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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식 SK텔레콤 사업총괄 사장(가운데)이 26일 오전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TE-A 서비스 상용화를 발표하고 있다.
 박인식 SK텔레콤 사업총괄 사장(가운데)이 26일 오전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TE-A 서비스 상용화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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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광대역 주파수'에 목메는 KT에 일침을 가했다. 양사가 광대역 주파수 없이도 기존 LTE보다 2배 빠른 LTE-A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이번주 주파수 할당에 막판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SKT는 26일 기존 LTE보다 속도가 두 배 빠른 'LTE-A(어드밴스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떨어진 두 주파수 대역을 하나처럼 묶는 '주파수 묶음 기술'(CA: 캐리어 어그리게이션)을 활용해 LTE 데이터 전송속도를 75Mbps에서 최대 150Mbps로 끌어올린 것이다.

이에 질세라 LG유플러스도 이날 오는 7월 초부터 LTE-A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역시 800MHz 대역과 2.1GHz 대역을 하나로 엮은 것이다.

"광대역 주파수 없어도 2배 빠른 LTE 가능"... KT에 일침

이날 발표는 공교롭게 미래창조과학부 주파수 할당 공고를 앞두고 이뤄져 관심을 끌었다. 미래부는 지난주 공청회를 통해 사실상 KT 인접대역을 할당해 조기 광대역 서비스를 유도하는 방안을 내놨다. KT가 1.8GHz 대역에 보유 중인 20MHz폭과 인접한 15MHz폭을 합쳐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하면 복잡한 기술 없이도 바로 LTE-A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 인접대역 할당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양사보다 예정보다 2~3개월 앞당겨 LTE-A 상용화를 시작하는 건 두 가지를 의미를 갖는다. 굳이 광대역 주파수 없이도 LTE-A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줌으로서 인접대역 확보에 사활을 건 KT에 일침을 가하는 한편, 혹여 KT가 인접대역을 할당받아 광대역 서비스를 시작하기에 전에 LTE-A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SK텔레콤은 이날 삼성전자 '갤럭시S4 LTE-A'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모두 LTE-A 단말기 7종을 선보이고, LG유플러스 역시 갤럭시S4를 비롯해 LG 옵티머스G2 등 6종을 선보이는 등 앞으로 출시되는 모든 단말기에 LTE-A를 적용할 예정이다.

또 SK텔레콤은 LTE-A 요금도 기존 LTE 요금제를 그대로 적용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신규 수요를 자연스럽게 LTE-A로 흡수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SK텔레콤은 이날부터 서울 전역과 경기도와 충청도 지역 총 42개 시 중심가와 103개 대학가 등지에서 LTE-A 서비스를 시작하고 순차적으로 전국 84개시로 확대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도 오는 9월까지 서울, 수도권과 광주, 대전 등 주요 도시에 서비스하고, 나머지 도시는 연말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KT '인접대역' 할당 받아도 경쟁사보다 LTE-A 늦어

LG유플러스는 26일 오는 7월초부터 서울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LTE-A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서울역에서 LG유플러스 직원들이 LTE-A 상용화 연동시험을 진행하는 모습
 LG유플러스는 26일 오는 7월초부터 서울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LTE-A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서울역에서 LG유플러스 직원들이 LTE-A 상용화 연동시험을 진행하는 모습
ⓒ LG유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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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KT는 오는 8월 주파수 경매를 통해 인접대역을 할당받더라도 서울·수도권은 바로 광대역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지만, 광역시는 내년 3월 이후, 전국 서비스는 내년 7월 이후에 시행하는 제한 조건을 부여받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경쟁 사업자가 먼저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KT가 구축한 망을 경쟁사에 제공하는 로밍 협약이 이뤄지면 상관없지만, 현재 양사가 구축한 CA 서비스는 광대역 서비스에 해당하지 않으며, KT의 로밍 제안도 양사가 사실상 거절했기 때문에 조건이 해제될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LTE-A 속도 측면에서만 보면 경쟁사보다 6개월 이상 뒤지는 셈이다.

실제 박인식 SK텔레콤 사업총괄(사장)은 이날 오전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교롭게 주파수 할당 일정과 비슷한 시기에 LTE-A를 서비스하게 됐지만 CA는 한정된 스펙트럼을 효율적으로 이용해 속도를 올리는 기술적인 이슈고면 새 주파수 할당은 자원을 배분하는 정책"이라며 선을 그었다. 애초 9월 상용화 계획을 3개월이나 앞당긴 것도 단말기 등 준비가 예상보다 빨라졌기 때문이라도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또 LTE-A와 광대역 서비스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박 사장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속도가 2배 빨라진다는 측면에서 비슷하다"면서도 "광대역은 기존 기술 그대로 이용할 수있는 반면 LTE-A는 다른 주파수를 하나로 합치는 만큼 여러 고급 기술이 들어간다"며 기술적 우위를 과시하기도 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처럼 기술적으로 KT 광대역 서비스에 대비하는 한편 정책적으로 KT 인접대역 확보도 저지하고 나섰다. 25일 열린 미래부 주파수 할당 자문위원회에서 KT 인접대역을 할당하는 3안과 할당하지 않는 1안으로 합쳐 복수로 경매에 붙이는 4안을 유력하게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양사는 25일 KT 인접대역 할당시 주파수 경매를 사실상 보이콧하겠다는 취지의 건의문을 각각 미래부에 제출하는 초강수를 날렸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20일 발표한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 방안. 방통위가 지난 2월 발표한 3개 안을 절충한 2개 안을 추가했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20일 발표한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 방안. 방통위가 지난 2월 발표한 3개 안을 절충한 2개 안을 추가했다.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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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맞서 KT는 이날 "이달부터 경쟁사가 제공하는 CA로 인해 LTE-A 경쟁에서는 오히려 KT가 불리한 상황"이라며 맞불을 놨다. 반면 KT는 전파간섭 문제로 900MHz 대역을 CA에 활용할 수 없어 오히려 불리한 상황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미래부는 현재 국민 편익을 위해 조기 광대역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KT 인접대역 할당 자체를 막을 명분은 부족한 상황이다. 더구나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KT의 조기 광대역 서비스에 반대하는 명분 가운데 하나가 이통3사 가입자간의 '서비스 역차별'이다. 따라서 양사의 LTE-A 조기 상용화는 오히려 미래부에 KT 인접대역 할당 명분을 제공하는 '역효과'도 배제할 수 없다.


태그:#주파수 할당, #LTE-A, #LG유플러스, #KT, #S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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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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