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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교수
 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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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측면에서 충남도는 대전의 식민지와 다름없다."

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10일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충남 지역 언론의 현황과 과제'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충남 지역 언론은 국내 비수도권 지역 중에서 가장 열악하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그 원인을 "도청소재지가 있던 대전에서 대전언론이 충남의 언론 역할을 수행해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충남도의 주요 정책이 대전 지역에 소재한 언론사들에 의해 좌지우지됐다. 실제로 충남도청에 출입 기자를 등록된 언론사 중 충남 소재 방송 및 일간신문사는 한 곳도 없다. 방송의 경우 전국 지상파 방송국 32개가 전국에 분포되어 있지만, 충남에는 한곳도 없다. 일간신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주간지역신문과 인터넷신문이 늘어나고 있지만, 대부분 규모가 영세해 본연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장 교수가 자체 조사한 결과 충남 15개시·군중 정기간행물로 등록된 228개 중 발행이 중단된 신문은 83곳에 달했다. 

충남 15개시·군중 정기간행물 등록된 228개 중 발행 중단된 신문은 83곳

장 교수는 "국내 비수도권 지역 언론이 수도권 지역 언론에 의해 지배를 받고 있다면 충남 지역 언론은 대전지역의 언론에 의해 지배를 받고 있다"며 "지난해 말 도청이 충남으로 이전했지만, 충남도의 대전언론 종속현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방송매체 종사자수는 지난 해 말 기준 광역시도 중 충남이 가장 적은 150명으로 전체(3만2443명)의 0.46%에 불과했다. 방송 프로그램지역별 제작비는 전국 5975억 원 중(2012년 기준) 충남도내에서 지출되는 비용은 3700만원으로 전체의 0.06%에 불과했다. 방송광고매출액도 전체( 3조 7342억 원, 2011년 기준) 충남도내 매출액은 50억 원(0.135)에 머물렀다.  

장 교수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9월 말까지 대전충남 지역민간방송 사업자인 TJB(대전방송)의 8시 뉴스의 제목을 분석한 결과 충남이 언급된 기사는 총 305건으로 월평균 27.7회였으나 대전이 제목에서 언급된 경우는 월평균 51건으로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장 교수는 충남 지역 언론의 과제로 지역고유 광역언론의 확보, 부실 지역 언론의 통합과 내실화(주간신문과 인터넷신문 활성화), 지역 언론 문제에 대한 관심 제고 등을 꼽았다.
 
장 교수는 "충남의 지역 언론은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넘어 뇌출혈과 심장마비를 일으킬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며 "만약 안희정 지사가 대전에 소재한 방송과 신문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려한다면 이는 매국노와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기존 주간 지역신문들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합병을 지원하고 도 단위 방송과 일간지 창간을 지원해야 한다"며 "결국 지역 언론의 문제를 도민들이 인식하고 실천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일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충남 지역 언론 당면과제 해결방안
 10일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충남 지역 언론 당면과제 해결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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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날 토론자들의 주요 발언요지다.

- 이두원 청주대신문방송학과교수 "왜 충남에는 충남소재 방송과 신무닝 생겨나지 않는가. 생각하면 얻을 게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광역언론을 확보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구체적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한편 뜨거운 이슈를 찾아내고 적나라하게 토론할 수 있는 인재를 확보해 재미있게 여론화하는 게 주요하다고 본다"

- 이기동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시민단체 활동도 한 때 서울 중심으로 해온 적이 있다. 지역신문과 방송에서도 지역주민이 빠져있다. 개인적으로 이는 돈의 문제라고 본다. 2011년 기준 대전시는 31억원인 반면 충남도는 언론 광고비는 18억원이다. 지역 언론의 생존은 자치단체 등 기관에서 나오는 홍보비로 운영되고 있는 반면 지원기준이 공정하지 않다. 각 시군에서 지역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는 주간지역신문들의 경험을 나누는 것이 지역 언론 환경 변화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우희창 충남도미디어센터장 "충남도청에서 광고비 쓰는 만큼 효과가 있는가를 생각하면 헛 돈쓰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지난해 말 충남도청이 충남으로 바뀌었지만 대전소재 기자들이 충남도청에 상주하지 않으면서 충남도의 뉴스도 잘 나오지 않고 있다. 내년도 주요시책으로 공중파 방송사 충남 유치 및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소출력 라디오 만들기를 통한 네트워크화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주간신문들이 뉴스 네트워크화를 통해 도단위 통합일간지를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협동조합식 주간신문 발행도 생겨났으면 좋겠다"

