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관광객의 안내를 위해 마을 전체의 지도가 걸려있다.  (2011년 6월 사진)
▲ 마을 입구에 있는 오얀타이탐보 마을 지도 관광객의 안내를 위해 마을 전체의 지도가 걸려있다. (2011년 6월 사진)
ⓒ 정광주

관련사진보기


마을의 신전과 요새로 가는 길에 멀리 계단식 농지가 보인다(2011년 6월 사진).
▲ 신전과 요새로 가는길 마을의 신전과 요새로 가는 길에 멀리 계단식 농지가 보인다(2011년 6월 사진).
ⓒ 정광주

관련사진보기


잉카제국은 국력이 절정에 달하던 시절 전국에 걸쳐 4000km에 이르는 길을 만들었다. 쿠스코에서 마추피추로 이어지는 곳에 만들어진 이 길은 '잉카 트레일'이라 불린다. 이 길은 지금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여행자들에게는 트레킹 코스로 이용된다.

잉카제국의 수도였던 쿠스코에서 동쪽으로 한참을 내려와 잉카 트레일을 따라 마추피추로 가는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서 가면 아직까지도 잉카인들의 주거형식이 남아 있는 피삭, 칼카 등의 원주민 마을을 만날 수 있다.

잉카인들이 신성하다고 여기는 우루밤바 계곡 근처에는 오얀타이탐보 마을과 잉카시대에 만들어진 요새와 유적이 있다. 쿠스코에서 산길을 달려 승용차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으며 이 곳에서는 원주민 인디오들의 옛 주거시설과 전통, 문화를 만날 수 있다.

가파른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천혜의 요새인 오얀타이탐보는 잉카의 파차쿠텍 왕의 딸과 사랑에 빠진 오얀타이가 그들의 사랑에 반대한 왕에 맞서 전투를 벌인 요새이기도 하다. 잉카제국의 전성기를 이루었던 파차쿠티 왕은 오얀타이탐보 지역을 정복한 후 마을과 함께 종교의식을 위한 신전 및 제단을 만들었다고 한다.

정상까지 이어진 계단식 논의 중간에 길이 있다(2011년 6월 사진).
▲ 정상에서 마을로 내려가는 길 정상까지 이어진 계단식 논의 중간에 길이 있다(2011년 6월 사진).
ⓒ 정광주

관련사진보기


오얀타이탐보는 잉카시대의 마을 구성 양식이 지금까지 가장 잘 남아 있는 곳이다. 잉카의 주택 스타일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당시의 관개용 수로와 하수도를 지금까지도 마을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오얀타이탐보는 마추피추로 가는 잉카 길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마추피추로 가는 여행자들의 중간 쉼터 역할도 하고 있다. 이곳은 작은 마추피추라고 불릴 만큼 현재 남아 있는 건축물들이 마추피추의 유적을 많이 닮아 있다.

해발 2792m의 고산 지대에 위치한 마을은 사다리꼴 모양의 큰 길을 가지고 있다. 잉카시대에 처음으로 구성되었던 마을의 형태가 지금까지 변치 않고 남아 있어 오래 전 잉카시대 인디오들의 생활을 볼 수 있다.

마을의 주거지는 직선의 도로와 물이 흐르는 수로, 그리고 담장을 사용하는 등 현대의 도시 계획처럼 이루어져 있다. 이곳의 인디오들은 현재까지도 변함없이 초기의 주거지에 그대로 살고 있어 옛 체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마을은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좁은 계곡 사이에 위치하면서도, 격자형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보이는 자연 발생적인 부정형 마을 형태와 대조를 이루면서 이들의 상당한 건축 수준을 보여준다. 또한 치밀한 설계 능력을 알 수 있게 한다.

신전과 제단이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마을을 지나 경사진 길을 따라서 한참 올라가야 하는데 고도가 높은 곳이어서 조금만 올라가도 숨이 차고 온몸에 땀이 난다. 

경사진 면을 따라서 정상까지 논을 만들었다(2011년 6월 사진).
▲ 계단식 논과 정상 부분의 유적 경사진 면을 따라서 정상까지 논을 만들었다(2011년 6월 사진).
ⓒ 정광주

관련사진보기


경사 45도에 이르는 가파른 비탈길의 주위에는 마추피추에서 본 것과 같은 계단식 밭들이 줄지어 있다. 가장 높은 곳에는 넓은 광장과 함께 아름다운 잉카의 석벽이 있다. 광장의 중심에는 6개의 석물이 세워져 있는데 학자들도 아직까지 그 용도를 알 수 없다고 한다.

신전의 유적들은 잘 다듬어진 거대한 돌로 세심하게 쌓아 올렸으며 광장의 끝으로 이어진 요새 옆으로는 계단식 석축이 이어진다. 한 치의 틈도 없이 쌓아 올린 잉카의 정교한 석축기술을 보여준다.

정상의 요새에서 내려다보이는 오얀타이탐보 마을 전경(2011년 6월 사진).
▲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마을 전경 정상의 요새에서 내려다보이는 오얀타이탐보 마을 전경(2011년 6월 사진).
ⓒ 정광주

관련사진보기


유적지에서 내려다보이는 오얀타이탐보 마을의 뒤쪽으로는 거의 수직에 가까운 가파른 경사면을 보여주는 산이 있다. 산의 중턱에는 하나의 지붕 아래 여러 개의 방으로 나눠진 곡물창고가 있다.

잉카 시대에 찬바람이 부는 이곳의 지형적인 특징을 이용하여 창고에는 썩기 쉬운 음식의 재료들이 보관되어 있었다. 콩이나 츄나라고 불리는 얼려 말린 고구마, 양털 구두, 담요, 코카잎, 무기, 그리고 제사 의식 때 입는 의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있었다고 한다.

잉카제국시대 비상시를 대비했던 식량저장 창고(2011년 6월 사진).
▲ 마을 뒤편 산 중턱의 잉카시대 곡식창고 유적 잉카제국시대 비상시를 대비했던 식량저장 창고(2011년 6월 사진).
ⓒ 정광주

관련사진보기


이 창고는 잉여 곡물을 일시적으로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흉작이나 기근 또는 외적의 침입 등 유사시에 대비한 영구적 보존을 목적으로 이용되었다.

스페인의 침략 전쟁 이후 이곳을 찾은 스페인 사람들은 이 창고에 보관된 물품 종류의 다양함과 막대한 양을 확인하고 놀랐다고 한다. 하지만  이 창고는 스페인 사람들에 의해 약탈당하고 말았다. 그 이후부터 잉카인들은 재앙이나 기근을 대비하여 곡식이나 물품을 창고에 보관하지 않았다.

오얀타이탐보 마을과 유적지는 마추피추가 발견되기 전까지 스페인에 대항하여 싸웠던 잉카제국 최후의 요새였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마추피추가 최후의 요새로 알려졌지만 실제 마추피추는 스페인에 의하여 발견되지 않았다. 스페인군이 쿠스코를 점령할 당시 실질적으로 오얀타이탐보가 잉카제국의 마지막 항전지였던 것이다.


태그:#오얀타이탐보, #잉카, #페루, #쿠스코, #마추피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생의 한가운데의 니나 또는 슈타인처럼, 여행과 사진 그리고 건축, 머나먼 이베리아 반도의 끝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와 숭산 스님의 선의 나침반, 수타니파타의 그물에 걸리지않는 바람처럼~~~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