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그냥 툭 던진 것 같았던 한 개그맨의 폭로가 거센 후폭풍으로 돌아왔다. 개그맨 맹승지 이야기다. 지난 13일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맹승지는 전 남자친구가 개그맨이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주변에서 '그 친구가 잘돼서 배 아프냐''다시 만나고 싶냐'고 물어보시는데 내가 찼다는 사실을 꼭 공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맹승지의 발언이 전파를 탄 후, '네티즌 수사대'를 자청한 누리꾼들은 그가 언급한 전 남자친구 찾기에 나섰다. 맹승지가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장악했고, 언론의 협공도 시작됐다. 미니홈피 뒤지기는 기본이었다. 전 남자친구로 한 개그맨의 실명이 오르내리자 이제는 사실 확인을 하겠다고 혈안이 되었다.

솔직을 가장한 맹승지의 발언은 결국 경솔한 결과를 낳았다. 누리꾼은 웃자고 한 이야기에 잽싸게 덤벼들었고, 언론은 옆에서 이를 부채질했다. 전 남자친구를 둘러싼 이야기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맹승지는 한 매체를 통해 해당 개그맨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거침없이 실명 거론한 맹승지, 경솔한 결과를 낳다

 13일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맹승지

13일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맹승지 ⓒ MBC


방송에는 소리와 입모양이 나오지 않았지만, 전 남자친구의 실명을 먼저 밝힌 쪽은 맹승지였다. 그는 <라디오스타> MC들의 질문에 잠시 당황했지만, "내가 그 사람과 사귄 것은 개그맨들이 다 아는 사실이다"라며 "방송 3사 노조 MT에서 개그맨 선배님들이 '000에게 한마디 해'라고 해서 '000 구 여친입니다, 제가 찼습니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맹승지가 전 남자친구의 실명을 거론하자 MC들도 깜짝 놀랐다. 이야기에 앞서 전 남자친구가 누구인지 몰랐던 게스트들은 귓속말로 비밀을 공유했지만, 맹승지는 거침없이 실명을 거론했다. 그 한마디의 파장이 이토록 커질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겠지만, 처음 빌미를 제공한 건 맹승지였다. 따라서 책임을 피해갈 수는 없게 됐다.

방송에서의 한마디는 큰 파장을 일으킨다. 맹승지는 이 부분을 놓쳤다. 아무리 그의 솔직함이 매력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해도, 맹승지의 발언은 또 다른 누군가를 수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게 만드는 '2차 피해'를 불러왔다. 맹승지의 행동은 <라디오스타>에 출연하기 전, 전 남자친구였던 사이먼디에게 양해를 구했다던 레이디 제인을 떠오르게 했다.

연예인에 관심 쏟는 누리꾼, 이를 부채질한 언론이 만든 '2차 피해'

사람들은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많다. 아무리 국가적으로 중대한 일이 벌어져도, 포털사이트 검색어에는 연예인 누군가가 SNS에 올린 근황이나 그 자녀들, 집 사진이 오르곤 한다. 특히 관심을 갖는 것은 연애다. 누가 누군가와 사귀고, 헤어졌더라는 식의 '열애설'과 '결별설'은 누리꾼과 언론이 특히 좋아하는 소재다.

맹승지와 전 남자친구에 대한 관심은 14일 하루를 뜨겁게 달궜다. 누군가 뒤늦게 궁금해 하면, 미리 알아낸 누리꾼들은 '000래'하며 궁금증을 해소해 줬다. 언론은 이런 누리꾼의 반응을 반영한 기사를 쏟아냈다. 맹승지의 과거 사진도 화제였다. 과거 <무한도전>으로 주목받았던 맹승지는 이번에도 이래저래 스타가 되었다.

어느 한쪽만 탓할 수는 없다. 맹승지의 발언은 무책임했고, 누리꾼의 훔쳐보기는 과했다. 자정작용을 해야 할 언론 역시 이를 부채질하기만 했다. 명과 암은 공존하기 마련이라지만, 누군가가 주목받으면서 또 다른 누군가는 유쾌하지 않은 관심의 중심에 서야 했다. 관심은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라고 있는 게 아닌데 말이다.

맹승지 라디오스타 열애설 결별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