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 센트럴시티에서 열린 영화 <더 엑스>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배우 강동원이 관객들을 바라보고 있다.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 센트럴시티에서 열린 영화 <더 엑스>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배우 강동원이 관객들을 바라보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부산) ■취재/이언혁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강동원 측에 '개막식 레드카펫에 서지 않으려면 영화제에 오지 마라'고 이야기한 적 없다. 다만 3일 오후 영화의전당에서 열리는 개막식에는 참석하지 않으면서 이날 CGV 센텀에서 열리는 <더 엑스(THE X)>의 기술시사에는 온다고 하기에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개막식장 옆 CGV 센텀에 나타나지는 말아달라'는 말이었다." 

18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맞았다. 3일 개막식 직전부터 불거졌던 '강동원 불참 논란'이다. 결국 강동원이 부랴부랴 부산을 찾아 예정대로 관객들을 만나면서 일단락되었지만 영화제에도, 배우에게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3일이다. CJ CGV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강동원이 갈라프리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김지운 감독의 영화 <더 엑스(THE X)>의 '관객과의 대화'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이후 강동원의 소속사 UAA는 영화제 참석을 두고 갈등이 있었음을 내비쳐 논란이 일었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강동원의 불참 사유로 개인 사정을 들었다. 영화제와 CJ CGV, 연예기획사 사이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서로 견해 차이만 확인했다. 결국 강동원은 '관객과의 약속'을 내세운 판단에 따라 4일 오후 5시 CGV 센텀시티 3관에서 열린 <더 엑스>의 GV에 예정대로 참석했고, 부산국제영화제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이날 오후 7시 기자회견을 열었다.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 센트럴시티에서 열린 영화 <더 엑스> 시사회에서 남동철 프로그래머가 작품의 주연인 배우 강동원의 행사 불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저녁시간에 밝히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 센트럴시티에서 열린 영화 <더 엑스> 기자회견에서 배우 강동원의 행사 불참에 대한 기자회견을 안내하는 남동철 프로그래머 ⓒ 이정민


"강동원 측이 주장한 핵심인 '레드카펫을 안 할 거면 영화제에 오지 마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운을 뗀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강동원 측과는 주로 <더 엑스>의 제작사인 CJ CGV를 통해 소통했다. 처음에 제작사는 강동원 측의 요구라면서 기자회견에는 불참하고 GV에만 참석하겠다고 했다. 또 GV에는 기자가 들어오지 않도록 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CJ CGV는 강동원의 개막식 참석과 관련해 부산국제영화제 측에 "참석할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남 프로그래머는 CJ CGV로부터 강동원이 3일 오후 5시 CGV 센텀에서 열리는 <더 엑스>의 기술시사에 참석한 뒤, 끝나면 자연스럽게 개막식으로 이동할 수 있지 않겠냐고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강동원 측은 지난 9월 30일 "3일 기술시사에만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남 프로그래머는 "3일 개막식이 열리기 직전에 CGV 센텀에 오는데 개막식에는 참석하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면서 10월 3일부터 5일까지 항공과 숙박은 그대로 제공해달라고 했다"면서 "지난 1일 강동원의 소속사 최정남 이사와 직접 통화하면서 '그 시간에 CGV 센텀에 오는데 개막식에 안 온다면 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최 이사는 'GV를 비롯해서 부산국제영화제에 일체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했다.

CJ CGV는 강동원이 3일 기술시사를 볼 수 있게 하려고 영화제 측과 지속적으로 대화했다. 하지만 영화제 측은 "개막식 시간에 꼭 CGV 센텀에 나타나야 할 이유가 없지 않으냐"면서 "개막일에 CGV 센텀에 오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남 프로그래머는 "개막식에 참석하는 영화인과 선후배, 그리고 자신이 출연한 작품을 선정한 영화제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 센트럴시티에서 열린 영화 <더 엑스> 관객과의 대화에서 남동철 프로그래머(왼쪽)가 질문에 답하는 배우 강동원의 말을 들으며 미소짓고 있다. 왼쪽부터 남동철 프로그래머, 김지운 감독, 배우 이솜, 배우 강동원.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 센트럴시티에서 열린 영화 <더 엑스> 관객과의 대화에서 남동철 프로그래머(왼쪽)가 질문에 답하는 배우 강동원의 말을 들으며 미소짓고 있다. 왼쪽부터 남동철 프로그래머, 김지운 감독, 배우 이솜, 배우 강동원. ⓒ 이정민


CJ CGV를 통해 강동원의 소속사와 소통했던 과정을 두고 고충을 토로한 남 프로그래머는 "사태가 감정싸움으로 번지지 않고 조용하게 무마되길 바랐기에 그동안 자초지종을 설명하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이야기하면 공방이 계속될 것 같지만, 그래도 잘못된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기자회견을 연 이유를 말했다.

그러나 남 프로그래머가 밝힌 전말에 따르면 영화제 측이 무조건 억울한 것만은 아니다. 소속사가 말했던 것처럼 강동원의 불참을 두고 <더 엑스>의 상영 취소까지 거론된 것은 사실이었다.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만약 강동원이 3일 CGV 센텀에 나타나면 <더 엑스>의 상영이 취소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화제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면서 "영화제가 정한 규칙을 다 무시하면 상영이 안 될 수도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런 상황이 안 벌어지길 바랐다"고 해명해 또 다른 논란을 예고했다.

한편 공익근무요원으로 대체복무를 하다 소집 해제한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선 강동원은 이날 GV에서 "3년 만에 하는 연기라 워밍업하는 기간이 길었다. 촬영 기간이 짧아서 끝날 때까지 워밍업을 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3년 만에 연기했던 게 김지운 감독님과 함께해서 재밌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동원 더 엑스 부산국제영화제 BIFF 김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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