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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송호수
 왕송호수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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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제 의왕시장의 공약인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시장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왕송호수에 레일바이크를 설치, 철도테마파크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당선 이후, 김 시장은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레일바이크 사업을 추진해왔다.

레일바이크 사업은 지난 10월 31일 의왕시의회에서 '의왕시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특수목적법인 설립 등에 관한 조례안'이 통과되면서, 2014년 4월부터 설치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 시장은 지난 21일, 시정연설을 통해 2014년 4월에 레일바이크 사업을 착공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전국에서 현재 레일바이크를 운행하고 있는 자치단체는 대략 10여 곳. 삼척, 정선, 양평, 문경, 곡성, 아산, 남원, 춘천 등이다. 이 가운데 삼척시만이 자치단체에서 직접 운영하고, 다른 자치단체는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했거나 민간사업자가 운영하고 있다.

또한 삼척시만이 레일바이크 운행을 위해 선로를 새로 만들었고, 다른 자치단체의 레일바이크는 폐선로를 활용하고 있다. 의왕시는 레일바이크를 운행하려면 새로 선로를 설치해야 한다. 레일바이크 운행 자치단체 가운데 저수지에 레일바이크를 설치한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다. 의왕시의 레일바이크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의왕시가 저수지에 레일바이크를 설치한 최초의 자치단체가 된다.

가장 많은 사업비가 들어간 곳은 새로 선로를 설치한 삼척시로 347억 원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왕송호수 레일바이크의 전체 길이는 5.3km, 총 예상사업비는 211억2000만 원이다. 이 가운데 레일바이크 설치비용은 192억이며, 특수목적법인 자본금이 19억2000만 원이다.

김성제 의왕시장
 김성제 의왕시장
ⓒ 의왕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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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시는 특수목적법인에 49%를 투자하며, 민간사업자가 51%를 부담한다. 의왕시가 부담하는 사업비는 자본금을 포함해 100억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왕시는 레일바이크 사업 시작 후 8년이면 손익분기점에 달해 원금을 전부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의왕시는 11월 중으로 '출자심의위원회'를 구성, 레일바이크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의왕시가 추진하고 있는 레일바이크 사업에 대해 시민들의 여론은 어떨까?

이에 대해 의왕시는 의왕시민의 65%가 찬성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특히 왕송호수가 자리 잡고 있는 부곡동 주민의 74.9%가 찬성하고 있으며, 반대는 25.5%에 불과하다는 내용이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의왕 시민단체들은 "통계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론조사) 첫 번째 항목이 레일바이크에 대해서 아느냐는 질문인데, 모른다가 67%가 나왔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가 65%가 찬성한다는 것이다. 이런 통계는 의미가 없다."

의왕시의 시민단체들은 '레일바이크 설치반대 시민연대'를 구성, 지난 2011년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레일바이크 사업을 반대해왔다. 왕송호수는 의왕시가 자랑하는 사계절 철새 도래지로 레일바이크 사업을 실시하면 생태 환경 파괴 등으로 철새들이 사라질 것을 염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민연대는 레일바이크가 사업성이 없기 때문에 결국은 폐물로 남아 지역경제 활성화는커녕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업성과 관련해 시민연대 관계자들은 "수요 예측이 잘못됐다"며 "왕송호수가 수도권의 철새도래지인 장점을 살려 생태환경 보존을 잘한다면 그것이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박철하 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상식선에서 생각해보면 절대로 성공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 주장한다.

"레일바이크 하나 타자고 사람들이 여기(의왕시 왕송호수)에 오지 않을 것이다. 삼척이나 곡성, 정선, 문경, 양평 등은 관광지와 연계되어 있어 관광객들이 (관광지에) 간 김에 레일바이크를 탄다. 의왕시에는 레일바이크와 연계될 수 있는 관광지가 없다."

왕송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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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왕 레일바이크설치반대 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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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공동대표는 "레일바이크 사업은 철새를 쫓고 생태환경을 파괴하는 사업이 분명하다"며 "왕송호수는 수질을 개선하고 철새의 서식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2003년부터 낚시를 금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 곳에 레일바이크 설치 공사를 하고, 레일바이크를 운행한다면 철새들이 찾아올 리가 없다는 것이다.

의왕시의회는 소속정당에 따라 찬성과 반대 의견으로 나뉘어져 있다. 기길운 의왕시의장을 포함한 민주통합당 소속 시의원들은 찬성(4명), 새누리당 의원들은 반대(3명)로 나뉘어져 있는 상황. 김성제 의왕시장은 민주통합당 소속이다. 민주당에서 김성제 시장을 지지하면서 밀어붙이면 레일바이크 사업은 추진될 수밖에 없다. 현재 그런 상황이다.

때문에 의왕시민단체들과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들이 함께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사업을 반대하고 있는 게 의왕시의 현실이다. 이에 대해 지난 19일에 기자와 만난 조규홍 의왕시의원(새누리당)은 "새누리당이기 때문에 레일바이크 사업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왕송호수는 수질이나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사업이라는 게 연계성이 있어야 한다. 왕송호수에 레일바이크를 설치한다? 누가 와서 타겠나? 어린이날 행사를 할 때 인근 도시에서 20만 명이 몰려온다고 주장하는데, 이 사람들이 와서 레일바이크를 얼마나 탈 수 있을까?"

조규홍 의원은 "수질개선을 하고, 기반시설을 제대로 갖춘 뒤에 레일바이크 사업을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다. 조 의원이 염려하고 있는 것은 사업성이다. 정확한 수요예측을 해야 하는데 현재 의왕시가 정확한 수요예측 없이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의정부 경전철과 용인 경전철은 애초에 수요 예측을 잘못해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적자가 난다는 예상은 없었다.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역시 그런 꼴이 날 수밖에 없다."

