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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도예술제는 4회째라고 합니다.
▲ 슬도예술제 현수막 슬도예술제는 4회째라고 합니다.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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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일요일 오후 4시경 저는 울산 방어진항 성끝마을 앞에 있는 돌섬 슬도에 갔습니다. 집에 있으려니 답답해서 바람이나 쐬자고 나들이 겸해서 가보았습니다. 오후 2시에는 방어진항 근대사 탐방이 예정돼있고, 오후 4시에는 슬도에서 제 4회 슬도예술제를 한다고 했습니다. 음악을 좋아해 매년 참석해보고 싶었으나 할 때 마다 다른 일이 생겨서 기회를 놓치곤 했었습니다. 이번엔 다른 일 다 제쳐두고 탐방도 해보고, 예술제도 참석해보고 싶었습니다.

조개와 고둥이 아직도 그대로 박혀 있었습니다. 등대 2층에도 많은 분들이 올라가 연주회를 구경하였습니다.
▲ 구멍이 뽕뽕 뚫린 슬도의 바위 조개와 고둥이 아직도 그대로 박혀 있었습니다. 등대 2층에도 많은 분들이 올라가 연주회를 구경하였습니다.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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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도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방어진항으로 가야 합니다. 슬도는 방어진항에서 성끝마을로 들어가 방파제를 건너야 있습니다. 슬도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슬도는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슬도예술제를 보기 위해 500여명은 족히 모인 것 같았습니다.

방파제와 연결된 슬도는 이젠 섬이 아니었습니다. 등대가 하나 세워져 있었고 주변은 온통 바위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바위마다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습니다. 조개가 구멍 속에 그대로 있기도 했습니다. 파도와 조개가 만들어낸 예술작품 같았습니다. 슬도 바위에 뚫린 구멍만도 120만 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슬도예술제에 참석해주신 주민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벌써 네 번째 행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슬도의 슬은 거문고 슬이라고 합니다. 바람이 많이 부는 이곳에서 가만히 귀 기울여보면 마치 거문고 울리는 소리같기도 하고 비파 소리같기도 한 소리가 들립니다. 이 신비의 섬을 외롭게 놔두지 말고 예술의 섬으로 만들어 보자고 지역의 예술인들과 의견을 모아서 이렇게 예술제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이 나와 인사말을 했습니다. 지역의 정치인들이 많이 참석했습니다. 귀빈이 소개되고 슬도예술제가 이어졌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왔습니다. 첫 공연으로 생황 독주를 했습니다. 입으로 불어서 소리내는 악기인데 처음 들어보는 악기 이름이었습니다. 멋지고 감미로웠습니다. 두 번째로 대금합주 순서. 바람 소리, 파도 소리 그리고 너무도 멋진 대금 소리가 슬도에 울려 퍼졌습니다. 연주가 끝나자 모두 환호성과 박수를 쳤습니다.

국악인이 나와 사물놀이와 춤사위를 선보였습니다.
▲ 우리 춤, 우리 가락 국악인이 나와 사물놀이와 춤사위를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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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복장을 한 국악인이 출연하여 생황이란 악기를 연주해주셨습니다.
▲ 생황 연주 임금님 복장을 한 국악인이 출연하여 생황이란 악기를 연주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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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대중가요를 민요처럼 부르고 있는 국악인들입니다.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대중가요를 민요처럼 부르고 있는 국악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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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들의 신명나는 음악에 모두 뜨거운 박수 갈채를 보냈습니다.
▲ 플루트 3중주 연주 젊은 여성들의 신명나는 음악에 모두 뜨거운 박수 갈채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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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 출연한 분들은 태평소를 불고 꽹과리를 치고 장구, 징 소리도 울렸습니다. 그리고 젊은 여성 한분이 나와서 하얀 한복에 긴 목도리 같은 천을 휘날리며 춤을 추었습니다. 갈매기가 날고 바다엔 큰 배들이 많이 떠 있었습니다. 울퉁불퉁한 바위를 디디며 아슬아슬 춤추는 여인이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았습니다. 이어서 또 다른 여성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나와 국악 가요를 불렀습니다. 사람들은 신명나게 박수를 치며 함께 했습니다. 바위 투성이의 불편함을 무릎쓰고 출연한 분들 모두 열성을 다해 정성껏 연주하는 모습이었습니다.

1부 국악 공연에 이어 2부에서는 서양 음악이 연주되었습니다. 한 테너 가수는 이렇게 바람이 많이 불고 울퉁불퉁한 돌 투성이인 곳에서 공연해보긴 처음이라 했습니다. "그동안 공연을 많이 하러 다녔지만 이렇게 특별하고도 멋진 공연장소는 처음"이라며 멋지게 노래했습니다.

다음으로 출연한 분들은 젊은 여성 3인조였습니다. 플루트 3중주로 <왕벌의 여행>, <10월의 어느 멋진날에>, <붉은노을>을 연주하자  많은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앙코르곡으로 아리랑을 신명나게 편곡한 곡과 함께 대중가요도 선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온 분들은 브라스 밴드였습니다. '카시아노 금관 5중주단'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이분들은 트럼펫과 트럼본, 호른, 튜바라는 악기를 가지고 드럼을 치며 연주를 했습니다.

제 옆에 앉았던 할머니는 성끝 마을에 오래 살았다고 했습니다. 그분에게 연주회가 어땠느냐고 물었더니 이런 대답을 해주셨습니다.

"바람소리, 파도소리, 악기가 내는 소리 너무 좋았어. 서정적인 음악도 있었고, 신나는 음악도 연주해주고, 국악도 해주고, 춤도 보고. 이런 음악회 자주 했으면 좋겠어. 우리같은 서민들이 이 촌구석에서 언제 이런 멋진 구경을 해보겠어. 우리 마을에서 이렇게 해주니 고맙지. 다음에 언제 하지? 또 보러 올 거야."

슬도는 울산시 동구 방어진 항 성끝 마을 앞에 있습니다.
▲ 예쁜 섬 슬도 슬도는 울산시 동구 방어진 항 성끝 마을 앞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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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슬도예술제, #울산 동구, #김종훈 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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