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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분유에서 죽은 개구리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져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남양유업 측은 "제조 공정상 불가능한 일"이라며 수사를 의뢰했다.
 남양유업 분유에서 죽은 개구리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져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남양유업 측은 "제조 공정상 불가능한 일"이라며 수사를 의뢰했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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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양유업 분유에서 죽은 개구리 사체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크게 이슈화됐다. 지난 20일 MBC <뉴스데스크>가 첫 보도를 한 뒤 즉각적으로 '분유 개구리'라는 검색어가 포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지는 등 관심이 높아지자 뒤따라 수많은 언론들이 이 사건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그런데 알고 보면 분유에서 이물질이 발견되는 일은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식품 중에서 이물질이 가장 많이 나오는 제품이 바로 분유일 정도다.

쌍둥이 엄마인 주부 A씨는 아이들에게 줄 분유에서 나온 이물질을 보고 깜짝 놀랐다. 분유를 젖병에 담으려고 숟가락으로 뜨는 순간, 검은 물체가 보여 확인해보니 나방 같이 생긴 벌레가 들어있었던 것이다. 신생아 때부터 꾸준히 먹이던 분유에서 이물질이 나온 것에 충격을 받은 A씨는 해당 업체 측에 곧바로 항의했지만, 제조 과정상 문제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A씨는 "업체 측은 제조 과정상 문제가 없다는 말만 하더라, 쌍둥이한테 미안하다"고 말했다.

주부 B씨는 분유를 타다가 나무 조각 같은 물체를 발견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B씨는 "분유를 탔는데 검은 물체가 쑥 올라오기에 봤더니 타다만 나무 조각이었다"고 말했다. 해당 업체 고객센터 직원은 "분유 만드는 공정에서 나올 수 없는 물질"이라면서도 "저희 분유 잘 맞으시잖아요, 이번 한 번만 그렇다 생각하고 사용해주세요"라고 읍소했다.

B씨는 "아기가 먹는 분유에서 이런 물질이 나오면 그 회사 분유를 계속 먹이겠느냐. 속상해죽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쌍둥이 엄마인 C씨는 "2주전쯤 깨만한 이물질이 나왔고 또 이틀 뒤 검은 작은 점 같은 게 나왔다. 그런데 3일 전 새끼손가락 마디만한 공장 실 같은 게 또 발견됐다. 연타 3번 발견되니 분유를 아예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가 먹는 것도 아니고 정말 씁쓸하다. 분유 바꾸기도 쉽지 않은데···, 힘들어도 젖먹일 걸 그랬다"고 말했다.

이 사례들은 모두 엄마들이 자주 찾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것들이다. 육아커뮤니티에서 "분유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고발 글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커뮤니티 검색창에 '분유 이물질'이라는 검색어를 쳐보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글들이 검색된다. 엄마들이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이물질은 벌레, 플라스틱, 검정색 물체, 실, 나무, 머리카락, 식물 등 종류도 다양하다.

반복되는 이물질 사고... 한결같은 업체 답변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2011년도 이물질 관련 위해정보 사례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물질사고 2612건 중 식료품·기호품이 2297건으로 전체의 87.9%를 차지했다. 특히 단일 품목으로는 분유가 186건(7.1%)으로 가장 많았다. 분유는 신생아가 먹기에 가장 안전해야 할 제품이지만, 실상은 가장 못 믿을 제품인 셈이다. 분유 다음으로는 기타조리식품이 173건(6.6%), 빵 142건(5.4%), 스낵과자 126건(4.8%) 등의 순이었다.

분유에서 이물질이 자주 발견된다는 사실은 지난 달 3일 한국소비자원 대전지원이 이물혼입 관련 대전·충청지역 위해정보 총 454건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조사결과 이물 혼입이 가장 빈번한 품목은 '분유'(29건, 6.4%)였고, '봉지라면'(28건, 6.2%), '정수기'(22건, 4.8%), '빵'(21건, 4.6%) 등의 순이었다.

