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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곳곳에서 '사랑의 몰래산타'가 진행되고 있다. 경기도 안산에도 몰래산타가 떴다. '2013안산사랑의몰래산타대작전'(아래 몰래산타)에 참여한 몰래산타들의 하루를 담아보았다.

2013안산사랑의몰래산타에 참여한 100여명의 안산청년들
 2013안산사랑의몰래산타에 참여한 100여명의 안산청년들
ⓒ 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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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의 홍보기간을 거친 몰래산타는 지난 8일, 14일 양일에 걸쳐 산타학교를 진행했다. 이어 21일 토요일에 몰래산타 발대식, 거리 퍼레이드를 진행한 후 몰래산타 대작전을 펼쳤다.

사랑의 몰래산타 안산본부 한미현(안산새사회연대 일:다 대표) 본부장은 아래와 같이 행사 취지를 밝혔다.

"사랑의 몰래산타 안산본부는 2009년부터 시작해서 올해로 5회째를 맞고 있다. 우리단체에는 20~30대가 대부분인데, 요즘은 청년들이 스펙이다 뭐다 해서 앞만 보며 달릴 수밖에 없는 사회 분위기가 있지 않나. 그런 청년들이 나만이 아닌 공공의 영역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자리에서부터 사회적인 참여를 경험해 보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몰래산타라는 행사를 통해 어렵게 살 수 밖에 없는 우리 이웃들을 보면서, 빈곤과 차별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몰래산타 발대식을 마친 산타들이 중앙동 일대를 돌며 거리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몰래산타 발대식을 마친 산타들이 중앙동 일대를 돌며 거리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 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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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몰래산타는 100명의 청년들이 100명의 당사자를 찾아갔다. 단원구노인복지관, 본오사회복지관, 안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고려인한글야학너머, 안산여성근로자복지센터 등 6개의 기관에서 아동가정과 노인가정을 추천받았다. 이 기관들과 사랑의몰래산타안산본부는 지난 12월14일 2차산타학교 때 공식 협약을 체결했다.

사랑의몰래산타안산본부와 6개 기관이 협약식을 체결하였다.
 사랑의몰래산타안산본부와 6개 기관이 협약식을 체결하였다.
ⓒ 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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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가정은 독거어르신 가정을 주로 방문했고, 아동가정은 한부모 가정, 조손가정, 저소득가정, 해고노동자 가정 등을 방문했다. 특히 이번에는 다문화가정 아동들을 추천을 많이 받았다. 그 이유에 대해 사랑의 몰래산타 안산본부는 이렇게 밝혔다.

"이전까지는 따로 특성화를 시키지 않아도 원곡동, 선부동 지역아동센터에서 추천을 통해 다문화가정에 가게 되었다. 그만큼 다문화 가정의 비율이 높다는 거다. 그래서 이번엔 안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공식추천을 받고, 동포어린이들인 고려인4세 아이들도 추천을 받았다. 고려인 가정은 부모님도 어린이도 거의 말이 통하지 않아 통역 선생님과 동행하였다."

아래는 고려인 가정을 방문한 한 참가자의 말이다.

"말이 통하지 않을 거란 생각에 걱정을 많이 했지만, 우리 말을 조금은 알아들었다. 말이 잘 통하지 않더라도 눈빛, 손짓 등으로 의사소통이 다 되더라. 우리가 찾아갔을 때 반갑게 맞이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고려인 아이들을 위해 러시아말도 몇 개 배워가긴 했는데... 아이들을 위해 뭔가를 준비하는 것 자체가 설렘 자체였다."

이번 몰래산타의 콘셉트는 '우리동네산타'였다. 한 본부장의 설명이다.

"우리 단체(안산새사회연대일:다)의 봉사모임 우리누리는 정기적으로 부곡동에서 노인요양시설과 어린이교육봉사하고 있다. 부곡동에서 함께 나눔을 실천할 동네 청년들을 만나보자는 생각으로 우리동네산타라는 콘셉트를 정했고, 부곡동 골목골목 다니며 홍보를 했다. 그렇게 모인 부곡동 청년들이 한 조를 구성해서 부곡동 가정을 찾아갔다."

몰래산타에 참여한 몇몇 참가자들의 소감을 들어봤다.

몰래산타 작전실행중인 산타들1
 몰래산타 작전실행중인 산타들1
ⓒ 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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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 부모님과 사는 아이가 있었다. 부모님은 말씀을 못하시니까, 누나랑만 의사 소통이 되는 친구다. 말이 어눌한 편이긴 하지만, 굉장히 적극적이고 밝은 모습에 많이 놀랐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즐겁게 사는 그 친구를 보니,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27세, 임채형)

몰래산타 작전실행중인 산타들2
 몰래산타 작전실행중인 산타들2
ⓒ 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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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에 사시는 할아버지 댁에 간 것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찾아갔을 때 낡은 내복을 입고 계셨는데, 내복 선물을 드리자 그 자리에서 갈아입으셨다. 선물을 더 준비해 왔으면 좋았을 걸 하고 아쉬움이 남았는데, 조원들끼리 다시 한번 더 방문하기로 이야기 했다" (27세, 김현우)

몰래산타 작전실행중인 산타들3
 몰래산타 작전실행중인 산타들3
ⓒ 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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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몰래산타의 경험은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예전에는 봉사활동을 할 때, 정해진 곳에 가서 매일 반복되는 활동을 했는데... 이번에는 처음 만나는 분들과 한 조를 이뤄서 직접 선물도 사고, 율동 연습도 하고, 찾아가서 어떻게 할지도 이야기하고, 하나에서 열까지 우리가 직접 하니까 너무 새로웠어요. 내년에도 또 하고 싶어요" (24세, 임희영)

안산사랑의 몰래산타는 5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내년초 비영리단체로 정식 등록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정식 기관으로 등록해서 일회성이 아닌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지역신문에도 보냅니다.



태그:#몰래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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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지역에서의 통일운동 및 진보적 사회활동을 취재보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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