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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 여행에서 본 우도봉과 우도 선착장입니다.
 우도 여행에서 본 우도봉과 우도 선착장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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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 여행, 올 들어 세 번째입니다. 그만큼 매력적입니다. 왠지 경치, 즐길거리, 먹을거리, 사람 등이 다 끌립니다. 전생에 인연이 있었든지, 아님 소가 누워 있는 모양의 지세가 부드럽고 순해 궁합이 맞던지 둘 중 하나일 겁니다.

우도 경치는 우도봉, 우도 등대, 돌칸이, 검멀레 해변, 동안경굴 등이 압권입니다. 즐길거리는 서빈백사, 하고수동 해수욕장에서의 해수욕과 우도 잠수함 및 보트, 자전거, 승마, ATV, 스쿠터, 걷기 등 다양합니다. ATV는 사고가 잦아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왕이면 걷는 게 좋습니다.

먹을거리는 우도 특산물 땅콩으로 만든 땅콩 막걸리와 땅콩 아이스크림을 권합니다. 또 우도에서 꼭 먹어야 할 메뉴로 한치 주물럭과 한라산볶음밥, 회국수와 생선회, 보말칼국수 등이 유명합니다. 줄 서서 먹어야 할 정도니까.

지난 6일~8일까지 2박3일 여행에서 새롭게 발견한 우도 맛집이 있습니다. 그 음식점은 착한 돈가스와 착한 백짬뽕을 장착한 착한 '키다리 아저씨'입니다. 8월, 우도봉 입구에 개업한 곳이지만 맛에 깜짝 놀랐습니다. 여기에 비결이 숨어 있더군요.

입 떡 벌어진 백짬뽕, "이렇게 많이 주고 남아요?"

우도 맛집으로 손색없는 키다리 아저씨네 백짬뽕과 돈가스입니다.
 우도 맛집으로 손색없는 키다리 아저씨네 백짬뽕과 돈가스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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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맥주 1인 삼천원에 무한리필 문구와 키다리 아저씨네 식구들입니다.
 생맥주 1인 삼천원에 무한리필 문구와 키다리 아저씨네 식구들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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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했던 우무 절임입니다.
 특별했던 우무 절임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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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출함을 못 참고 지인과 '키다리 아저씨'네에 들렀습니다. 둘이라 두 개뿐인 메뉴 선택에 고민 없었습니다. 돈가스와 백짬뽕을 하나씩 시켜 나눠 먹으면 되니까. 어~, 한쪽에 눈에 확 들어오는 문구가 보였습니다.

"오픈 이벤트. 생맥주 무한 리필. 1인당 삼천원"

참새와 방앗간이라 했지요. 이 무슨 횡재냐 싶었습니다. 그렇잖아도 목마른 참에 잘되었습니다. 메뉴를 시킨 후 생맥주를 주문했습니다. 열대야까지 덮친 무더위에 갈증해소로는 생맥주만한 게 없지요.

밑반찬으로 무김치, 톳 무침, 물김치, 고사리나물, 우무 절임이 나왔습니다. 제주와 우도 생산물로만 내려고 애를 썼습니다. 특히 눈길이 가는 건 우무 절임이었습니다. 우무가사리로 만든 우무를 간장에 절였더라고요. 요거 어디에서도 맛 볼 수 없는 별미였습니다.

생맥주 한 잔을 다 들이킬 즈음, 메인 요리가 나왔습니다. 백짬뽕 그릇을 보자마자 입이 떠억~ 벌어졌습니다. 백짬봉 내용물도 장난 아니었습니다. 뿔 소라, 조개, 홍합, 딱새우, 오징어, 낙지에다 돼지까지. 마진이 남을까 싶었습니다. 서빙 하시는 분에게 바로 물었습니다.

"이렇게 많이 주고 남아요?"

그녀가 씨익~ 웃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 "요즘은 하나로 승부 안 됩니다. 맛과 양으로 동시에 승부 보려고요." 그 말에서 이제 막 개업한 따끈따끈한 음식점의 마음이 엿보였습니다. 의욕적인 새로운 삶의 출발에 기꺼이 박수치고 싶었습니다. 

전복 한 마리를 통째로 품은 돈가스에 '깜짝'

김범석 씨 많은 양의 백짬뽕을 먹으며 흐뭇해 합니다. 결국 남겼지만...
 김범석 씨 많은 양의 백짬뽕을 먹으며 흐뭇해 합니다. 결국 남겼지만...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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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흑돼지로 만든 돈가스에, 제주 전복 한 마리를 통째로 품은 돈가스입니다.
 제주 흑돼지로 만든 돈가스에, 제주 전복 한 마리를 통째로 품은 돈가스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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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가스를 자르다가 발견된 전복에 깜작 놀랐습니다.
 돈가스를 자르다가 발견된 전복에 깜작 놀랐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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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요? 장난 아니었습니다. 백짬뽕 국물은 아주 진했습니다. 혼자 느끼는 맛일까 싶었습니다. 저만치 아이와 식사 중인 김범석(28, 경기 안양)씨 가족에게 다가가 맛에 대해 물었습니다.

"육지에서는 맛볼 수 없는 신선하고 새로운 맛이다. 양도 많고, 깔끔해 승부 나겠다."

두 말할 것 없었습니다. 돈가스 먹는 태랑(2)이와 돈가스를 먹이는 엄마 김지혜(27)씨 표정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돈가스 그릇에 놓인 야채 사라다, 단무지, 오이 피클, 밥, 녹차 소스 등은 여느 곳과 비슷했습니다. 헉, 돈가스를 자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이럴 수가, 돈가스 속에 전복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 있었습니다. 돈가스 소스도 특별했습니다. 소스 안에 열매 같은 게 보였습니다.

결국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주방장을 모셨습니다. 20년 경력의 박석봉(40)씨는 돈가스 재료는 제주산 흑돼지 등심으로, 소스도 제주산 블루베리를 사용한다는 겁니다. 주재료를 거의 다 제주산으로 이용하는 지역사랑 정신이 깃들었습니다. 박 주방장이 밝힌 요리에 대한 철학은 반가움이었습니다.

"사람이 먹으면 약이 되는 음식을 만들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식혜가 나왔습니다. 여기에도 제주산 블루베리가 들어 있더군요. 주방을 살폈습니다. 손으로 만든 수제 돈가스며, 제주산 흑돼지 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만하면 약이 되는 음식을 내려는 마음 인증입니다. 부디, 처음 먹은 마음이 변치 않고 대박 나시길….

주방에서 손으로 직접 만드는 수제 돈가스입니다.
 주방에서 손으로 직접 만드는 수제 돈가스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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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면 약이 되는 음식을 만들려는 노력이 담긴 블루베리 넣은 식혜입니다.
 먹으면 약이 되는 음식을 만들려는 노력이 담긴 블루베리 넣은 식혜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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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푸짐함이 좋았던 백짬뽕입니다.
 맛과 푸짐함이 좋았던 백짬뽕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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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 올릴 예정입니다.



태그:#키다리 아저씨, #우도 맛집, #백짬뽕, #돈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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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힐 수 있는 우리네 세상살이의 소소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통해 삶의 향기와 방향을 찾았으면... 현재 소셜 디자이너 대표 및 프리랜서로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 여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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