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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레와 선지가 만났다. 이름 하여 수구레선지국밥이다.
 수구레와 선지가 만났다. 이름 하여 수구레선지국밥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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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5일장의 수구레선지국밥이다. <1박2일>의 이수근도, <한국인의 밥상>에서 최불암씨도 먹어보고 그 맛을 칭찬했다. 사실 방송에 소개된 맛집은 별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이곳은 뭔가 달라 보인다. 점심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인데도  유난히 이 집만 손님들이 북적거린다.

아주머니가 커다란 3개의 가마솥에다 수구레선지국밥을 맛깔나게 끓이고 있다. '와~' 보기만 해도 구미가 당긴다. 선지는 친숙한데 수구레는 조금 낯설다. 그렇다면 여기서 잠깐, 수구레란 무엇인지 주인아주머니(62·박경화)에게 자세히 알아보자.

"소코뚜레부터 목과 가슴 부위의 껍질과 살 사이에 있는 부분입니다. 껍질도 아니고 그렇다고 살도 아닌 특수부위지요. 찔긴 고기예요."

구례 5일장의 원조 수구레선지국밥 집이다.
 구례 5일장의 원조 수구레선지국밥 집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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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레는 언뜻 보면 비계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건 비계도 아니고 고기도 아니다. 콜라겐 덩어리로 씹을수록 고소하고 감칠맛이 난다. 예전에는 다 버렸다는데 도축기술과 요리법의 발달로 이젠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별미음식이 되었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흔한 음식이지만 전라도에서는 이집이 유일하다. 구례 5일장에 있는 '원조수구레국밥'집이다. 복요리사이기도 한 주인아주머니의 고향은 경북 청도다. 친할머니에게서 수구레국밥 요리를 배웠단다.

"옛날 시골에서 정미소를 했어요. 일꾼들에게 할머니가 자주 끓여줬지요. 할머니에게서 수구레국밥 끓이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아주머니가 커다란 3개의 가마솥에다 수구레선지국밥을 맛깔나게 끓이고 있다.
 아주머니가 커다란 3개의 가마솥에다 수구레선지국밥을 맛깔나게 끓이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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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레와 선지가 만났다. 이름하여 수구레선지국밥이다. 술국은 4천 원, 국밥은 6천 원이다. 수구레선지국밥에 젠피(초피나무. 각 지역별로 부르는 이름도 다양. 제주도에서는 '제피'라 부르고, 전남 순천에서는 '젠피'라 부른다- 기자 말)를 넣으면 은은한 젠피향에 한층 맛이 좋아진다. 전주에서 일부러 찾아왔다는 한 손님은 요즘 밥맛이 없어서 통 밥을 못 먹었는데 오랜만에 한 그릇을 다 비워냈다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너무 맛있어요. 처음 먹어보는 음식인데 오랜만에 한 그릇을 다 비웠네요."

할머니가 대파를 다듬어왔다. 좋은 식재료를 사용해 음식 맛이 일품이다.
 할머니가 대파를 다듬어왔다. 좋은 식재료를 사용해 음식 맛이 일품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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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5일장의 수구레선지국밥, 행복한 웰빙음식이다.
 구례5일장의 수구레선지국밥, 행복한 웰빙음식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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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레와 선지가 의외로 잘 어울린다. 구례 장날(3일, 8일)이면 맛 볼 수 있다. 오는 10월부터는 장날 다음날만 쉬고 매일 문을 열 예정이라고 한다.

구례5일장의 수구레선지국밥, 행복한 웰빙음식이다. 구례 5일장에 가거들랑 꼭 한 번쯤 먹어볼 일이다. 채소를 이용해 육수를 내서인지 국물 맛도 깔끔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수구레선지국밥, #구례 5일장, #구례, #웰빙음식, #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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