- 최종길 당진시대 편집국장 "지역신문 자체의 경쟁력확보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경쟁력이 필요하다. 경쟁력 확보와 관련해서는 지면신문을 잘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콘텐츠 활용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지역 신문간 커뮤니티를 통한 공동사업도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방안이다. 2016년이면 지역신문지원법이 종료된다. 법연장또는 새로운 법 제정이 필요하다. 충남도의 경우 공약대로 조례를 제정해 예측 가능한 지역언론 사업에 자원했으면 좋겠다. 안 지사의 도지사도 언론개혁을 좀더 개혁적이고 뚝심있게 했으면 좋겠다"   

"지역 언론, 결국 지역민의 언론으로 존재해야"
양선희 대전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양선희 대전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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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민들의 지역 언론에 대한 조사결과 이용 비율은 지역방송, 지역신문, 지역인터넷신문 순으로 나타났다.

대전대 양선희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10일 '충남 지역 언론 당면과제 해결방안 대토론회'에서 '도민이 바라보는 지역 언론'을 주제로 한 주제밢를 통해 지역 언론에 대한 충남도민의 이용 동기 및 인식과 평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달 28일부터 30일까지 충남지역 성인남녀 2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조사결과 충남도민의 지역 언론 이용비율은 지역방송 55%, 지역신문 31.5%, 지역인터넷 매체 14%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앙언론의 이용비율인 방송 73.6%, 인터넷 61%, 신문 49.6%에 비해 낮은 것이다. 이용시간은 지역TV 10.4분, 지역신문 3.3분, 인터넷 뉴스 2분 순이었다.

지역 언론의 이용 동기는 신속한 뉴스와 정보 습득과 생활정보와 지역소식에 대한 욕구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언론에 대한 신뢰도와 만족도, 활용도는 모두 '보통'으로 평가됐지만 지역 언론 이용자가 비이용자에 비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민들은 지역 언론이 강화해야 할 내용으로 지역경제를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으로 생활/건강/레저, 생활정보 등을 들었다.

양 교수는 "결국 지역 언론은 지역민의 언론으로 존재해야만 한다"며 "언론사와 언론인, 지역민의 유기적인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지역민과 함께하는 지역민의 언론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하이퍼로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밀착을 통해 마을지역이나 공동체의 정보를 세세히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들은 한 목소리로 지역민 위주의 뉴스발굴과 보도필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해당 주제에 대한 이날 토론자들의 주요 발언요지다.

충남도 지역언론 당면과제 해결방안 대토론회
 충남도 지역언론 당면과제 해결방안 대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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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익균 도민리포트/
"재미가 없다. 신문과 방송을 통해 욕구충족 어렵다. 지역 언론이 가져야 할 것은 보다 밑으로 내려가야 한다. 살아가는 모습 최대한 리얼하게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방지 보면 중앙지 따라하는 것 같다. 지방일간지 이야기는 내 얘기 아닌 남의 이야기 같다"

-한관우 홍주신문 대표/"별 관심 없을 것이다.  일간신문 기자는 넘쳐나지만 주간신문 기자는 찾기 어렵다. 언론이나 신문 전문성 없는 상황에서 사업에 보탬이 대고자 기자하고 다는 사람 많다. 스스로 반성하고 개혁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철저히 지역중심, 지역사람 중심이어야 지역신문 가능성 있다고 생각한다. 10개 신문 일간지 기자 제목과 기자이름만 다르다. 역사 및 문화재 추적, 지역민 위주의 심층 기획기사 등을 꾸준히 발굴한다면 독자들이 신문 바라보는 인식에 큰 변화가 올 것이다"

-김지훈 충남참여자치연대 집행위원장/"지역 언론환경 변했다. 그러면서 미디어 환경 변화로 지역 언론 위기를 맞고 있다. 시민단체 기자회견 많이 하는데 기자회견장에 기자들이 없다. 기자들의 선택권에 의해 도민들의 알권리가 침해되고 있다. 지역 언론에서 나와야 할 기사가 지역 언론이 아닌 중앙언론에만 나오는 경우도 많다. 아산에 살고 있는데 풀뿌리 언론에 유성기업 얘기가 중앙언론에만 나온다. 1인 인터넷 신문이 많이 나오는데 지역민 입장에서 볼만한 기사가 없다."

-김미경 청운대 방송영상학과 교수/"신문이 위기다. 수용자 변화에 언론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왜 신문을 안보게 됐느냐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지역신문을 안 봐도 볼 수 있는 매체 많다. 수용자가 바라는 뉴스를 어떻게 다양하게 만들고 수집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본다"



태그:#충남도, #지역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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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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