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뫼비우스> 시사회에서 김기덕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아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아버지 역의 배우 조재현.

30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뫼비우스> 시사회에서 김기덕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아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아버지 역의 배우 조재현.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불구 영화를 보여드려서 죄송합니다. 3분 정도 여기저기 흉터가 있는 영화입니다. 어디가 생채기 났는지 보면서 아마 눈치채셨을 겁니다. 마지막 부분, 세 사람의 꿈 장면이 2분 정도 가장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 부분이 어땠을까 연상하면서 영화를 볼 수밖에 없었을 텐데요. 영화가 온전히 보일 수 없는 곳에 사는 것이 우리의 자화상이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이야말로 싸워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오히려 보지 못하게 하는 사람과 보려는 사람의 싸움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치밀하게 짜인 메이저 배급 시장에서, 미리 잡힌 개봉일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김기덕 감독)

언론시사회 직후 무대에 오른 김기덕 감독은 <뫼비우스>를 두 번이나 제한상영가로 분류했던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를 향해 날을 세웠다.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뫼비우스>의 언론시사회에는 연출을 맡은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 서영주, 이은우가 참석했다.

"어린 서영주, 다시 태어난 것처럼 연기 잘하더라"

  30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뫼비우스> 시사회에서 배우 서영주(아버지의 잘못으로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아들 역)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뫼비우스> 시사회에서 배우 서영주(아버지의 잘못으로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아들 역)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정민


 30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뫼비우스> 시사회에서 배우 서영주(아버지의 잘못으로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아들 역)가 배우 이은우(남편에 대한 복수심으로 아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는 엄마 역)를 위해 물병의 뚜껑을 열어주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뫼비우스> 시사회에서 배우 서영주(아버지의 잘못으로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아들 역)가 배우 이은우(남편에 대한 복수심으로 아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는 엄마 역)를 위해 물병의 뚜껑을 열어주고 있다. ⓒ 이정민


<뫼비우스>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아내(이은우 분)는 남편(조재현 분)의 외도에 대한 복수로 아들(서영주 분)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안기고 집을 나갔다 돌아온다. 이은우는 엄마이자 또 다른 여자로 분해, 1인 2역을 맡았다. 김기덕 감독은 다른 시나리오 속 캐릭터를 만들던 중, 우발적으로 <뫼비우스>를 시작하게 됐다.

김기덕 감독은 "영등위에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시점부터 이미 <뫼비우스>는 상영을 시작한 게 아닌가 싶다"면서 "영화 자체가 묻는 말보다 상영되는 과정에서부터 이미 메시지는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이어 김 감독은 "17년 동안 19편의 영화를 만들면서 이와 비슷한 감정은 늘 느꼈던 것 같다"고 했다.

아들 역을 맡은 배우 서영주는 만 15세다. 서영주는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고 '이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까'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다"면서 "부모님, 감독님과 이야기한 뒤 믿음이 생겨서 출연했다"고 말했다. 김기덕 감독은 "신기하게도 서영주가 이은우를 리드하면서 촬영하더라"면서 "한 번 인생을 살아보고 다시 태어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고마웠다"고 감탄했다.

5번째 베니스행 "앞으로 국제영화제 원본 출품 없다"

  30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뫼비우스> 시사회에서 김기덕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뫼비우스> 시사회에서 김기덕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정민


 30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뫼비우스> 시사회에서 남편에 대한 복수심으로 아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는 엄마 역의 배우 이은우가 동료배우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미소짓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뫼비우스> 시사회에서 남편에 대한 복수심으로 아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는 엄마 역의 배우 이은우가 동료배우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미소짓고 있다. ⓒ 이정민


<뫼비우스>는 지난 28일 개막한 제70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 오는 3일 현지에서 기자회견과 시사회를 연다.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5번째로 공식 초청된 김기덕 감독은 "프로그래머가 와서 한국 영화를 다 보고 갔는데, 초청작이 <뫼비우스>밖에 없어서 아깝다"면서 "내게는 좋은 기회이지만 마냥 행복하지는 않다"고 털어놨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영화들이 어쩌면 영화제나 의미 있는 영화들로부터 멀어지게 될 수밖에 없는 영화 시장이 만들어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영화 전체로는 다른 모습을 느낄 수 없다는 부분에서 마냥 행복하진 않습니다. 앞으로 달달하거나 말랑말랑한 영화를 만들 생각은 없느냐고요? 저의 본질을 생각할 때,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는 무삭제판 <뫼비우스>를 볼 수 있지만, 이후 다른 해외 영화제에서는 초청되어도 원본을 보기는 힘들 전망이다. 김 감독은 "오리지널 버전이 건너가면 자연스럽게 TV 방영권으로 이어진다. 이후 불법 유통됐을 경우, 극장에서 보는 의미가 없어진다"면서 "베니스 이외에는 한국판을 상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뫼비우스>는 오는 9월 5일 개봉한다. 

 30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뫼비우스> 시사회에서 배우 조재현(아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아버지 역), 배우 이은우(남편에 대한 복수심으로 아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는 엄마 역), 배우 서영주(아버지의 잘못으로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아들 역)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뫼비우스> 시사회에서 배우 조재현(아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아버지 역), 배우 이은우(남편에 대한 복수심으로 아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는 엄마 역), 배우 서영주(아버지의 잘못으로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아들 역)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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