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배우 손태영.

2년째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배우 손태영. ⓒ 아데나 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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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 올해 겨울도 손태영의 양쪽 볼에는 어김없이 검댕과 땀이 범벅이었다. 송파구 거여동 181번지 일대. 서울에서 연탄으로 겨울을 나는 몇 안 되는 곳으로 주민 대부분이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판자촌이다. 독거노인, 편부모 가정 등 어쩌면 환경적으로 사회와 이웃의 손길이 절실할 이들이 이곳에도 꽤 거주하고 있다.

7일 오전 8시 50분 서울 마천1동 주민 센터 앞에 수 십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이 중에 익숙하고 친근한 얼굴도 꽤 보였다. 아데나 문화재단이 매년 2회씩 진행하고 있는 사랑이 연탄배달 행사도 어느덧 5회 째를 맞았고, 진정성을 갖고 행사 때마다 어김없이 달려오는 사람들이었다.

손태영이 소속사 식구들에게 먼저 제안...남편 권상우도 힘 보태

 제5차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현장. 참여자들이 연탄 배달에 열중하고 있다

제5차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현장. 참여자들이 연탄 배달에 열중하고 있다 ⓒ 아데나 문화재단


배우 손태영도 바로 그 대열에 합류했다. 2012년에 이어 2년째 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손태영은 소속사 식구들과 신인 배우들도 독려해 연탄배달에 나섰다. 그녀의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 직원들은 물론이고 신인 배우 김지원과 박민후가 기꺼이 동참했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손태영의 남편 권상우였다. 가벼운 패딩 차림으로 등장한 권상우는 사실 MBC 드라마 <메디컬 탑팀> 막바지 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당장 7일 오후에도 촬영이 예정돼 있지만 오전에 짬을 내 아내의 활동에 조용히 힘을 보탰다.

총 3000장의 연탄에 올해는 쌀 150kg도 함께 배달됐다. 따뜻한 온기와 함께 식사를 거르지 않게 하자는 마음이 모인 결과였다.

좁은 골목, 그리고 곳곳이 연탄보일러에서 나오는 매캐한 연기로 가득 찼지만 연탄을 나르는 손길은 지칠 줄 몰랐다. 재밌는 건 이날 참여한 58명의 인원 중에는 연속해서 같은 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꽤 된다는 사실. 이미 행사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지인들을 데리고 와 분위기가 더욱 따뜻해 보였다. 취재진 역시 지난해에 이어 함께 연탄 배달에 나섰다.

배달의 대상은 연탄이었지만 이날 배달을 위해 준비해야 할 물품의 대부분 역시 기부를 통해 이뤄졌다. 지난해 아데나 문화재단이 직접 마련했던 고무장갑이나 팔토시는 한 업체의 후원으로 보다 나아진 제품으로 교체됐다. 단체 기관의 장은 물론, 중견 기업의 대표들도 음식과 소품을 기부하며 봉사 현장에 일조했다.

 연탄 배달 도중 저소득층 쌀배달에도 함께한 배우 권상우.

연탄 배달 도중 저소득층 쌀배달에도 함께한 배우 권상우. ⓒ 아데나 문화재단


"세월 지나니 주변을 돌아보게 되더라"

'경험은 못 속인다'는 말처럼 손태영은 보다 진보한 배달 능력으로 현장 이곳저곳을 누볐다. 매캐한 가스가 들어찬 골목도 마다하지 않았고, 연탄 배달 도중에 주최 측의 요청에 남편 권상우와 함께 쌀 배달에도 팔을 걷어 올리고 나섰다.

손태영은 "사실 기부로 참여할 수 있지만 몸으로 직접 부딪히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도 좋은 마음으로 함께 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손태영은 이날 라면과 막걸리를 마련해 참가자들의 점심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

권상우 역시 "한 해 한 해 지나가다 보니 주위를 둘러보게 되더라"며 "오후 늦게부터 촬영이라 나가는 김에 함께 참여한 것"이라고 짧고 굵게 답했다. 지난 달 권상우는 간암을 앓고 있는 어머니에게 간이식을 한 고등학생에게 장학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우연히 학생의 소식을 기사로 접했고, 직접 수소문 해 장학금 전달 의사를 밝힌 것이었다.

사실 두 사람의 봉사와 기부 소식은 조용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이번 연탄 배달 현장에는 봉사 참여가 아닌 취재만을 목적으로 찾아온 언론 매체는 없었다. 함께 연탄을 나르고, 땀을 흘리며 의미를 나눴다.

 제5차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현장. 참여자들이 연탄 배달에 열중하고 있다.

제5차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현장. 참여자들이 연탄 배달에 열중하고 있다. ⓒ 아데나 문화재단


이날 선배 배우들과 함께 연탄 배달에 나선 두 신인 배우도 만나봤다. 현재 각종 오디션을 보면서 작품 활동을 준비 중인 김지원(28)은 "사실 연탄을 직접 만져보고 배달하는 건 처음"이라며 "다행히 날이 포근해서 더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던 거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박민후(28)는 "처음엔 가볍게 생각했던 배달이었는데 막상 해보니 웃음이 쏙 들어갈 만큼 힘들었다"며 "이런 기회로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게 큰 의미가 있는 거 같다"고 나름의 생각을 밝혔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배달은 오후 1시 무렵이 돼서야 마무리 됐다. 점심식사를 나누는 이들의 얼굴에 익숙한 미소가 퍼졌다. 이날 3000장의 연탄은 총 30가구로 나눠 보내졌다. 약 두 달을 날 수 있는 분량이다. 더불어 따뜻하게 살자는 이들의 마음은 내년 꽃샘추위가 다가올 무렵 다시 한 번 더 타오를 것이다.

 아데나 문화재단에서 주최한 제5차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배우 권상우, 손태영을 비롯해 서규용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이 함께 참여했다.

아데나 문화재단에서 주최한 제5차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배우 권상우, 손태영을 비롯해 서규용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이 함께 참여했다. ⓒ 아데나 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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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영 권상우 메디컬 탑팀 연탄 아데나 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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