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가 김장훈과 배우 안성기

연출가 김장훈과 배우 안성기 ⓒ 이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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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후, 경기도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는 가수 김장훈이 연출을 맡은 '경기도 DMZ 세계평화콘서트'(이하 '평화콘서트')가 열렸다. 올해 4월부터 미국으로 건너가 전미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그가 이를 잠시 접어둔 채 이 공연을 위해 달려온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또, 평화콘서트가 말하고 싶었던 '평화'란 어떤 것일까.

행사는 이번 공연의 총연출을 맡은 김장훈의 오프닝으로 시작되었다. 가수가 아닌 공연 총감독으로서 무대에 선 김장훈은 이번 공연의 기획의도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번 콘서트는 한반도를 비롯하여 세계의 '평화'를 노래하고자 하는 공연이며, 한편으로는 6.25전쟁에 참전했던 소년병들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기획되었다고 한다.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은 '김장훈 표'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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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 ⓒ 이세진


 비스트의 열정적인 공연

비스트의 열정적인 공연 ⓒ 이세진


평화콘서트에는 f(x)·걸스데이·에일리·비스트·케이헌터·디스보이즈(샘 해밍턴·조원석)·최민수&밴드 36.5·Luv(일본그룹)와 배우 안성기 등 각양각색의 출연진들이 참여했다. 특히 일본그룹 Luv를 초대한 것에 대해서 김장훈은 "음악으로 하나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장훈과 Luv는 김장훈의 히트곡 '나와 같다면'을 함께 열창하기도 했다.

공연 초반에는 국민배우 안성기가 축하메시지를 전하며 공연에 힘을 실어주었으며, 공연 말미에는 소설가 이외수가 참석해 공연의 취지에 공감하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공연에 연출가로 참여한 김장훈도 공연 후반부에는 '가수 김장훈'으로 돌아와서 '고속도로 로망스' '난 남자다' '나와 같다면' 등을 열창했다. 공연에 참여한 모든 이들이 멋진 무대로 관객들과 함께 했고, 전출연진이 출연료를 기부하며 관객들에게 다시금 감동을 안겼다.

이번 공연은 2012년 연말 김장훈의 콘서트 이후로 국내에서 오랜만에 만날 수 있었던 연출가 김장훈의 공연이기도 했다. 역시 김장훈다운 다양한 연출들이 공연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출연진들이 소개될 때마다 출연진들이 생각하는 '평화'의 의미에 대해 짚어볼 수 있는 오프닝 영상이 이어졌다. 대형 만국기가 평화누리공원 야외공연장의 하늘을 날아가고, 밤하늘 위에 워터스크린이 수놓아지기도 했다.

신인가수 케이헌터는 크레인을 타고 데뷔곡 '별이 될래요'를 부르며 관객들을 만났고, 신곡 '섀도우(Shadow)'로 활동 중인 비스트는 대형 배를 타고 무대에 등장했다. 출연진들의 무대를 돋보이기 위해 공연 속에 스며든 세심한 연출들, 그리고 관객들의 감동을 배가시키는 김장훈 표 연출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어서 기분 좋은 공연이었다.

백발의 노신사 된 소년병, 평화를 노래하다

 소년병들이 부르는 '아리랑' with 김장훈

소년병들이 부르는 '아리랑' with 김장훈 ⓒ 이세진


일찍이 행사관련 보도를 통해서 화려한 출연진들의 참여와 전출연진 기부 등으로 화제가 되었던 평화콘서트는 올해 4월부터 한국을 떠나 해외활동에 주력해온 가수 김장훈이 연출을 맡는다는 것만으로도 큰 이슈가 되었다. 특히 김장훈은 이번 콘서트의 총감독직을 맡아 달라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삼고초려 끝에 이를 수락했다고 한다. 그가 전미투어 도중 일시귀국까지 해가면서 이번 공연 총감독직을 수락하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소년병'들의 안타까운 사연 때문이었다.

공연 중 대형스크린에는 소년병들에 얽힌 이야기들이 소개되었는데, 주로 참혹한 전쟁에서 겪은 상처를 평생 안고 살아간다는 내용들이었다. 하지만 소년병들을 기억하는 작은 기림비 하나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이번 공연을 연출한 김장훈은 공연장을 찾은 김문수 도지사에게 소년병들을 위한 기림비 건립을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공연 가장 마지막에 펼쳐진 소년병들의 무대였다. 어느새 백발의 신사가 되어버린 소년병들은 이번 무대에 선 여느 팀들 중 가장 큰 감동을 선사했다. 평화콘서트가 노래하고 싶었던 '평화'는 더 이상 어린 소년병들이 전쟁에 내몰리지 않는 세상이 아닐까. 한편으론 이미 그런 아픔을 겪은 분들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는 것 역시 이번 공연이 말하는 '평화'가 아닐까 싶다.

'세계 유일 분단국가'인 한국의 경기도 DMZ에서 열린 평화콘서트를 통해 세계인들의 마음  속에 평화의 의미가 깊이 새겨졌을 것이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이 평화에 앞장서는 좋은 취지의 행사들이 이어질 수 있길 바라본다.

덧붙이는 글 개인블로그 http://sejin90.tistory.com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세계평화콘서트 DMZ 평화 김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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