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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휴일을 맞아 독산성을 찾은 관람객들이 치위에 놓은 의자에 앉아 쉬고 있다
▲ 독산성 13일 휴일을 맞아 독산성을 찾은 관람객들이 치위에 놓은 의자에 앉아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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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오산시 지곶동 162-1 외에 있는 사적 제140호 '오산 독산성과 세마대지'. 독산성은 다른 이름으로 '독성산성'이라고도 한다. 독산성은 선조 25년인 1592년 12월 임진왜란 중에 권율 장군이 전라도로부터 병사 2만여 명을 이끌고 이곳에 주둔해, 왜병 수만 명을 무찌르고 성을 지킴으로써 적의 진로를 차단했던 곳이다.

독산성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분명하지는 않으나, 백제시대 때 쌓은 성일 것으로 추정된다. 후에 통일신라 시대나 고려 시대에도 군사상 요충지로 중요한 거점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선조 27년인 1594년에는 백성들이 산성을 쌓고, 임진왜란이 끝난 선조 35년인 1602년에 당시 부사 변응성이 다시 보수했다. 그후 정조 16년인 1792년과 20년인 1796년에도 다시 공사를 했다.

전통사찰 보적사가 있는 독산성

전통사찰인 보적사는 성내에 자리하고 있다. 좌측 뒤편에 세마대가 보인다
▲ 보적사 전통사찰인 보적사는 성내에 자리하고 있다. 좌측 뒤편에 세마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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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산성의 문지. 독산성에는 네 곳에 문이 있다
▲ 문지 독산성의 문지. 독산성에는 네 곳에 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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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산성의 성내에는 전통사찰로 등록된 보적사가 있다. 옛 암문으로 추정되는 곳에 해탈문이라는 작은 간판을 걸어놓은 곳으로 들어가면 보적사 경내가 되고, 그 뒤편에는 세마대지가 보인다. 지금은 세마대라는 누각 한 채를 지어놨다. 보적사는 삼국시대 독산성을 축성한 후 현재의 터에 전승을 위해서 지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여러 차례 중건을 한 것으로 보이며, 조선조 22대 정조가 용주사를 건립할 때 재건됐을 것으로 전해지는 약사전과 요사 3동이 있었다. 1987년 사적의 경관에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으로 증·개축했다.

암문으로 보이는 곳 앞에 잡풀이 무성하다
▲ 암문 암문으로 보이는 곳 앞에 잡풀이 무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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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암문은 잡초가 자라고 암문 입구에 나무까지 자라 접근이 어려울 정도이다
▲ 암문 또 다른 암문은 잡초가 자라고 암문 입구에 나무까지 자라 접근이 어려울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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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산성의 성 둘레는 3240m이고 문도 4개소나 있지만, 성 안에 물이 부족한 것이 큰 결점이었다. 이런 점 때문에 이곳에는 '세마대의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권율 장군이 산 위로 흰 말을 끌어다가 흰 쌀로 말을 씻기는 시늉을 해, 왜군이 성안에 물이 풍부한 것으로 속아서 물러났다는 이야기다.

독산성을 뒤덮은 잡풀

지난 13일 오후, 독산성을 찾았다. 보적사를 둘러보고 난 뒤 성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독산성은 산 위에 축성을 한 산성이라 그런지 성벽이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성은 가파른 벼랑 위에 있어서 낮은 성벽으로 쌓은 것인지, 아니면 원래의 성벽이 무너져 내린 것인지 모르지만 낮은 성벽으로 인해 사람들이 성벽을 타고 오가기도 한다.

독산성 성벽을 타고 오르는 넝쿨식물
▲ 성벽 독산성 성벽을 타고 오르는 넝쿨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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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성을 잡풀이 뒤덮어 성이 보이지 않는다
▲ 잡풀 치성을 잡풀이 뒤덮어 성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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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촬영하면서 천천히 걸어도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독산성이다. 성은 지형에 따라 대문지와 암문 그리고 치가 여기저기 보인다. 그런데 성벽 위로 걸으면서 보니, 성벽이 보이지 않는 곳이 상당 부분 있다. 도대체 어디가 성인지 구별되지 않았다. 성벽 주변으로는 넝쿨로 자란 잡풀이 무성하고, 그 넝쿨식물들이 성벽으로 타고 올라 성을 모두 덮어버렸기 때문이다.

암문 앞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그나마 암문 입구에는 나무까지 자라고 있다. 암문에 접근을 할 수가 없을 정도다. 전혀 관리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명색이 사적으로 지정이 된 문화재인데, 어찌 이렇게 방치를 한 것일까. 성이 낮아 사람들의 손으로 성벽을 가득 덮은 잡풀을 얼마든지 정리를 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성벽 가득한 잡풀부터 걷어내야

넝쿨과 잡초들로 뒤덮인 독산성
 넝쿨과 잡초들로 뒤덮인 독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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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를 보호하자는 푯말이 무색하다
 문화재를 보호하자는 푯말이 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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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쓰인 '우리 모두 문화재를 보호합시다'라는 푯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이것은 성이 아니고 '잡풀더미'라고 표현해야 맞을 듯하다. 여름철에 비가 내려 잔뜩 자라버린 잡풀들이, 온통 성벽을 타고 올라 성이 보이지 않는 부분이 상당히 많은데도 누구도 관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보적사가 자리한 주변에만 성이 깨끗하게 보인다. 높지도 않은 성벽에 가득한 잡풀들. "이렇게 문화재를 관리하면서 무슨 문화재를 보호하자고 하지?" 성을 돌던 관람객의 푸념어린 소리이다. 한 곳의 치에는 누군가 휴지까지 버려 볼썽사납다. 말로만 하는 문화재 사랑. 이런 모습으로 휴일을 맞아 독산성을 찾아 온 많은 사람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그리고 그들에게 과연 문화재를 보호하자고 할 수가 있을까? 관련 지자체의 반성이 아쉽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불교문화신문과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독산성, #오산, #사적, #잡풀, #관리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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