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째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배우 손태영. ⓒ 아데나 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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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8시 50분 서울 마천1동 주민 센터 앞에 수 십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이 중에 익숙하고 친근한 얼굴도 꽤 보였다. 아데나 문화재단이 매년 2회씩 진행하고 있는 사랑이 연탄배달 행사도 어느덧 5회 째를 맞았고, 진정성을 갖고 행사 때마다 어김없이 달려오는 사람들이었다.
손태영이 소속사 식구들에게 먼저 제안...남편 권상우도 힘 보태
▲ 제5차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현장. 참여자들이 연탄 배달에 열중하고 있다 ⓒ 아데나 문화재단
배우 손태영도 바로 그 대열에 합류했다. 2012년에 이어 2년째 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손태영은 소속사 식구들과 신인 배우들도 독려해 연탄배달에 나섰다. 그녀의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 직원들은 물론이고 신인 배우 김지원과 박민후가 기꺼이 동참했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손태영의 남편 권상우였다. 가벼운 패딩 차림으로 등장한 권상우는 사실 MBC 드라마 <메디컬 탑팀> 막바지 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당장 7일 오후에도 촬영이 예정돼 있지만 오전에 짬을 내 아내의 활동에 조용히 힘을 보탰다.
총 3000장의 연탄에 올해는 쌀 150kg도 함께 배달됐다. 따뜻한 온기와 함께 식사를 거르지 않게 하자는 마음이 모인 결과였다.
좁은 골목, 그리고 곳곳이 연탄보일러에서 나오는 매캐한 연기로 가득 찼지만 연탄을 나르는 손길은 지칠 줄 몰랐다. 재밌는 건 이날 참여한 58명의 인원 중에는 연속해서 같은 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꽤 된다는 사실. 이미 행사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지인들을 데리고 와 분위기가 더욱 따뜻해 보였다. 취재진 역시 지난해에 이어 함께 연탄 배달에 나섰다.
배달의 대상은 연탄이었지만 이날 배달을 위해 준비해야 할 물품의 대부분 역시 기부를 통해 이뤄졌다. 지난해 아데나 문화재단이 직접 마련했던 고무장갑이나 팔토시는 한 업체의 후원으로 보다 나아진 제품으로 교체됐다. 단체 기관의 장은 물론, 중견 기업의 대표들도 음식과 소품을 기부하며 봉사 현장에 일조했다.
▲ 연탄 배달 도중 저소득층 쌀배달에도 함께한 배우 권상우. ⓒ 아데나 문화재단
"세월 지나니 주변을 돌아보게 되더라" '경험은 못 속인다'는 말처럼 손태영은 보다 진보한 배달 능력으로 현장 이곳저곳을 누볐다. 매캐한 가스가 들어찬 골목도 마다하지 않았고, 연탄 배달 도중에 주최 측의 요청에 남편 권상우와 함께 쌀 배달에도 팔을 걷어 올리고 나섰다.
손태영은 "사실 기부로 참여할 수 있지만 몸으로 직접 부딪히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도 좋은 마음으로 함께 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손태영은 이날 라면과 막걸리를 마련해 참가자들의 점심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
권상우 역시 "한 해 한 해 지나가다 보니 주위를 둘러보게 되더라"며 "오후 늦게부터 촬영이라 나가는 김에 함께 참여한 것"이라고 짧고 굵게 답했다. 지난 달 권상우는 간암을 앓고 있는 어머니에게 간이식을 한 고등학생에게 장학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우연히 학생의 소식을 기사로 접했고, 직접 수소문 해 장학금 전달 의사를 밝힌 것이었다.
사실 두 사람의 봉사와 기부 소식은 조용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이번 연탄 배달 현장에는 봉사 참여가 아닌 취재만을 목적으로 찾아온 언론 매체는 없었다. 함께 연탄을 나르고, 땀을 흘리며 의미를 나눴다.
▲ 제5차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현장. 참여자들이 연탄 배달에 열중하고 있다. ⓒ 아데나 문화재단
이날 선배 배우들과 함께 연탄 배달에 나선 두 신인 배우도 만나봤다. 현재 각종 오디션을 보면서 작품 활동을 준비 중인 김지원(28)은 "사실 연탄을 직접 만져보고 배달하는 건 처음"이라며 "다행히 날이 포근해서 더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던 거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박민후(28)는 "처음엔 가볍게 생각했던 배달이었는데 막상 해보니 웃음이 쏙 들어갈 만큼 힘들었다"며 "이런 기회로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게 큰 의미가 있는 거 같다"고 나름의 생각을 밝혔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배달은 오후 1시 무렵이 돼서야 마무리 됐다. 점심식사를 나누는 이들의 얼굴에 익숙한 미소가 퍼졌다. 이날 3000장의 연탄은 총 30가구로 나눠 보내졌다. 약 두 달을 날 수 있는 분량이다. 더불어 따뜻하게 살자는 이들의 마음은 내년 꽃샘추위가 다가올 무렵 다시 한 번 더 타오를 것이다.
▲ 아데나 문화재단에서 주최한 제5차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배우 권상우, 손태영을 비롯해 서규용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이 함께 참여했다. ⓒ 아데나 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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