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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에일리
 가수 에일리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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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한국 연예 사이트 <올케이팝>에서 가수 에일리의 누드 사진을 공개했다. 그리고 연예매체 <디스패치>가 에일리의 누드 사진을 <디스패치>에 판매하고자 했던 전 남자친구와 나눴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에일리의 전 남자친구라고 밝힌 이 남성은 에일리의 누드 사진을 <디스패치>에 판매하려 했으나 <디스패치> 측이 불법임을 이유로 이를 거절하자 "다른 매체를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욕할 수 있는 대상은 에일리의 '전 남자친구'다. 지극히 개인적인 사진을 자신의 이득을 위해 판매하려고 했다는 것은 <디스패치>가 밝힌 것처럼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일이며, 동시에 윤리적으로도 매우 좋지 않은 행위이다. 게다가 A씨는 에일리 누드사진이 처음 공개된 <올케이팝>에 재직 중이라고 한다. 이런 남자친구와 헤어진 게 잘한 일이라면 잘한 일이라고 어설픈 위로를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일을 가지고 갑자기 '에일리'에 대한 이상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에일리 끝났네', '에일리 망했네', '에일리 자숙해야', '에일리 문제 있네' 등.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이 사건에서 에일리는 피해자이다.

그녀가 잘못한 것은 없다. 따라서 그녀가 자숙할 일도, 사과할 일도, 망할 일도 없다. 지금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위로와 응원일 뿐, 피해자인 그녀를 마치 가해자인 것처럼, 문제를 일으킨 사람인 것처럼 판단하려 하는 일부의 반응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에일리는 명백한 '피해자'... 그녀에게 필요한 건 위로와 응원

우리는 과거에 이와 같은 비슷한 일을 겪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피해자가 방송에 나와 눈물을 흘리며 사과를 해야 했던 그 시절의 미숙함에 대한 반성했다. 피해자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 옳지 않은 방법으로 폭로되어버린 한 사람의 개인적인 생활을, 일종의 놀잇감로 만들었던 우리가 모두 함께 잘못한 것이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는 조금 더 성숙해졌다.

그래서 이번 일 또한 그 성숙함 아래서 바라봐야 한다. 물론 일부는 '어째서 그런 내용을 남자친구에게 보냈느냐'며, 누드사진을 찍어 남자친구에게 보낸 것 자체를 문제 삼고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은 이랬다. 오마이스타 기사 '에일리, 누드사진 유출에 "속옷모델 제의 사기 당했다"' 기사에 따르면, 에일리의 소속사 YMC엔터테인먼트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된 사진은 에일리가 미국에 거주할 당시 유명 속옷 모델 캐스팅 제의를 받고, 카메라테스트용이라는 명목으로 촬영된 것"이라면서 "테스트 촬영 후 제의한 측과 연락이 끊겼고, 경찰에 신고해 사기단의 소행임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에일리는 남자친구였던 A씨에게 이 내용을 털어놓고 상의하는 과정에서 사진이 전달되었다고 소속사 측은 밝혔다.

그녀는 남자친구에게 사진을 보낸 것뿐이지, 대중에게 퍼트리라고 한 것이 아니다. 여기서 잘못은 누가 봐도 전 여자친구의 사진을 공개한 남자에게 있다. 그러므로 '애초에 네가 처신을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반응은 불편하다. 이 같은 인식은 곧, 성폭력의 피해자에게 '네가 옷을 야하게 입고 다녔으니 그 피해 속에는 너의 지분도 들어 있다'는 아주 1차원적인 생각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에일리는 잘못한 것이 없다. 그러므로 마치 그녀가 그녀의 인생에서 너무 큰 실수를 했고, 잘못했다는 식의 반응 역시 불편하다. 이 일은 그녀에게는 물론 상처로 남을 수 있으나, 그냥 해프닝이어야 한다. 물론 처벌할 수 있다면 피해자로서 당당하게 처벌을 요청해도 좋다.

한 가지 부탁은 에일리가 제발 당당함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피해자가 마치 가해자가 된 것처럼 행동할 필요는 전혀 없다. 그런 대중의 인식 또한 잘못된 것이다. 그러니 에일리는 계속 당당하게 노래하면 된다. 팬들의 응원과 위로를 받으면서.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박지종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trjsee.tistory.com/),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태그:#에일리, #디스패치, #누드, #올케이팝, #누드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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