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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년, 주둥이 나불댄다, 감히 (내가) 부소장인데 내 말을 거역해? 내 말 안 들으면 다 잘라."
"쥐새끼같이 그러고... 일하기 싫으면 당장 나가, 들어오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섰어."

서울여자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이 근무하면서 학교 측 S용역업체의 소장·부소장으로부터 들었다는 폭언 중 일부다.

서울여대 청소·경비노동자들로 구성된 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서울여대분회는 14일 오전 서울 노원구 공릉동 서울여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그간 당해온 부당해고와 협박, 감시 등 인권유린 실태를 고발했다.  

14일 오전 서울 노원구 공릉동 서울여대 앞에서 서울여대 청소노동자들이 인권유린 실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14일 오전 서울 노원구 공릉동 서울여대 앞에서 서울여대 청소노동자들이 인권유린 실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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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노동자들은 업체 관리자들로부터 폭언을 비롯해 성희롱과 성차별, 부당해고 등 총체적인 인권침해를 당해왔다면서 "업체 측은 노동자들 급여를 허위신고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삼옥 민주노총 서울여대분회장은 "원래 우리 기본급이 100만 원대인데 국민연금공단에 확인해 보니 20만 원대로 신고했더라"며 "업체 측에서 세금을 덜 내려고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S업체 허아무개 부소장은 현재 일을 하고 있음에도 실업급여를 부정 수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업체 홍보팀 관계자는 "알지 못하는 일"이라며 "사실 확인을 해보겠다"고 밝혔다.  

"노조 탈퇴해라, 그게 영웅 되는 길" 업체 관리자, 노조 탈퇴 종용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조가 밝힌 녹음파일에서는, 허 부소장이 노동자들에게 "노조 만들지 말고 학교랑 협상을 해라, 노조를 탈퇴하는 게 영웅 되는 길"이라며 탈퇴를 종용하는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노조에 따르면 그는 지난 9월 말 자신을 '언니'라고 부른 청소노동자를 "날 업신여겼다"며 전 직원이 보는 앞에서 해고시키기도 했다.

노조는 또 S업체 이아무개 소장이 평소 "오줌을 자주 싸니까 물을 마시지 말라"고 하거나 청소를 하면서 여성 직원들에게 "× 큰 놈이 × 흔들 듯 청소한다"고 말하는 등 성희롱적인 발언을 일삼았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인 직원이 있는 자리에서 다리를 저는 흉내를 내는 등 장애인 비하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폭언과 협박 등을 견디다 못한 청소노동자들은 13일 오후 민주노총 산하 노동조합 출범식을 열었다. 허아무개 부소장은 "우리도 복수노조를 만들겠다"며 다른 청소·경비노동자들을 모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에 노조를 결성했다.

그러나 S업체에 의하면 당사자들은 현재 폭언·성희롱 발언 등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S업체 홍보팀 담당자는 "저희도 사실 여부를 파악 중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여대 측은 문제가 커지자 결국 13일 밤 해당 업체 소장을 교체하겠다고 밝혔지만, 노조 측에서는 "인권 탄압은 소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용역업체와 관련된 문제가 커지자 서울여대 측에서는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해당 소장을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용역업체와 관련된 문제가 커지자 서울여대 측에서는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해당 소장을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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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 함께한 류하경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업체 측의 부당해고 등 부당노동행위는 헌법 상위조항인 노조 결성권 등을 침해하는 불법 행위"라며 "임금과 관련해서도 업무상 횡령·배임죄는 아닌지 법률적으로 검토해 대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삼옥 분회장은 "파리 목숨보다 못한 일터를 개선하고 싶고, 자유로운 곳에서 일하고 싶어 이렇게 노조를 개설하게 됐다"며 "문자메시지 등 서울여대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은 잘 알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응원해달라"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태그:#서울여대, #청소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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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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