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권순관이 24일부터 25일까지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단독공연 <투나잇>을 열었다.

싱어송라이터 권순관이 24일부터 25일까지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단독공연 <투나잇>을 열었다. ⓒ 민트페이퍼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어쩌면 우리는 '가창력'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너무나도 협소하게 내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흔히 '가창력'하면 '화려한 기교와 막힘없는 고음'을 떠올리는 이가 대다수이겠지만, 24일부터 양일간 서울 마포구 대흥동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싱어송라이터 권순관의 콘서트에서는 또 다른 차원의 '가창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콘서트 전 "폭풍 가창력을 선보이겠다"는 소속사 측의 보도자료를 두고 자신의 SNS에 "포...폭풍 가창력"이라고 난색을 표했던 권순관이었지만, 2시간이 넘게 이어진 본 콘서트에서는 섬세하면서도 흔들림 없는 그만의 목소리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노래로 마음을 흔드는 것'이 가창력의 본  뜻이라면, 이날 권순관이 선보인 것 또한 '폭풍 가창력'이었다 하겠다. 양일간 열린 이번 콘서트에는 1300여 명의 관객들이 자리해 함께 시간을 보냈다.

대형 무대도, 화려한 장치도 없었지만...목소리로 채운 2시간여의 공연

이날 무대는 관객을 압도할 만큼 크지도, 폭죽 등 화려한 무대장치가 난무하지도 않았다. 그저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실제 합주실에서 가져왔다는 동물 모형들이 권순관과 그의 밴드 사이사이 빈 공간을 채웠을 뿐이었다. 무대 중앙에 놓인 피아노 앞에 앉은 권순관은 "어느 샌가 시끌벅적한 크리스마스가 됐지만, 사실 크리스마스는 가장 낮은 곳에 조용히 아기예수가 온 날"이라며 캐럴 메들리를 들려주는 등 차분하면서도 단란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가수 권순관이 연말 단독 콘서트를 연다.

권순관의 단독 콘서트 <투나잇> 포스터 ⓒ 해피로봇레코드


세트리스트의 대부분은 그가 몸담은 그룹 노리플라이의 곡, 그리고 올해 발표한 솔로앨범 수록곡들로 채워졌다. 관객들은 커다란 함성 대신 잔잔한 박수로 권순관이 선사한 '멋진 밤'에 함께했다. 그러면서도 노리플라이와 타루가 함께 부른 '조금씩 천천히 너에게'가 흘러나올 땐 떼창으로, 권순관이 한껏 고조된 감정으로 '월드'(World)와 '별', '원 모어 타임'(One more time)을 연달아 부를 땐 깊은 침묵으로 화답하며 공연에 몰입했다.

공연은 밴드가 퇴장하고 어두워진 무대 위 권순관의 목소리와 피아노 선율만이 오롯이 무대를 채웠을 때 절정에 달했다. "2013년엔 밴드와 수많은 공연을 함께 했는데, 이런 무대에도 익숙해지려고 한다. 또 2014년에는 다시 수면 밑으로 침잠해 하고 싶은 음악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운을 뗀 권순관은 "내년 6월부터 2달간 20~30여회의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라며 "(관객과) 가까이 만날 수 있는 아주 작은 무대에서 피아노 하나만으로 공연을 하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는 '이렇게 살고 있어' '건너편' '어 도어'(A door)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어 이번 공연의 제목이자 앙코르 무대에서 선보인 '투나잇'은 공연의 여운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아무것도 아닌 저를 늘 따뜻하게 응원해 주시고, 박수쳐 주시고, 공연을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관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권순관은 어느 때보다 깊이, 더 깊숙이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 그의 몸 위로 한동안 따뜻한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멋진 밤이죠 / 그댄 내 앞에 기대어 앉아 / 흔들려가는 불빛에 반짝이고 / (…) / 이 밤은 이렇게 / 이렇게 아름다운데 / 이대로 멈춰 버리길."

 싱어송라이터 권순관이 24일부터 25일까지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단독공연 <투나잇>을 열었다.

싱어송라이터 권순관이 24일부터 25일까지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단독공연 <투나잇>을 열었다. ⓒ 민트페이퍼



권순관 노리플라이 투나잇 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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