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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전교조 탄압 규탄, 법외노조 결정 철회 촉구 전국교사대회가 열리고 있다.
▲ 전교조 결의대회 "참교육 한길로!"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전교조 탄압 규탄, 법외노조 결정 철회 촉구 전국교사대회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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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째 단식농성중인 전교조 김정훈 위원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 '단식 24일째' 전교조 위원장의 호소 24일째 단식농성중인 전교조 김정훈 위원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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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배, 송원재, 한경숙, 이을재…"


김정훈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위원장이 9명의 이름을 차례대로 불렀다. 전교조 소속 해직교사들의 이름이다. 전교조가 정부의 명령을 거부하고 법외노조가 되는 고통을 감수하면서도 지킨 조합원들의 이름이다. 정부의 해고자 조합원 배제 명령에 맞서며 24일째 단식 중인 김 위원장은 "우리는 참교육과 민주주의 역사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당당한 길을 선택했다, 해직교사와 함께 새역사를 쌓아나가기로 결의한 여러분이 자랑스럽다"라고 외쳤다.

19일 '전국교사 결의대회'에서 김 위원장의 연설은 지난 18일 발표된 조합원 총투표 결과를 확정 짓고, 정부 명령 거부를 선포하는 것이었다. 지난 9월 고용노동부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9명의 해고자들을 노조원에서 제외하지 않으면 10월 23일 노조 지위를 박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16일부터 사흘간 총투표를 벌였다. 조합원 80.96%가 투표에 참가해 68.59%가 고용노동부 안을 거부했다.

전교조는 총투표 결과가 나온 직후 거리로 나왔다.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공원에서 열린 이날 대회는 총투표 결과를 조합원들이 수용하고 법외노조 위기를 앞두고 대 정부 투쟁의 의지를 다지는 자리로 준비됐다. 당초 정부 명령을 거부하고 법외노조가 되면 탈퇴자가 일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이날 대회에 전국 1만여 명의 조합원이 결집(전조교 추산, 경찰추산 6천명)하면서 위기에서 더욱 결속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전교조 설립취소 된다면 민주노총 설립신고서 모두 불태울 것"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전교조 탄압 규탄, 법외노조 결정 철회 촉구 전국교사대회가 열리고 있다.
▲ "해고자 9명 있다고, 6만 전교조 설립 취소? 나라망신"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전교조 탄압 규탄, 법외노조 결정 철회 촉구 전국교사대회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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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전교조 탄압 규탄, 법외노조 결정 철회 촉구 전국교사대회가 열리고 있다.
▲ "해고자 9명 있다고, 6만 전교조 설립 취소? 나라망신"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전교조 탄압 규탄, 법외노조 결정 철회 촉구 전국교사대회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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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회에서 변성호 전교조 사무처장은 "우리는 정권에 맞서기로 결정했다, 우리가 선택한 것은 법외노조가 아니"라며 "노동자의 기본권을 짓밟으려는 정권을 거부한 것이다, 교육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다 해직된 우리의 소중한 동지를 내치라는 반인륜적 정권을 거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정권이 전교조를 와해하려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지만 우리는 참교육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여러분은 교사이자 노동자"라며 "해고자라고 해도 이미 노동자로서 조합에 가입할 자격이 충분히 있다, 그걸 놓고 동지를 배제하라는 박근혜 정부는 반인륜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23일 만약에 정부가 전교조의 설립신고를 취소한다면 민주노총의 모든 단위사업장의 설립신고서를 모아서 불태우겠다"며 "민주노총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전교조 투쟁에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참여한 교사 최혜영(43, 여)씨는 "사실 투표에서 '정부안을 수용한다'를 선택했는데, 부당한 처사라는 것은 알지만 법외노조가 되는 두려움이 있었다"며 "그뿐 아니라 거부할 경우 법외노조 투쟁 과정에서 많은 조합원들이 탈퇴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표 결과를 보고는 마음이 편해졌다, 현장 분위기도 그렇다"며 "나 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겠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싸워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알게됐고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전교조 탄압 규탄, 법외노조 결정 철회 촉구 전국교사대회가 열리고 있다.
▲ "해고자 9명 있다고, 6만 전교조 설립 취소? 나라망신"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전교조 탄압 규탄, 법외노조 결정 철회 촉구 전국교사대회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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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중학교 교사 최아무개(51)씨는 "한동안 힘들 거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도 해야 하는 싸움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집회에 참석이 어려웠는데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해고된 동료들은 모두 정의롭게 학교의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싸우다 해고된 사람들"이라며 "그 사람들을 조합원에서 배제하라는 명령은 정당할 수 없으며, 우리가 그들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들이 싸운 대상들에게 굴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는 이날 결의문을 통해 "우리는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박근혜 정권의 부당한 탄압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정했다"며 "총투표 결과는 박근혜 정권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하고, 해직교사와 함께 전교조를 지켜나가려는 굳센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참교육 25년의 자랑스러운 전교조 역사는 결코 중단될 수 없다, 우리는 권력의 부당하고 시대착오적인 어떤 탄압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서대문역을 지나 중앙일보사를 거쳐 서울광장까지 행진을 했다. 행진 중에 일부 시민들이 "전교조 선생님들 응원합니다", "선생님들 힘내세요" 등의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이들은 서울광장에서 개최될 예정인 '국정원 규탄 촛불문화제'에 참여할 예정이다.


태그:#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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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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