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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로 짠 연화미륵상입니다. 호류지 금당벽화 미륵반가사유상을 바탕으로 짠 것입니다.
 실로 짠 연화미륵상입니다. 호류지 금당벽화 미륵반가사유상을 바탕으로 짠 것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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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시가현 시가라기에 있는 미호뮤지엄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10여 년 전 신자수명회(神慈秀明會)라고 하는 종교단체에서 지은 미술관입니다. 이 미술관은 아이 엠 페이(I.M.Pei)가 도연명의 도화원기를 모티브로 설계했습니다. 입구에서 언덕을 오르고, 터널을 지나 골짜기 너머 작은 지붕이 보입니다. 건물 안에 들어가면 골짝기 위에서 멀리 먼 산을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미술관 전시품은 동서 문물의 교차점으로 실크로드를 테마로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로마, 인도, 중국, 페르시아 등으로 나누어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가을철 특별전(2013.9.1-2013.12.15)은 일본 전통 옻칠 제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옻칠은 오래전 중국에서 시작되어 여러 나라에 전해졌습니다.

  연화미륵상을 완성하기까지 그림을 확인하고, 색을 고르고, 정밀하게 색이나 무늬를 비교하면서 짰습니다.
 연화미륵상을 완성하기까지 그림을 확인하고, 색을 고르고, 정밀하게 색이나 무늬를 비교하면서 짰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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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도 오래전 옻칠을 받아들여 자신의 풍부한 목재 사용에 더하여 생활을 더욱 윤택하고 풍부하게 했습니다. 지금도 전해지고 있는 일본 옻칠은 나무뿐만 아니라  나무 가공품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옻칠 제품은 오래 사용할수록 겉칠이 벗겨지면서 깊은 맛을 냅니다.

일본 사람들은 이것을 네고로(根来)라고 하여 값지게 여깁니다. 이번 전시품들 역시 사찰이나 신사 등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온 목기 옻칠 제품을 일본 이곳저곳에서 모아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주로 신에게 제물을 올리거나 종교적인 의식을 거행할 때 사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번 특별전시회에서는 실로 짠 연화미륵상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연화미륵상은 원래 나라현 호류지 금당에 그려있던 12 벽화 가운데 미륵반가사유상을 모사하여 그 그림을 바탕으로 실로 짠 것입니다. 1949년 금당 벽화에 불이 나기 전 모사한 것을 사용했습니다.

  미호뮤지엄에 설치되어 있는 일본 정원입니다. 가는 돌이 깔린 바닥은 물을 상징합니다.
 미호뮤지엄에 설치되어 있는 일본 정원입니다. 가는 돌이 깔린 바닥은 물을 상징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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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당 벽화 그림은 오래되어 색이 바래고 떨어져 나간 곳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밀한 분석 작업과 복원 과정을 거쳐서 원본을 재현한 다음 색실 6천 종류를 이용하여 짰습니다. 여러 가지 색실을 사용하여 정밀하게 표현하는 작업은 매우 더디어 하루 3mm, 한 달에 4cm 속도로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꽃은 여러 가지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아름답게 피어나 향기를 내면 벌, 나비가 날아와 꽃가루받이를 합니다. 그리고 수분, 수정이 이루어지면 꽃은 시들어 떨어집니다. 진흙탕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은 특별한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연꽃을 가진 보살은 석가 입멸 뒤 56억7천만 년 뒤에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서 나타날 미륵의 모습입니다. 사람들을 구원할 자비의 모습입니다.

  아름다운 미술작품을 통해서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유기농 무농약 재배로 얻은 푸성귀 먹거리를 통해서 몸을 더럽히지 않는 것이 미호뮤지엄을 지은 신자수명회의 신조이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미술작품을 통해서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유기농 무농약 재배로 얻은 푸성귀 먹거리를 통해서 몸을 더럽히지 않는 것이 미호뮤지엄을 지은 신자수명회의 신조이기도 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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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뮤지엄 누리집,  http://www.miho.or.jp/japanese/index.htm
첨부파일
MIHO list1.pdf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미호뮤지엄, #금당벽화, #연화미륵상, #일본 정원, #시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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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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