 손팻말과 ‘청소년에게 정치를 허하라’고 말하는 만화 캐릭터 등 직접 그린 포스터를 들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각자 손팻말과 ‘청소년에게 정치를 허하라’고 말하는 만화 캐릭터 등 직접 그린 포스터를 들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청소년 안녕들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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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를 통해 시작된 청소년들의 말하기는 불온한 누군가 시킨 것도, 사전에 계획한 것도 아니다"라며 "자발적으로 나온 우리의 목소리는 대한민국 헌법과 UN아동권리협약,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등을 통해 법으로 보장받을 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대자보를 임의로 떼어내고 게시 학생을 징계하려는 학교의 시도는 위 권리들이 얼마나 연약한지를 드러내 보였다"며 "자보 철거 책임자는 사과문을 게시하고, 징계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개포고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 "개포고는 선도위 결정을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기자회견 후에는 각자 가져온 손팻말·포스터를 개포고 정문 앞에 붙이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한 참가자는 '보고있나 개포고?'란 제목으로 써온 또 다른 대자보를 정문에 붙이기도 했다. 그는 여기에 대한민국 헌법 제21조와 UN아동권리협약 제13조 등을 자세히 쓰며 개포고에서 일어난 일이 어떤 점에서 학생의 인권을 침해했는지를 적었다.

개포고는 지난 19일 학교 등굣길에 붙은 대자보를 철거하고, 이후 해당 학생에 대한 선도위원회를 열겠다고 학부모에게 통보하면서 논란이 됐다(관련기사:"제 아들 대자보가 면학분위기 훼손? 학교가 문제를 계속 키우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26일 이에 대해 "징계를 할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기자회견 후에는 각자 가져온 손팻말·포스터를 개포고 정문 앞에 붙이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여기서 한 참가자는 ‘보고있나 개포고?’란 제목으로 써온 대자보를 정문에 붙이기도 했다.
 기자회견 후에는 각자 가져온 손팻말·포스터를 개포고 정문 앞에 붙이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여기서 한 참가자는 ‘보고있나 개포고?’란 제목으로 써온 대자보를 정문에 붙이기도 했다.
ⓒ 청소년 안녕들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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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라는 이유로 표현의 자유 탄압해도 되나"

징계 위기에 처한 박아무개군은 "처음에는 징계위(선도위)를 열겠다더니 나중에는 말을 바꾸는 등 학교 측의 안일한 대처에 실망했다"며 "학생이고 미숙하다는 이유로 모두가 똑같이 보장받아야 하는 권리, 표현의 자유가 탄압받는 게 당연한 일이냐"고 반문했다.

대자보를 게시한 박아무개학생은 "학교 측의 안일한 대처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청소년의 정치참여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외쳤다.
 대자보를 게시한 박아무개학생은 "학교 측의 안일한 대처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청소년의 정치참여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외쳤다.
ⓒ 청소년 안녕들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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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이 발언을 할 때마다 정문 안 쪽에서 개포고 학생 30여명이 환호하며 박수를 치자, 학교측 관계자가 사람이 나와 학생들을 교실로 들여보내기도 했다. 참가자들이 "왜 학생들을 막느냐"고 항의하자 학교 측 관계자는 "곧 수업이 시작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청소년 활동가 어쓰(21)씨는 "학생의 얘기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법으로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단지 학생이라는 이유로 이걸 무시하고 목소리 자체를 막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교육청이 채택한 학생인권조례에도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 있다"고 덧붙였다.

박아무개군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학교 현장에서 인권조례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내용으로, 민원센터인 '국민신문고'에 서울시 교육청에 대한 민원을 넣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청소년인권단체 '아수나로'와 대자보를 게시한 학생 등은 '안녕 대자보'를 둘러싸고 청소년들이 인권을 침해당하고 있다며 27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들은 "표현의 자유는 헌법과 국제인권조약에 명시된 기본적 권리임에도 교육기관 및 국가기관이 이를 침해하고 있다"면서 "이를 지도하기는커녕 오히려 기본권 탄압을 조장하는 정부의 모습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태그:#안녕 대자보, #아수나로, #개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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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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