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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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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정국이 꽉 막혔다. 여야 간의 거친 설전도 이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어김없이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있다. 이번에도 그의 날카로운 '입'이 대치 정국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국립 4·19 민주묘지를 참배해 "새누리당의 뿌리가 독재정권·군사쿠데타 세력에게 있다"고 비판하자, 윤상현 부대표는 "투사인 척 하는 것은 잘못됐다", "종북 세력에게 국회 안에 교두보를 마련해 준 과오에 대한 반성문을 써야 한다"고 맞받았다. 또한 새누리당 단독 국회 소집을 시사하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이 같은 발언은 그가 연일 이석기 의원 사태에 대해 '민주당 책임론'을 거론한 것과 맞물려 민주당을 자극했다. 이에 민주당 대변인단은 윤상현 부대표에 대한 총공세에 나섰다. 9일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새누리당은 윤상현 수석부대표의 금도를 넘는 잇따른 발언에 대한 입단속부터 하길 바란다, 그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이고 순서"라며 일침을 가했다.

윤상현 부대표의 입이 정국을 꼬이게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5월 부대표에 임명된 이후 앞장서서 야권 공격수를 자처했다. 특히, 지난 7월 이후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둘러싸고 여야 대립이 이어지자, 그는 연일 강경발언을 내놓아 민주당으로부터 '신국정농단 3인방'으로 꼽히기도 했다.

윤상현 부대표는 지난 6월 국회 본회의 '전두환 추징법' 표결에 참여하지 않아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원내수석부대표인 그가 표결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한때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점 때문에 표결에 불참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상현, 민주당 장외투쟁 비판하며 분당 언급... 민주 "금도 넘어"

윤상현 부대표가 민주당의 비판을 사게 된 것은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비난하면서부터다. 지난 7월 31일 김한길 대표가 국정조사 정상화를 통한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의 진실 규명을 요구하며 장외 투쟁을 선언하자, 윤상현 부대표가 외국에 나가있던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대신 기자회견을 자청해 김 대표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장외투쟁은) 이번 (국정원) 국정조사에서 터무니없는 의혹들을 확대 재생산해 대선 불복의 정치공세 장으로 만들려다 그 뜻을 이루지 못하자 아예 판을 뒤집어 엎어버리겠다는 것"이라며 "민주당 스스로 국정조사를 포기하는 것은 자폭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국회 운영의 대원칙은 대화와 타협에 있다"고 덧붙였다.

윤 부대표는 또한 민주당의 계파 갈등을 들쑤시며 분당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선(先) 계파, 후(後) 국회'의 구태의연한 계파 우선주의를 과감히 벗어던지는 민주당의 정상화를 촉구한다"며 "민주당이 만약 정상화되지 못한다면 '한 지붕 두 가족'이 아니라 '두 지붕 두 가족', 야당발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까 안타깝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발끈했다. 배재정 대변인은 "새누리당의 당 대표가 바뀐 줄 알았다"면서 "제1야당의 대표가 중대 발표를 했다, 이쯤 되면 '격'이라도 맞춰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격도 문제지만 내용은 더 심각하다, 적반하장이라는 말도 아깝다"면서 "국민들은 국정조사를 의도적으로 파행시켜온 세력이 누구인지 안다"고 성토했다.

그는 또한 "국민들도, 야당도 안중에 없는 새누리당이 대화와 타협을 이야기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국민과 손잡은 정당 민주당이 국정원과 손잡은 정당 새누리당을 바로 잡아 드리겠다"고 말했다. 김관영 대변인도 "최소한의 상도의도 없고, 금도를 넘은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다, 국회 파행을 주도하고 야당을 폄하하고 민주당을 거리로 내몬 원인 제공자"라며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윤 부대표는 민주당으로부터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남재준 국가정보원장과 함께 '신국정농단 3인방'에 선정되기도 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윤 부대표를 향해 "제1야당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맞불을 놓고, 막말을 일삼은 윤상현 부대표의 금도를 넘은 행위는 어리석어 보이기까지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윤상현 부대표의 거친 발언은 계속됐다. 그는 8월 17일 "민주당은 길거리에서 천막을 치고 행인에게 홍보물을 뿌리는 '호객정치'를 그만두고 결산 국회에 임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박용진 대변인은 "'호객정치'라는 상스런 표현도 서슴지 않는 정치적 금도를 넘어선 불량배 정치에 앞장서고 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대변인단 총공세...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정치 배웠나?"

윤상현 부대표가 최근 '이석기 의원 사태'에 대한 민주당 책임론을 거론하고 단독국회 강행을 시사하자, 민주당 대변인단이 총공세에 나섰다. 특히, 윤상현 부대표는 8일 김한길 대표의 4·19 묘지 참배를 폄훼하면서 "민주당이 장외 투쟁에 나선 지도 벌써 한 달 하고도 일주일이 지났다, 가을은 전어철이고 집나간 며느리가 전어냄새 맡고 돌아온다는 말이 있다"며 "국회에서 전어파티라도 해야 하는지 답답하다"며 비아냥거려, 민주당을 자극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한길 대표가 윤상현 부대표의 발언에 대노했다"고 말했다. 대변인단 역시 윤상현 부대표에 대한 분노를 터트렸다. 김관영 대변인은 "대체 제1야당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 이래서 뿌리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도대체 누구에게서 정치를 배우셨는가? 한동안 전두환 전 대통령을 장인으로 모시면서 '안하무인'격 행동을 배우셨는가?"라고 비판했다.

김정현 부대변인은 1988년 당시 윤상현 부대표가 5공 비리에 대한 따가운 여론을 피하기 위해 백담사에 칩거하고 있던 장인 전두환 전 대통령을 방문했던 내용을 담은 기사와 사진을 준비하기도 했다. 그는 전두환 추징법 국회 표결에 참석하지 않은 윤 부대표를 향해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가 1988년 당시 장인이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백담사를 방문하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사진은 당시 이를 보도한 <경향신문>을 캡쳐한 것이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가 1988년 당시 장인이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백담사를 방문하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사진은 당시 이를 보도한 <경향신문>을 캡쳐한 것이다.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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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대변인은 "단독 국회 협박이 새누리당이 굽는 전어인가? 국회파행을 야기할 단독국회라는 새누리당의 생선은 자신들에게는 전어일지 모르겠지만, 국민들과 야당에겐 썩은 생선일 뿐"이라면서 "(윤상현 부대표는) 야당대표와 야당을 폄하하고 비판하는 일에만 앞장서는 알량한 태도를 바꿔주시기를 당부한다"고 비판했다.

배재정 대변인은 이석기 의원 사태에 대한 윤 부대표의 민주당 책임론을 두고 "불법 대선개입으로 국기문란, 헌정파괴를 일삼은 국정원 개혁은 외면한 채 정국을 호도하며 공안몰이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께서 아버지 시대의 어두운 부분만은 닮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보여주는 행태는 국민들의 우려를 사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태그:#윤상현 정치는 전두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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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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