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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원어민 교사와 협력교사들이 순천국제정원박람회를 구경한 후 기념촬영햇다
 여수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원어민 교사와 협력교사들이 순천국제정원박람회를 구경한 후 기념촬영햇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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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수), 여수시에 거주하며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원어민 40명과 협력교사 36명이 순천정원박람회 구경에 나섰다.

사람과 자연, 도시와 습지가 공존하면서 만들어낸 아름다움과 가치를 세계인과 함께 나누는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가 나흘 밖에 남지 않았다. 정원박람회 폐막을 아쉬워하는 나흘전, 여수시에서는 지역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애쓰는 원어민들과 협력교사를 위로하기 위해 이들에게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의 국화송이들이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의 국화송이들이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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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호수공원의 모습. 호수속에는 '꿈'이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정원박람회의 꿈은 무엇일까?
 순천호수공원의 모습. 호수속에는 '꿈'이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정원박람회의 꿈은 무엇일까?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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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 뒤라는 말이 맞는가 보다. 가을 하늘이 끝없이 높고 코끝을 간질이는 산들바람만 분다. 교실에만 있다 오랜만에 야외에 나온 원어민교사들이 신났다. 더구나 한국학생과 교사들만 상대하느라 영어를 천천히 말해야만 했던 이들은 고향친구들을 만나 하고싶었던 말을 속사포로 쏟아낸다.

가을은 누가 뭐라 해도 국화의 계절이다. 박람회장 실내정원과 어린이놀이정원 사이에는 국화 60여종에서 피어내는 국화꽃 1억송이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사랑을 뜻하는 하트모양, 돌고래 모양, 한반도 모양 등의 여러 가지 국화꽃들이 한 자리에 모여 보는 이들의 찬사를 끌어낸다.

멀리 대구에서 왔다는 한 관광객이 "안 왔으면 정말로 후회할 뻔 했네! 정말로 잘 왔네!"라며 감탄한다. 오늘은 단체관광객, 특히 학생들이 많이 방문했다. 멀리 서울과 대구 경기도 등에서 현장 체험학습으로 방문한 학생들이 많다.

'꿈의 다리'에 그려진 수많은 그림들을 마다하고 창밖을 내다보는 여인은 무엇을 바라볼까?
 '꿈의 다리'에 그려진 수많은 그림들을 마다하고 창밖을 내다보는 여인은 무엇을 바라볼까?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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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장이나 순천에 대해 하고싶은 말들을 하거나 소원을 말하는 낙서장에는 수많은 글들이 적혀있다. 또 하나의 꽃이다.
 박람회장이나 순천에 대해 하고싶은 말들을 하거나 소원을 말하는 낙서장에는 수많은 글들이 적혀있다. 또 하나의 꽃이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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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호수 공원은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영국의 찰스 젱스가 디자인한 공간으로 박람회장의 중심 공간에 있다. 순천의 지형과 물의 흐름을 잘 살린 데크는 동천, 중심의 언덕은 봉화산, 작은 5개 언덕은 순천 도심을 에워싸고 있는 난봉산, 인제산, 해룡산, 앵무산과 순천만을 의미한다

오랜만에 고향친구들을 만나 신나게 떠들던 원어민 교사 하세브(Haseeb)는 "정말 멋진 힐링의 경험입니다. 한국문화를 경험하고 친구들과 유대를 쌓은 좋은 기회였어요"라고 말했다. 캐나다 출신인 그는 여수 신기초등학교에 근무하고 있다.

꽃밭 앞에서 원어민교사와 협력교사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에서 두번째가 캐나다에서 온 하세브다
 꽃밭 앞에서 원어민교사와 협력교사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에서 두번째가 캐나다에서 온 하세브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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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장을 구경하던 원어민교사와 협력교사가 멋지게 포즈를 취하고 한 컷
 박람회장을 구경하던 원어민교사와 협력교사가 멋지게 포즈를 취하고 한 컷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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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를 즐길 줄 모르는 꼴불견들

관광객 대부분은 한가롭게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사진 촬영을 하거나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자연을 감상하고 있었다. 호수공원 주위의 높은 언덕은 정상부분에서 다시 돌아 나와야만 하는 코스가 몇 개 있다. 정상부분에서 잔디를 밟고 가로질러 가면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쉽게 갈 수 있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 길 주변에 새끼줄까지 쳐 놨는데도 가로질러 가는 사람들. 가끔가다 들리는 호루라기 소리는 그런 무례를 범하는 사람들에게 경고하는 소리다.

순천호수공원 인근에 심어진 억새군락 가운데가 움푹패었다. 사진을 찍기위해 사람들이 들어가 밟은 것이다.
 순천호수공원 인근에 심어진 억새군락 가운데가 움푹패었다. 사진을 찍기위해 사람들이 들어가 밟은 것이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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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호수공원으로 가는 다리 끝에는 발모습의 조각이 하나 있다. 짓궃은 원어민 교사가 발냄새를 맡고 있다. "냄새가 어떠냐?"고 묻자 "bad!"란다
 순천호수공원으로 가는 다리 끝에는 발모습의 조각이 하나 있다. 짓궃은 원어민 교사가 발냄새를 맡고 있다. "냄새가 어떠냐?"고 묻자 "bad!"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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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공원 주위에는 갈대 군락지가 몇 군데 있다. 파란 가을하늘과 산, 호수 옆에 서있는 갈대 군락은 그야말로 가을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그런데 갈대군락지 한 가운데가 이상하다. 가까이 다가가니 갈대 군락지 한 가운데가 쥐가 뜯어 먹은 듯 움푹 패었다. 아니! 사방 1미터 정도의 갈대들이 사람들의 발길에 밟혀 땅바닥에  드러누워 있다.

갈대 속에 들어가 사진을 찍기 위해 사람들이 갈대를 짓밟은 것이다. 허참! 4백만 명이 관람한 정원박람회에서도 이럴진대 산이나 강, 호숫가에서는 물어볼 필요가 없다. 아직도 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모르고 인간만을 위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안타깝다.

정원박람회장에 놀러온 유치원 아이들이 하이힐 모양의 조각에서 뛰놀고 있다. 박람회장의 또 다른 꽃이다
 정원박람회장에 놀러온 유치원 아이들이 하이힐 모양의 조각에서 뛰놀고 있다. 박람회장의 또 다른 꽃이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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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있으면 순천국제정원박람회가 끝난다. 순천시는 처음부터 순천시 도심과 순천만 사이에서 거대한 띠가 되어 자연의 에코벨트가 기능하도록 계획했다. 다행이다. 10월 20일, 행사가 끝나면  박람회장은 자연이 주인이 되는 정원으로 돌아가 본래 주어진 임무를 시작하도록 했다.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며 친구들을 만나 떠들던 원어민 교사들은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며 여수행 버스에 올라탔다. 박람회장은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원어민들과 자연의 색깔들이 하나 되는 하루였다.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순천국제정원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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