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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의 시국미사 과정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두둔하는 발언이 나온 것과 관련 신부들의 국가정체성을 문제삼으며 반격에 나섰다. 새누리당도 대대적인 공세를 시작했다.

지난달 춘추관에서 신임 검찰총장에 김진태 전 대검차장이 내정됐다고 발표하고 있는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
 지난달 춘추관에서 신임 검찰총장에 김진태 전 대검차장이 내정됐다고 발표하고 있는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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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23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하루 전 시국미사 중 나온 문제 발언과 관련, "흔들리는 지반 위에 집을 바로 세울 수는 없다"며 "그 사람들의 조국이 어디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중심 가치가 바로 서지 않으면 국민행복도, 경제 활성화도 물거품이 될 것"이라며 "새 정부는 국민과 함께 국가의 기본 가치를 확고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의 비판은 하루 전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전북 군산시 수송동성당에서 연 '불법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미사'를 겨냥한 것. 미사 주최 측의 국가정체성을 비판하면서 반격한 셈이다.

박창신 전주교구 원로신부는 이 미사 강론에서 "일본이 독도에서 자기 땅이라고 훈련하면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되겠는가. 쏴버려야 한다. 안 쏘면 대통령 문제 있다"며 "그러면 NLL(서해북방한계선), 문제 있는 땅에서 한미군사운동(훈련)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하겠는가. 그것이 연평도 포격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가 종북몰이를 통해 대선개입을 했다고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지만, 당시 서해 정황과도 맞지 않고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두둔하는 잘못된 예시를 든 셈이다.

새누리당 "사제복 벗어라... 민주당도 대선불복?"

박 원로신부의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청와대에 이어 여권도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23일 낸 논평에서 "다른 날도 아닌 연평도 도발 3주기를 하루 앞두고 나온 이 같은 발언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젊은 영령들과 지금도 북한의 도발 위험에 맞서 나라를 지키고 있는 우리 국군 장병들을 모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이 22일 밤 7시 전북 군산시 수송동 성당에서 '불법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미사'를 연 가운데, 박창신 전주교구 원로신부가 강론을 하고 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이 22일 밤 7시 전북 군산시 수송동 성당에서 '불법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미사'를 연 가운데, 박창신 전주교구 원로신부가 강론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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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 원로신부의 발언에 대해 "북한의 연평도 공격 행위를 정당화시키고 천안함 폭침 사실을 부정했다"고 규정했다.

윤 수석부대표는 "궤변과 억지선동으로 무장하고 종교 제대를 방어벽 삼아 북한의 연평도 공격 행위를 정당화시키고 천안함 폭침 행위를 부정한 것"이라며 "진실을 거짓으로 말하고 거짓을 진실로 말하는 게 정의를 구현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부대표는 "사제복 뒤에 숨어서 대한민국 정부를 끌어내리려는 행위를 벌인 것은 비겁한 짓이다. 제대 뒤에 숨지 말고 당당하게 사제복을 벗고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이 시국미사에 대해 "사제단 말씀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논평한 것도 문제삼았다. 윤 수석부대표는 "사제단이 속하고 있는 야권연대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민주당은 박 대통령 사퇴 요구와 북한의 연평도 공격 정당화, 천안함 폭침 부정에 동의하고 있는지 밝혀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 야권연대는 대선불복연대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누리당이 민주당으로 공세를 확대하자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추가로 낸 논평에서 "종교계의 언행을 정치권의 논란으로 옮겨오려는 새누리당 행동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박 대변인은 "각계 연석회의의 요구 사항은 특검을 통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원 개혁,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일 뿐"이라며 "사제단의 일부 발언을 빌미로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종교계와 싸우려하기 보다 국기문란 사건에 대한 책임있는 태도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태그:#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 #청와대, #연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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