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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의 갈 길을 잃어버린 KBS, MBC, SBS. 이들 지상파 3사 뉴스를 매일 감시하고자 합니다. 이들이 지상파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그날까지 <방송3사 뉴스 한눈에 보기>는 계속됩니다. [편집자말]
국정원 국정조사가 결국 23일로 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채 끝났다. 불행히도 이번 국조에서 원세훈의 댓글 지시, 김용판의 축소수사, 민주당의 매관매직 등 굵직한 의혹 가운데 어느 하나 시원스레 밝혀지지 못했다.

원세훈, 김용판, 김하영 등 거의 모든 증인이 불성실한 태도로 국조에 임했고 새누리당은 노골적으로 물타기를 시도했다. 여기에 더해 전략부재의 민주당은 속수무책으로 '국조 파행'으로 끌려들어갔다.

이처럼 여야가 격렬하게 공방을 주고받을 때 공영방송은 공정하게 사안을 분석하고 보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킬 의무가 있다. 하지만 방송 3사는 파행으로 치닫는 청문회의 검증수준을 넘지 못하며 증인들의 대변인 역할 이상을 하지 못했다.

방송 3사는 불성실한 증인들의 대변인

대선개입 의혹의 핵심인물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지난 16일 열린 청문회에서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과 더불어 증인선서를 거부했다. 핵심증인의 증언의 신빙성이 반감된 상태로 불안한 국조가 시작됐다. KBS는 첫째 꼭지 '원세훈·김용판 청문회 출석…증인 선서 거부'에서 법적 근거를 들며 증인선서거부의 정당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16일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16일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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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 3사 저녁 뉴스는 대체로 원 전 원장의 입장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KBS는 둘째 꼭지 '댓글은 대북심리전'을 내보냈는데 앵커는 "원 전 원장은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해 댓글은 대북 심리전의 일환이었다며 선거법 위반 혐의 등을 전면 부인했다"고 말했다.

MBC는 첫째 꼭지 '원세훈 출석 여야 격론'을 내보냈다. KBS의 보도와 같은 내용에 "참여정부 때도 한미 FTA 등에 대한 댓글 활동이 있었다고 밝혔다"는 이번 사안과 무관한 원 전 원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물타기성 발언을 여과없이 내보낸 셈이다.

SBS만 '법적 권리 대 위증죄 적용'에서 "원세훈, 김용판 두 증인이 법의 허점을 이용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권위를 무시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선개입에 대한 원 전 원장의 입장을 단순 열거하기는 매한가지였다.

19일 SBS <8시 뉴스> 화면 갈무리.
 19일 SBS <8시 뉴스> 화면 갈무리.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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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청장의 수사축소 지시에 대한 여야의 공방도 오갔다. 경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 하루 전인 작년 12월 15일 김 전 청장이 누군가와 대책을 논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KBS만 16일 '축소수사 전면부인'을 통해 이를 단순 언급했고 MBC와 SBS는 아예 다루지 않았다.

하지만 언급만 했다 뿐이지 3사 모두 김 전 청장의 해명을 부각시키는 데 치중했다. KBS 보도는 "대선에 승복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의 평가로 끝났다. MBC는 국정원 여직원 감금논란에 대해 김 전 청장의 "주거침입은 충분히 된다는 것을 제가 보고를 받았습니다"라는 답변을 내보냈다.

8월 19일 2차 청문회에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김 전 청장이 거짓말을 했다"며 김 전 청장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해 '청문회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방송 3사는 국정원 직원 김하영씨 등의 국정원 측의 주장을 훨씬 비중 있게 처리했다. 2차 청문회에서도 국정원 측의 해명에 치우친 것이다.

19일 KBS는 두번째 꼭지로 '막말…정회…파행'을 내보냈다. 처음부터 끝까지 청문회 의원들의 막말만을 편집해 내보냈다. MBC는 첫째 꼭지로 '"대선개입" 對 "매관매직"'를 내보냈다. 하지만 제목과 다르게 대선개입이 아니라는 국정원 직원 김하영씨의 해명 일색이었다.

19일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19일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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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19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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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3사가 비중 있게 다룬 증인들은 증인선서를 거부했거나 불성실한 태도로 국정조사에 임했다. 보도의 내용도 증인들의 해명에 극도로 치우친 모양새를 띠었다. 방송 3사가 막말만 비판할게 아니라 각각 의혹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검증에 치중했으면 어땠을까. 진실규명이 훨씬 수월했을 것이다.


태그:#방송3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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