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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5일부터 12일까지 학생 한 명과 인솔 교수 두 명이 이키시마 섬과 규슈 중부 지역을 사전 방문하고, 8월 31일부터 9월 8일까지 학생 9명과 인솔 교수 세 명이 규슈 중부 지역과 아마미오시마 섬을 찾아서 민속 답사여행을 했습니다. 이 두 여행을 통해서 보고 느끼고 겪은 일들을 '규슈기행'이라는 제목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 기자 말

  한반도 남부와 제주도 그리고 일본 규슈, 이마미오시마 섬, 그리고 오키나와 섬들을 이으면 긴 활 모양으로 생긴 호가 그려집니다.
 한반도 남부와 제주도 그리고 일본 규슈, 이마미오시마 섬, 그리고 오키나와 섬들을 이으면 긴 활 모양으로 생긴 호가 그려집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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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남부와 제주도 그리고 일본 규슈, 이마미오시마 섬, 그리고 오키나와 섬들을 이으면 긴 활 모양으로 생긴 호가 그려집니다. 남쪽 필리핀 부근에서 생긴 태풍이 올라오는 길이며 따뜻한 바닷물이 북쪽을 향해서 올라오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번 일본 남부 규슈 일대와 남쪽 아마미오시마 섬들을 다녀보면서 느낀 점은 제주도와 비슷한 점이 아주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비록 나라는 달라도 오래 전부터 남쪽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을 맞으며 살아온 사람들이고, 그런 환경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먼저 남쪽 따뜻한 바람과 바닷물의 영향으로 날씨가 따뜻합니다. 비슷한 날씨는 비슷한 생태계를 만듭니다. 그리고 비슷한 물건들이나 비슷한 나무와 풀들이 자라기도 합니다. 제주도에서 볼 수 있는 문주란은 아마미오시마 섬 바닷가에서 어디서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여러 가지 생활 습관 가운데 가장 보수적인 것이 장례풍습입니다. 보통 장례식은 산 사람이 조상신으로 바뀌는 매듭에 해당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중요시하고, 민족이나 문화권에 따라서 독특한 양식을 지닙니다. 그리고 죽은 뒤 세계는 누구도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모두 두려워하고 전해져온 방식대로 치릅니다.

한반도 남서쪽을 비롯하여 이 호에 해당 되는 지역은 독특하게 이중장 제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일단 장례를 지냈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뼈를 꺼내서 깨끗이 한 다음 다시 땅에다 장사를 지냅니다.

한반도 남서부 지방의 초분이 대표적입니다. 사람이 죽으면 숲 속에 돌을 놓고 그 뒤에 주검을 놓고 볏짚으로 이엉을 엮어서 덮어놓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뼈를 꺼내서 씻은 뒤 장사를 지냅니다.

       한반도 서남부에서 볼 수 있는 초분(오른쪽)과 아마미오시마 섬에서 두 번째 장례식에서 사용하는 관입니다. (초분 사진은 목포대학 이윤선 선생님께서 페북에 올리신 것을 허락을 받아서 사용합니다.)
 한반도 서남부에서 볼 수 있는 초분(오른쪽)과 아마미오시마 섬에서 두 번째 장례식에서 사용하는 관입니다. (초분 사진은 목포대학 이윤선 선생님께서 페북에 올리신 것을 허락을 받아서 사용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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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장례식을 이중장 제도라고 하는데 이것은 땅을 신성하게 여기는 장례풍습입니다. 그리고 땅에 대한 관념상 겨울 땅이 얼었을 때 땅을 파서 무덤을 만드는 것을 금기시하는 생각이 반영된 것입니다.

아마미오시마 섬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일단 땅에 묻었다가 3년이나 5 년이 지난 다음 다시 꺼내서 바닷물로 깨끗이 씻어서 돌이나 도자기로 만든 집 모양 관에 담아서 땅에 묻습니다. 이 뼈 항아리를 즈시가메라고 합니다. 지금은 한국 서남부나 이곳 섬들에서 거의 사라지고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제주도에서 원담이라고 하여 바닷물이 빠지고 나면 바닷가에 둥글게 원형으로 담을 싸 둡니다. 바닷물이 빠지면 둥근 원담에 물고기가 남아 있어서 이것을 잡습니다. 물고기가 전혀 남아있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이것은 조석간만의 차이가 심한 곳에서 많은 일반적인 방식입니다. 아마이오시마 섬에서는 제주도처럼 돌이 아니고 산호 조각으로 쌓아놓으며 이것을 가키료라고 합니다.

한반도 서남부와 제주도를 출발하여 일본 규슈와 아마미오시마 섬, 오키나와 섬으로 이어지는 긴 활 모양의 길은 태풍이 오는 길이고 필리핀 부근에서 따뜻한 바닷물이 올라오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 길 위에 사는 사람들은 이중장 제도의 비슷한 장례 문화와 문주란, 원담과 같은 비슷한 생태와 생활 양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제주도 원담(사진 위)과 비슷한 방식으로 바닷물고기를 잡는 시설로 아마미오시마 섬의 가키료 입니다.
 제주도 원담(사진 위)과 비슷한 방식으로 바닷물고기를 잡는 시설로 아마미오시마 섬의 가키료 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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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누리집> 아마미오시마 관광협회, http://www.nonbiriamami.com/ ,2013.9.8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아마미오시마 섬, #장례식, #초분, #이중장, #원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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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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