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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안 2.1연구소 이사장 강연
 이계안 2.1연구소 이사장 강연
ⓒ 박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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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선거 때는 이명박, 오세훈의 뉴타운이 워낙 문제가 많아서 아무것도 안하겠다는 것만으로도 어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년에는 난장판인 뉴타운 문제에 대한 비난이 현직인 박원순 시장에게 쏟아질 겁니다. 박 시장이 지지층의 비난을 무릎쓰고 경전철 사업을 내놓은 것도 그런 고민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어쩌면 지지층과 반대 세력 양쪽으로부터 다 욕을 먹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박 시장도 결코 재선이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저는 이길 확률이 절반도 안되는 49% 정도라고 봅니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신촌의 한 이야기 카페. 다음세상을 준비하는 다른(아래 다준다) 청년정치연구소(소장 이동학)가 2.1연구소 이계안 이사장을 초청해 강연을 열었다.

현대자동차·현대캐피탈·현대카드 CEO라는 전형적인 '경제통'인 그는 자신의 이전 이력과는 조금은 이질적인(?) 열린우리당 소속 17대 국회의원이었다. 한때 열린우리당의 서울시장 후보를 꿈꿨지만 당이 강금실 전장관을 영입해 전략공천하며 고배를 마셨고, 지난 19대 총선에선 여권의 거물인 정몽준 후보를 맞아 선전했지만 낙선했다.

그는 현재 공직을 맡고 있지는 않지만 출산·보육·일자리·복지 문제에 대한 분석과 대안제시를 위해 2.1연구소를 설립, 연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그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지난 9월 <한반도의 미래에 관한 대담한 생각>등을 출판하기도 했다.

"2100년이면 대한민국 없어져"

"출산율이 2.1수준이 되어야 인구가 현상유지가 됩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1입니다. 만약 지금과 같은 낮은 출산율이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은 서서히 없어져 2100년이 되면 소수민족으로 전락하게 될 것입니다."

그는 현재의 낮은 출산율은 우리사회가 얼마나 살기 힘든 곳인지를 알려주는 수치라고 말한다. 출산을 했다 하더라도 당장 보육이 쉽지 않고 치열한 대학입시 경쟁으로 인해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것. 뿐만 아니라 청년에게 일자리가 제공되지 않아 당장 결혼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청년들은 자연스레 위험회피적인 성향을 갖게 되고 이는 경제의 역동성 상실의 결과를 낳게 된다고 설명했다. 과거 우리나라의 압축적인 경제성장을 가능케 했던 도전정신을 살리기 위해서는 실패 후에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 즉 복지가 확충돼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출산율 회복 비결? 선진국에 물어보니...

그렇다면 이 이사장이 생각하는 저출산 문제의 해법은 무엇일까? 당연히 보육과 주거, 일자리 문제 해결을 예상했지만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출산율이 1.0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2.0을 넘긴 나라들을 가보면 다들 공통적으로 다양한 가족형태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한부모 보호시설을 후원하자고 하면 그런 곳을 왜 돕느냐고 반문합니다. 이런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고 동거 커플이나 한부모 가정의 아이도 소중한 국가의 자산으로 여기고 보호하는 사회 분위기와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 그래서 이 이사장은 애란원이란 한부모 보호시설을 오래전부터 후원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는 배우? 정치인은 정치인이다!"

지난대선, 문재인 캠프에서 4대 성장본부장을 맡았던 이 이사장은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선거에서 져 정책을 펼쳐볼 수 있는 기회를 잡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선거에서도 계속 떨어졌는데도 정치를 왜 계속하느냐?'라는 참가자의 질문에는 의미심장한 답변을 내놨다.

"'정상을 날든, 바닥을 기든 배우는 배우다'라는 영화 카피가 있더군요. 그걸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공직을 맡았든 못 맡았든 정치인은 정치인이다. 저는 인생의 3분의 1은 나를 준비하며 보냈고, 3분의 1은 나를 위해 돈을 벌며 보냈습니다. 이제 남은 3분의 1은 남을 위해 살기로 했고, 그 수단이 바로 정치입니다. 저는 비록 선거에 떨어졌지만 여전히 정치인이고, 정치인으로 죽을 것입니다. 부족하지만 여러분이 지혜를 빌려주십시오."

현재 이계안 이사장은 그가 속한 2.1연구소와 사회디자인연구소·송현경제연구소·다준다 청년정치연구소 등 여러 연구소와 연합해 마포에 합동사무실을 내고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한 대안을 내놓기 위한 한국판 브루킹스 연구소 설립에 매진하고 있다.

다준다연구소, 2.1연구소 이계안 이사장 초청 강연
 다준다연구소, 2.1연구소 이계안 이사장 초청 강연
ⓒ 박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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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계안, #저출산, #2.1연구소, #다준다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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