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서울도서관 앞에 차려진 '오마이TV' 부스
 서울도서관 앞에 차려진 '오마이TV' 부스
ⓒ 최지용

관련사진보기


17일 오후 5시가 넘어서며 서울 시청앞 광장에 사람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날 서울광장에서는 민주당의 '국민보고대회'에 이어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8차 국민촛불대회'가 예정돼 있었다. 두 행사에 참가하려는 인파가 몰리기 시작한 시각, 수첩과 사진기 그리고 방송카메라를 든 기자들의 모습도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 매주 수만 명이 모이는 촛불집회가 계속되고 있지만 대형 방송사에서 이를 외면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KBS와 MBC 등 공중파 공영 방송들이 가장 질타를 받고 있다. 국정조사가 진행되고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보다 "날씨 뉴스가 더 많다"는 비판이다. 이날도 행사 시간이 다 되었지만 이들 방송국의 카메라는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광장 주변에는 SBS의 중계차와 종편방송 JTBC카메라 기자만 눈에 띄였다.

대형 방송이 외면한 현장은 인터넷과 협동조합을 기반으로 한 언론들이 대신 채웠다. 이날 광장에는 <오마이뉴스>와 <오마이TV>를 비롯해, <국민TV> <GO발뉴스> <FACTTV(팩트TV)> <프레시안> 등이 홍보물을 나눠주거나 현장 생중계를 위해 부스를 설치했다. 이들은 서울도서관 앞에 나란히 천막을 치고, 공중파가 전하지 않는 현장을 지키며 촛불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와 생중계의 달인 <팩트TV>

서울도서관 앞에 차려진 '국민TV' 부스
 서울도서관 앞에 차려진 '국민TV' 부스
ⓒ 최지용

관련사진보기


<국민TV> 천막부터 찾았다. 현장 생중계를 하지는 않지만 조합원 모집을 위한 활동과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로 분주했다.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는 지난 3월 협동조합 언론사로 출범했다.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공영방송과 종합편성채널 등 방송사 대선보도의 정치적 불균형을 지적하며 대안 방송으로 등장했다. <나는 꼼수다>의 김용민 PD가 참여하고 있으며 김성훈 전 농림수산부 장관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현재 1만8000여 명의 조합원이 가입한 상태다. 현재는 인터넷이나 셋톱박스를 통해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조상운 <국민TV> 사무국장은 "시국회의가 처음 주최한 지난 6월 27일 촛불대회부터 매번 나오고 있다"며 "처음 광장에 나왔던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제 때는 263명이 가입했고, 그 뒤로 매번 촛불집회마다 평균 100여명의 시민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들이 촛불대회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현장 기자들의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사주가 지배하는 언론의 구조상 어쩔 수 없이 사주 마음대로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협동조합 형태의 언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도서관 앞에 차려진 '팩트TV' 부스
 서울도서관 앞에 차려진 '팩트TV' 부스
ⓒ 최지용

관련사진보기


<팩트TV>는 현장생중계에 잔뼈가 굵은 매체다. 지난 2007년 창간한 <커널뉴스>가 전신이다. 지난 2008년 광우병 우려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때부터 현장 생중계를 해왔다. 현재도 국정원 국정조사와 촛불현장을 HD방송으로 생중계하고 있다. 특히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촛불이 켜진 이후 57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현장을 생중계했다. 이날도 현장 중계 준비로 많은 스태프들이 땀을 흘리고 있었다.

<팩트TV> 운영지원실의 조수진씨는 "매일 생중계를 하고 있는데 방송을 보는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최소 3000명을 넘었고, 많을 때는 1만 명이 넘는다"며 "그만큼 국민적 관심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우리보다 더 영향력 있는 방송매체들에서 다루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촛불은 앞으로 우리 역사의 중요한 기로가 될 것"이라며 "그 현장을 왜곡 없이 기록하는 게 <팩트TV>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HD생중계에 정말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관심과 후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발로 뛰는 <GO발뉴스>와 제2창간 <프레시안>

서울도서관 앞에 차려진 'GO발뉴스' 부스
 서울도서관 앞에 차려진 'GO발뉴스' 부스
ⓒ 최지용

관련사진보기


MBC에서 해직된 이상호 기자를 중심으로 창간한 <GO발뉴스>
의 부스도 분주했다. 지난해 처음 사이트를 오픈할 당시 이상호 기자의 '1인 매체' 성격으로 시작한 <GO발뉴스>는 현재 5000여 명의 자발적 구독자를 기반으로 보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촛불대회를 생중계를 하지는 않지만 현장을 꼼꼼히 녹화하고 현장을 충실히 취재해 보도한다. <GO발뉴스> 역시 지난 6월 1차 국민촛불대회부터 현장에 나왔다.

나혜윤 <GO발뉴스> 기자는 "지난 주 촛불대회에도 5만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뉴스"라며 "언론이라면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전달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기자는 "현장에서 우리 매체를 아직 잘 모르는 분들께 설명하다보면 '언론이 똑바로 해야 한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며 "같은 언론인으로서 언론이 신뢰를 잃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도서관 앞에 차려진 <프레시안> 부스
 서울도서관 앞에 차려진 <프레시안> 부스
ⓒ 최지용

관련사진보기


마지막으로 찾은 <프레시안>은 지난 2001년 창간한 전통 있는 인터넷매체다. <프레시안>은 지난 6월 1일 언론사 지배구조를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고 재2창간에 나섰다. 보다 독립적이고 참여지향적인 언론으로 탈바꿈 한 것이다. 이날 현장에도 여러 기자가 나와 현장 생중계를 비롯해 각종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도하고 있었다.

이대희 <프레시안> 기자는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은 국가의 아주 중대한 사건"이라며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뉴스로 보도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최근 언론을 향한 비판에 "여전히 사람들이 언론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언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들 알고 있고 그 기대가 남아 있기 때문에 강한 비판이 제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와 <오마이TV> 역시 현장에 부스를 설치하고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오후 7시부터 시작하는 '8차 국민촛불대회'는 <오마이TV>로 실시간 생중계되며 SNS 등으로도 현장 소식이 전달될 예정이다.


태그:#오마이뉴스, #촛불, #프레시안, #국민TV
댓글36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5,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