시민연대와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들이 사업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의왕시에 변변한 관광지가 없다는 것. 이들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관광벨트가 없는 것이 의왕시 레일바이크 사업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고 있다. 의왕시에서 레일바이크와 연계할 수 있는 관광지로 꼽고 있는 곳은 철도박물관과 조류생태과학관, 생태학습공원이 전부. 

이에 대해 20일, 기자와 만난 의왕시 관계자는 "철도박물관과 조류생태과학관을 찾는 관광객이 연간 4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며 이들이 레일바이크의 잠재고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레일바이크의 주 타깃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며 "레일바이크 외에도 꼬마열차를 운행해 어린이 고객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의왕시에서는 레일바이크를 설치하면 첫 해에 37만 명이 레일바이크를 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15년 후에는 최대 70만~80만 명이 레일바이크를 찾기 위해 왕송호수를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일 수용인원은 2500~3000명이며, 레일바이크는 순환형으로 120대를 한꺼번에 운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의왕시 관계자는 "1일 1000명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며 "매년 방문객이 늘어나면 8년차 이후부터 원금을 다 갚고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민간사업자에게서) 좋은 제안이 온다면 사업내용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왕송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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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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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시 관계자는 레일바이크 사업으로 올릴 수 있는 수익을 연 11억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억이 넘게 투자해 1년에 고작 11억의 수익을 올리려고 레일바이크 사업을 하느냐는 기자의 지적에 이 관계자는 "수익보다는 지역경제 활성화가 가장 큰 목적"이라고 답변했다.

현재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사업의 최대 걸림돌은 왕송호수의 수질. 왕송호수는 1948년에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만들어진 저수지로 수원시의 입북동과 당수동에서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왕송호수의 수질은 6급수 이상이었으나, 현재 4급수를 목표로 수질개선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2006년부터 2014년 10월까지 189억을 들여 수질개선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아직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현재 왕송호수 수질은 4급수가 아니라는 것이 21일 오전, 기자와 만난 기길운 의왕시의장의 말이다.

또한 왕송호수에는 의왕시 왕송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된 하수가 하루에 1만5000톤씩 방류되고 있다. 그리고 인근 부곡동의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에서 흘러나오는 생활하수가 처리되지 않는 채 그대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생활하수는 왕송호수 인근 부곡동 지역이 재개발되면 완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출 수 있지만 재개발이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다는 것이 기길운 의왕시의장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생활하수는 앞으로 계속해서 왕송호수로 흘러들어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왕송호수의 수질은 4급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여름, 왕송호수에는 녹조가 끼고 악취가 심하게 났다. 때문에 레일바이크 사업을 하려면 녹조와 악취부터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 그뿐이 아니다. 지난 2012년 6월, 가뭄으로 인해 왕송호수의 저수량은 20%가 채 되지 못했다. 당시 왕송호수는 바닥을 드러냈고, 바닥이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지기도 했다.

만일 이런 상황이 다시 반복된다면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사업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악취가 사라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난다면 누구도 레일바이크를 타러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길운 의왕시의장은 "(레일바이크를) 타다가 악취가 나면 다 끝난다"며 "수질이 개선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레일바이크 사업, 2014년 지방선거 이후로 보류해야"
왕송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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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31일, 의왕시의회에서 통과된 '의왕시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특수목적법인 설립 등에 관한 조례안'. 이 조례안 통과와 관련, 조규홍 시의원은 "조건부 통과"였다고 주장했다.

조례안은 통과시켜주되 관련 예산은 편성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것이 조 의원의 주장이다. 이 같은 합의를 한 배경에 대해 조 의원은 "왕송호수의 수질이 개선되면 관련 예산을 세우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조례안을 통과시켰으면 예산을 세워주는 것이 맞지만 의원들이 조례만 통과시키고 (수질개선) 조건이 되면 사업을 하자는 결론을 내린 상태다."

예산이 편성되지 않으면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할 수 없어 레일바이크 사업이 추진될 수 없다. 하지만 조 의원은 조건부 합의에 관해 "서면으로 작성한 것도 아니니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의왕시의회 의원은 7명으로 민주통합당 시의원이 4명, 새누리당 시의원이 3명인 상황에서 표결에 들어가면 레일바이크 사업을 반대하는 새누리당이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길운 의왕시의장은 "예산 반영을 하지 않겠다고 합의한 적은 없다"며 "안 해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수질이 개선되면 하자는 의미였다"고 주장했다.

의왕시관계자는 "특수목적법인 설립을 위한 관련 예산 40억을 2014년 예산에 편성했다"며 "11월 중에 출자심의위원회를 구성해서 12월 중으로 민간사업자를 공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수목적법인 설립과 관련 "레일바이크 사업의 리스크는 의왕시와 민간사업자가 지분대로 떠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왕시의 레일바이크 사업과 관련, 기길운 의왕시의장과 의왕시 관계자는 "서울메트로와 코레일관광개발이 관심을 나타내면서 참여의사를 밝혀왔다"며 "사업성이 있기 때문에 이들 업체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기 의장은 "예산을 세워주지 않아도 레일바이크 사업은 추진될 수 있다"며 "민간투자자가 선투자를 하고 우리가 이자를 주는 조건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레일바이크 사업과 관련, 의왕 레일바이크 설치반대 시민연대는 "시장이 바뀐다면 사업이 전면 백지화 될 가능성이 높다"며 "2014년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 해당 사업을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태그:#왕송호수, #레일바이크, #김성제, #의왕시, #기길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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