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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근 배우, 안도현 시인, 주진우 기자, 탁현민 공연기획자가 20일 오후 삼청동 청와대 입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사과 및 책임자 처벌' '국정원 독립 방안 마련' 등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와 꽃을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 성명서에는 조국 교수, 정지영 감독, 진중권 교수,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도종환 민주당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 '꽃' 든 남자들 청와대 항의방문 문성근 배우, 안도현 시인, 주진우 기자, 탁현민 공연기획자가 20일 오후 삼청동 청와대 입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사과 및 책임자 처벌' '국정원 독립 방안 마련' 등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와 꽃을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 성명서에는 조국 교수, 정지영 감독, 진중권 교수,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도종환 민주당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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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1시 청와대 춘추관과 삼청동 카페 거리로 나뉘는 길목 공터에 '꽃을 든 남자' 4명이 나타났다. 배우 문성근(전 민주당 대표 권한대행), 안도현 시인, 주진우 <시사in> 기자, 공연연출가 탁현민씨가 그들이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성명서와 꽃, 시를 전달하기 위해 왔다. 성명서엔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하고, 책임자를 강도 높게 처벌하는 동시에 국정원 등 수사기관 독립 방안을 내놓으라는 요구가 담겨 있다.

자신들이 꽃을 든 이유에 대해 탁씨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파악하고 대처해 달라고 부탁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냥 빈 손으로 가기도 그래서 꽃을 준비했다"며 "저희가 불청객이지만 나름대로 예의를 차리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신들의 소속 단체나 정당의 이름으로 성명을 내지 않은 데 대해 탁씨는 "이번 사건에 대해 아직까지 개인들의 경각심이 크지 않은 것 같다"며 "안도현, 문성근, 주진우, 탁현민이 각 개인의 자격으로 여기에서 입장을 밝히게 됐다. 한국에 사시는 모든 분들이 개인의 입장으로 이 사건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4명만 모였지만 성명서는 9명의 이름으로 나왔다. 이날 모인 4명 이외에도 조국 서울대 교수, 정지영 영화감독, 진중권 동양대 교수,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도종환 민주당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청와대로 향하는 길에 문성근 배우, 안도현 시인, 주진우 기자, 탁현민 공연기획자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하려던 꽃다발이 놓여 있다.
▲ '꽃' 든 남자들 청와대 항의방문 청와대로 향하는 길에 문성근 배우, 안도현 시인, 주진우 기자, 탁현민 공연기획자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하려던 꽃다발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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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과 경찰 옹호하며 상대방 공격한 게 박근혜 후보"

이들은 성명서에서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을 "변명할 여지가 없는 국기문란이고 헌법파괴"라고 규정하면서 "대체 어느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 정보기관이 이런 행각을 벌일 수 있겠느냐"고 한탄했다.

이들은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 경찰에 대해 "수사기관이기를 포기하고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해 버렸다"면서 "범죄증거를 확보하고도 거짓 발표로 민심을 호도했다, 대선 결과에 영향을 끼치려는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불구속 기소한 데 대해 이들은 "배후와 진상을 규명할 의지가 없음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라며 "수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검찰이 지난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지만씨가 5촌 조카 살인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주 기자 등을 허위사실 유포로 기소한 데 대해, 이들은 "검찰이 '물타기' 목적의 보복적 검찰권을 남용하고 있다"며 "후보 검증 차원에서 혹은 알 권리 차원에서 이뤄진 언론이나 SNS상의 의혹제기조차 재갈을 물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그러나 보다 심각한 것은 대통령과 청와대, 집권당의 오만하고 무책임한 태도"라며 "(대선 당시) 국정원과 경찰의 행태를 옹호하며 오히려 상대 후보에게 책임을 물었던 게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이제 진실이 드러났으면 분명한 해명과 진심어린 사과를 하는 것이 책임있는 정치인의 모습이다. 왜 아무 말이 없느냐"고 따졌다.

"국민 분노 외면하면 정권 정통성 부정하는 불행한 사태 생길 수도"

청와대로 향하는 인도를 봉쇄하고 있던 경찰이 문성근, 안도현, 주진우, 탁현민씨를 통과시킨 뒤 기자들은 못들어가게 차단하고 있다.
▲ '꽃' 든 남자들 청와대 항의방문 청와대로 향하는 인도를 봉쇄하고 있던 경찰이 문성근, 안도현, 주진우, 탁현민씨를 통과시킨 뒤 기자들은 못들어가게 차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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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진심으로 사과하고, 강도 높게 '책임자 처벌' '정보기관 개혁' '수사기관 독립' 방안을 내놓길 엄중하게 요구한다"며 "사태 해결의 책임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묻는 근거는, 집권당도 국정원도 검찰도 경찰도, 모두 대통령만 바라보며 법이 정한 정도를 가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민들의 이런 분노와 민심을 외면한다면, 대선 불복이나 정권 정통성 부정의 불행한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성명을 발표한 4명은 청와대 민원실에 가서 성명과 꽃, 안도현 시인의 시를 전달하려 했지만 길을 막고선 경찰 50여 명에 막혔다. 경찰은 이들의 통행은 허용하면서도 취재진과 이들 4명을 보러온 시민 30여명까지는 통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10여 분 경찰과 협의를 벌였지만 당초 방침이 바뀌지 않자, 이들 4명은 꽃다발과 성명서, 시를 길바닥에 내려놓고 박 대통령에게 이를 전달해 달라고 부탁하고는 뒤돌아섰다.


태그:#국정원 사건, #주진우, #조국, #표창원, #문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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