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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여수지방해양항만청이 주관하고 항로표지기술협회가 주최하는 ‘여름바람 길을 여는 오동도 등대’ 문화공연을 펼쳐 많은 시민들에게 무더위를 식혔다.
 8일 오후 여수지방해양항만청이 주관하고 항로표지기술협회가 주최하는 ‘여름바람 길을 여는 오동도 등대’ 문화공연을 펼쳐 많은 시민들에게 무더위를 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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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도 등대가 불볕더위에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해 주고 있다. 등대는 꿈, 이상 그리고 희망을 상징한다. 지난 시절 등대는 민간인이 쉽게 출입할 수 없는 통제시설이었다. 그래서 희망의 빛보다는 어둡고 정적인 이미지가 더 강했다. 하지만 요즘 등대가 해양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 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여수지방해양항만청이 주관하고 항로표지기술협회가 주최하는 '여름바람 길을 여는 오동도 등대' 문화공연이 펼쳐져 많은 시민들에게 무더위를 식혔다. 이날 한국예총 여수지회에서 흥겨운 7080가요, 트로트, 벨리댄스를 선사했다.

등대지기 30년 정병만 대장...보람도 컸다.

오동도 등대지기 대장 정병만 소장(60세)은 올해 정년을 앞두고 있다. 그는 "평생을 등대지기로 몸담으면서 늘상 밤하늘 어둠을 밝혀줬던 터에 안전한 뱃길을 열어줘 해상 환경재앙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보람이었다"고 말했다.
 오동도 등대지기 대장 정병만 소장(60세)은 올해 정년을 앞두고 있다. 그는 "평생을 등대지기로 몸담으면서 늘상 밤하늘 어둠을 밝혀줬던 터에 안전한 뱃길을 열어줘 해상 환경재앙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보람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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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도 등대지기 대장 정병만(60) 소장은 올해 정년을 앞두고 있다. 제대말년 고참이지만 이번 행사를 치르고 있는 그의 얼굴에는 구슬땀이 흘렀다. 평생을 등대지기로 몸담으면서 보람도 컸다. 24시간 등대와 함께하며 밤 바다를 환하게 밝혀줬고, 그 덕에 배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기자가 등대지기 하면서 겪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물으니 그는 "거문도와 백도 사이에서 표류하던 작은 배가 있었는데, 그 배 선원이 4시간 동안 수영을 해서 거문도 등대로 올라왔고 이후 파출소에 연락해 표류하던 선박을 구한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등대지기로서의 감내했던 또 다른 사연도 전했다.

"처음 입사했을 때 거문도 등대로 첫 발령을 받았는데 외로움 때문에 '젊은 사람이 이 일을 해야 하나' 후회도 많이 들었죠. 그런데 육지로 나오니 다시 등대가 그립더라고요. 그래서 이후 낚시도 하고 취미를 찾았고 잘 적응했습니다. 그런데 벌써 정년이 되어 버렸네요."

세계 최초의 등대는 BC 3세기경 이집트의 프톨레마이오스 1세 소테르에 의해 세워진 알렉산드리아의 '파로스 등대'다. 반면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는 1903년 6월에 세워진 경기도 울진군의 '팔미도 등대'다.

오동도 안에 자리한 테마공원인 오동도 등대는 27m의 높이를 자랑한다. 이곳은 1952년 처음으로 불빛을 밝혀 올해로 61년째를 맞고 있다. 이 등대는 국내 최대 산단이 밀집해 있는 여수항과 광양항을 드나드는 선박의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해마다 오동도를 찾는 약 200만 명의 관광객 중 최소 1/3가량이 이곳 등대를 찾는다. 지역의 대표적인 명소로 꼽히는 이유다.

오동도 전망대를 찾은 관광객들이 전시관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오동도 전망대를 찾은 관광객들이 전시관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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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바람 길을 여는 오동도 등대’ 문화공연에서 한국예총 여수지회 회원들이 벨리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여름바람 길을 여는 오동도 등대’ 문화공연에서 한국예총 여수지회 회원들이 벨리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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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도 등대는 처음엔 8.4m의 백원형 철근콘크리트구조물이었다. 이후 2002년 8월에 높이 27m의 백색 8각형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 개축했다. 내부는 8층 높이의 나선형 계단구조다. 주목을 끄는 것은 전국적으로 보기 드문 전망대용 엘리베이터를 갖췄다. 전망대에 서면 여수, 남해, 하동 등 남해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또한 사무동 2층에는 전시실을 마련해 등대와 바다에 대한 색다른 볼거리도 제공하고 있다.

등대해양문화행사를 통해 거듭나는 오동도 등대

오동도 등대의 정식 명칭은 오동도 항로표지관리소이다. 광파는 10초에 1섬광이 터지는 섬백 광이다. 빛이 미치는 거리(광달거리)는 25마일로 약 40㎞에 이른다. 이곳 빛의 세기(광력)는 100만 칸델라를 넘는다. 참고로 1칸델라는 촛불 1개의 밝기로 촛불 100만개를 켜놓은 밝기다. 음파표지 기종은 전기 혼(horn)으로 30초에 1회 취명된다. 약 3㎞에서도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곳은 2008년까지 유인등대였던 백야도 등대를 무인화 시킨 후 원격제어로 운전 및 감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3명의 직원이 24시간 근무를 서고 있다.

영광에서 오동도 등대를 찾은 김리원(우)씨와 그의 친구들이 퀴즈에 당첨되어 경품을 탄후 오동도 등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영광에서 오동도 등대를 찾은 김리원(우)씨와 그의 친구들이 퀴즈에 당첨되어 경품을 탄후 오동도 등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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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등대해양문화공간'이 지정된 곳은 5군데다. 오동도 등대를 비롯해 우도 등대(제주), 영도 등대(부산), 속초 등대, 간절곶 등대(울주군)가 그 곳.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곳에선 1달에 1번씩 공연문화를 펼치고 있다. 국민들이 등대에 와서 해양문화를 체험하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함이다. 여수는 지난 4월 사진전시회를 시작으로 매달 문화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곳 관계자는 오는 10월까지 문화공연을 펼치니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

문화공연을 관람한 영광에서 온 김리원(20)씨는  "이벤트가 있어 좋은 것 같다"며 "여수 여행지 1위가 오동도 여서 친구들과 함께 오늘 이 자리를 찾았다가 퀴즈에 당첨되어 경품도 타서 추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라도뉴스> <여수넷통>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오동도등대, #등대지기, #등대해양문화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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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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