분유 이물질 혼입 사례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지만 분유업체들의 답변은 한결같다. 바로 분유를 만드는 제조 공정에서는 이물질이 혼입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번 분유 속 개구리 발견 논란에서도 이 같은 분유업체 측의 입장은 되풀이됐다. 남양유업 측은 22일 해명자료를 내어 "분유 생산라인은 완전 무인 자동화 공정으로 외부와 차단, 밀폐돼 있어 이물질이 혼입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이 분유업체 고객센터 측에 민원을 제기할 때도 이 같은 답변만이 돌아올 뿐이다. 그리고 분유업체 측은 직접 방문해 해당 제품을 수거하고, 새로운 제품으로 교환을 해주곤 한다.

소비자 입장에선 새로운 제품을 받았다고 해서 걱정이 끝나는 게 아니다. 한 차례 이물질을 발견하는 경험을 하게 되면 항상 불안감에 시달리게 된다. 한 엄마는 육아커뮤니티에서 "한 달된 우리 아들 먹는 분유에 이물질을 발견했다, 사진을 찍어뒀고 고객센터에 전화하니 다음날 방문해서 검사한다고 가져가고 새 분유로 교환해줬다"면서 "그냥 넘어가야 할지 아니면 신고를 해야 할지, 먹는 건데 이렇게 나와도 되는 건지 걱정"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재발 원치 않으면 관할 당국에 신고할 것

분유에서 이물질이 발견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분유를 개봉한 상태에서 이물을 발견한 경우에는 관련제품과 이물을 가급적 비닐랩 등으로 밀봉해 부패·변질되지 않도록 보관한 뒤 신고해야 한다. 사진은 네이버에서 '분유 이물질'이라는 검색어로 검색을 해본 결과다.
 분유에서 이물질이 발견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분유를 개봉한 상태에서 이물을 발견한 경우에는 관련제품과 이물을 가급적 비닐랩 등으로 밀봉해 부패·변질되지 않도록 보관한 뒤 신고해야 한다. 사진은 네이버에서 '분유 이물질'이라는 검색어로 검색을 해본 결과다.
ⓒ 네이버 검색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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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각적인 보상이나 환불을 원한다면 해당 업체로 바로 민원을 제기하는 게 좋지만,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고 똑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기를 바란다면 관할 당국에 신고하는 것이 좋다. 부정·불량식품 신고전화인 1399번이다. 전국 어디서든 국번 없이 이 번호를 누르면 된다.

불량식품 신고센터 관계자는 "신고를 받으면 해당 관할 당국 위생과로 신고 내용을 바로 이첩한다"며 "그 이후 모든 조사는 관할 당국 위생과에서 진행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국 17개 지방자치단체에 분산 운영돼 왔던 부정·불량식품 신고전화(1399)를 지난 7월부터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직접 해당 업체 측에 민원을 제기한 경우,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근거한 보상을 사업자가 거부해 분쟁이 발생한다면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접수할 수 있다. 이물발생 원인 판정내용(식약처 또는 지자체 제공)과 영수증, 이물에 의한 위해와 관련한 병원진단서, 향후 치료비에 대한 근거자료 및 위해로 인해 일실 소득이 발생할 경우 이를 입증할 자료를 확보해둬야 한다. 한국소비자원 전화번호는 국번 없이 1372번이며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접수가 가능하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분유 등의 식품에서 이물질이 나왔을 때는 관련제품과 이물을 가급적 비닐랩 등으로 밀봉해 부패·변질되지 않도록 보관한 뒤 신고해야 한다"며 "제품 용기, 포장지 등도 증거자료가 되므로 원인조사가 될 수 있도록 분실 또는 훼손하지 말고 보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발견 일시와 시간 등을 기록하고 사진, 영수증 등 증거자료와 함께 보관하면 이물 발생 신고 시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육아전문지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분유 이물질, #분유 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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