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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 발걸음을 다지기 위해, 떡을 배달하기에 앞서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네요.
▲ 북교동교회, '추수감사절 이웃사랑 떡 나눔' 힘찬 발걸음을 다지기 위해, 떡을 배달하기에 앞서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네요.
ⓒ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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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0일, 수요일인 그날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른바 우리 전남 목포 북교동교회에서 특별한 행사를 벌인 것이다. '이웃 사랑 떡 나눔' 잔치가 그것이다.

잔치라고 해서 푸짐한 음식들을 장만한 건 아니었다. 소박하지만, 작은 정성을 담은 가래떡을 만들어서 교회 주변 사람들과 나눈 것이다. 주님께서 베푸신 그 사랑을 이웃과 함께 나누고픈 일이었다.

팀별로 가져가야 할 떡을 나누고 있어요. 마이크를 잡은 박순옥 권사님이 총괄적으로 분배하고 있네요.
▲ 북교동교회, '추수감사절 이웃사랑 떡 나눔' 팀별로 가져가야 할 떡을 나누고 있어요. 마이크를 잡은 박순옥 권사님이 총괄적으로 분배하고 있네요.
ⓒ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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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사랑을 북교동과 달성동, 죽교동과 목원동, 그리고 대성동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려면 적지 않는 떡이 필요했다. 줄잡아 3500개의 떡을 준비한 것 같았다.

그날 오후 1시부터 그 사랑을 나누고자 여럿이서 힘을 모았다. 각자의 승용차를 이용해서 곳곳을 돌며 그 떡을 돌렸다. 한 시간 가량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떡을 분배하는데, 어떻게 배당받아야 하는지, 귀를 쫑긋 세우고 경청하고 있네요.
▲ 북교동교회, '추수감사절 이웃사랑 떡 나눔' 떡을 분배하는데, 어떻게 배당받아야 하는지, 귀를 쫑긋 세우고 경청하고 있네요.
ⓒ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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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안녕하세요?"
"누구랑가요?"
"네. 북교동교회에서 떡을 가져왔어요."
"와따 그래요이. 지난번에도 가져왔드만, 이번에도 그란다요?"
"네. 예수님의 사랑을 전합니다. 건강하세요."

그 어르신은 지난번 떡 나눔 행사를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 추수감사주일 때 행한 일도 벌써 5번째가 되었으니, 그도 기억할 만하다. 뭐든 좋은 일은 더 많이 더 자주 하는 게 좋을 성싶다.

와우, 기독교 방송에서도 취재를 나왔네요. 정말로 뜻깊은 행사라 생각했나 봐요.
▲ 북교동교회, '추수감사절 이웃사랑 떡 나눔' 와우, 기독교 방송에서도 취재를 나왔네요. 정말로 뜻깊은 행사라 생각했나 봐요.
ⓒ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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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다정해 보이시네요."
"와따와따. 이 밭에까지 떡을 준다요?"
"그럼요. 밭에 무얼 심으시나요?"
"아니라이. 돌팍(돌)을 파불라구라이."

달성동에 올라가는 길목은 무척이나 가파르다. 이번에도 그 구역을 맡았는데, 한 시간이면 끝날 줄 알았던 그 길목이, 2시간은 족히 넘었다. 그만큼 길이 구불구불하고 경사가 급한 곳이 많았다.

일을 할 때면, 약방의 감초처럼, 정말로 재미나게 뛰어든 분들이 있죠. 이분들도 물불 가리지 않고 집집마다 최선을 다해 배달한 분들이에요. 왼쪽에 양점숙 권사님, 오른쪽에 이정덕 권사님, 그리고 중앙엔 김령 집사님. 수고 많이 하셨네요.
▲ 북교동교회, '추수감사절 이웃사랑 떡 나눔' 일을 할 때면, 약방의 감초처럼, 정말로 재미나게 뛰어든 분들이 있죠. 이분들도 물불 가리지 않고 집집마다 최선을 다해 배달한 분들이에요. 왼쪽에 양점숙 권사님, 오른쪽에 이정덕 권사님, 그리고 중앙엔 김령 집사님. 수고 많이 하셨네요.
ⓒ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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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그곳에서 수년간 살고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들, 독거 노인들을 숱하게 봤다. 그분들 한 분 한 분이 참으로 힘겹게 살고 있었다. 올 겨울은 또 어떻게 날까? 참으로 안타까운 모습들이다.

"올해도 가져왔네요이. 잘 먹을라요이."

밭에서 돌을 파내다가 떡을 전해 받은 나이 든 부부의 모습. 정말로 흐뭇해 했어요.
▲ 북교동교회, '추수감사절 이웃사랑 떡 나눔' 밭에서 돌을 파내다가 떡을 전해 받은 나이 든 부부의 모습. 정말로 흐뭇해 했어요.
ⓒ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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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그분의 얼굴이 눈에 선하다. 얼굴에 깊은 주름이 페인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 한 분의 모습 말이다. 자식들도 없고, 할머니도 일찍 돌아가셨는지, 홀로 독거노인으로 살고 있는 그 분의 답례말에 괜히 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떡 한 덩이가 그분들 입에 풀칠이나 될까? 결코 그렇지 못할 것이다. 그분들은 집에 없는 이웃집 사람들에게 그 떡을 또 나눌 게 뻔하다. 결코 풍족한 떡은 못 되더라도, 그 작은 사랑의 손길이 널리널리 이웃들에게 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달성동 동네 길목을 오르다가 만난 할머니 한 분. 이 분도 지난 번 떡나눔 행사를 기억하고 있었어요. 너무나도 좋아 하셨죠.
▲ 북교동교회, '추수감사절 이웃사랑 떡 나눔' 달성동 동네 길목을 오르다가 만난 할머니 한 분. 이 분도 지난 번 떡나눔 행사를 기억하고 있었어요. 너무나도 좋아 하셨죠.
ⓒ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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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사랑이 바로 그런 사랑의 나눔이 아닐까 싶다. 이번에도 교회 예산을 가지고 행한 행사가 아니라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하여 참여한 일이었으니 더욱 뜻깊었다. 다음 번에도 그 사랑의 배달부 역할을 톡톡히 했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북교동교회 목사입니다.



태그:#추수감사절, #이웃 사랑 떡 나눔, #북교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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