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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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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문화예술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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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시스테마(El Sistema)가 경기도 안양에 상륙했다. 엘 시스테마는 '베네수엘라의 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무상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뜻하는 고유명사다. 베네수엘라 빈민가의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쳐 범죄예방과 미래에 대한 꿈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된 사회변혁 프로그램이다.

엘 시스테마는 '기적의 오케스트라'로 불린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반응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엘 시스테마는 현재 베네수엘라를 넘어 남미 전역은 물론 세계 각국의 사회 개혁 프로그램으로 확산됐다. 2004년 다큐멘터리 영화 <연주하고 싸워라>(Tocar y Luchar) 그리고 2008년 <엘 시스테마>(El Sistema) 등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엘 시스테마의 한국 이름은 '꿈의 오케스트라'(El Sistema Korea)다. 지난해 2월 '꿈의 오케스트라'가 베네수엘라 오케스트라 교육 전문기관인 시몬볼리바르 음악재단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엘 시스테마 코리아'가 탄생했다. 안양에서 추진하는 엘 시스테마는 '2013 꿈의 오케스트라 안양'이다.

꿈의 오케스트라는 문화예술을 쉽게 접할 수 없는 소외계층의 아동들에게 오케스트라 교육을 제공하는 정부지원 사업이다. 지난 2010년부터 전국 17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 13개 신규 기관이 추가로 선발됐다. 안양문화예술재단은 13개 신규 지정 기관 중 하나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은 '안양문화예술재단'(이하 재단)이다. 예술재단은 지난 16일 교육에 참가한 어린이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열고, 18일 수업을 시작했다. 18일 오후 5시, 수업이 한창인 문화 예술 재단을 방문해 김경수 수석강사를 만났다.

"제2의 정명훈,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김경수 수석강사
 김경수 수석강사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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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는 굉장하다. 가장 힘들게 사는 아이들부터 상류층까지, 심지어 차베스 대통령 딸까지 엘 시스테마에 참여해서 소외계층 아이들과 소통했다. 이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 즐겁게 음악을 하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김경수(50) 수석강사가 꿈의 오케스트라 사업에 강사로 참여한 이유다. 김 수석강사는 지난 2011년부터 '꿈의 오케스트라' 수석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성남 '꿈의 오케스트라'에서 음악감독을 했다. 김 수석 강사는 엘 시스테마로 아이들 마음도 어루만질 수 있다고 '장담'했다.

"엘 시스테마는 일대일로 이뤄지는 도제식 교육이 아니라, 일대 다(多)로 이뤄지는 합동교육이다. 서로 배려하고 서로 호흡하면서 그 안에서 개인적 기량을 기를 수 있는 교육이다. 이 프로그램은 성폭력·집단 따돌림·언어폭력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이들이 음악으로 '힐링'하고 마음을 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이 안(엘 시스테마)에서 뿌리내렸으면 좋겠다.

음악은 시간 예술이다. 그래서 우선은 시간 개념을 심어주려 한다. 그다음엔 내적 동기를 끌어내야 한다. 아마 부모한테 '등 떠밀려' 온 아이들 많을 텐데 그 아이들에게 흥미를 유발해 최단 시간에 내재적 동기를 심어줘야 한다.

지속적으로 성과가 나오려면 1~2년 해서는 안 되고, 초등학교 2~3학년 아이들이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해야 한다. 나아가 여건이 된다면 가족 오케스트라를 만들고 싶다. 부모들이 교육에 참여해서 악기를 하나씩 다룬다면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이 안에서 제2의 정명훈도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아니,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길은 음악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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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문화예술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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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대한 김 수석강사의 철학은 독특했다. 한 마디로 '모든 길이 음악으로 통한다'는 논리였다. 들을 땐 '논리 비약'이란 생각도 들었지만 곰곰이 생각하니 일리 있는 말이었다.

"우리 가족은 '음악 가족'이다. 아내도 음악을 하고 딸도 음악을 한다. 그런데 아들은 특이하게도 운동을 한다. 아들이 운동을 잘하는데도 음악의 도움이 크다고 본다. 스포츠의 유연함 같은 게 사실은 음악의 리듬에서 나오는 것이다.

리드미컬은 모든 분야에 필요하다. 심지어 공부까지도 말이다. 아이들이 이 리드미컬을 잘 흡수한다면 살아가는 데 크게 유용하리라 본다. 남미가 축구를 잘하는 이유도 음악이 있기 때문이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그곳은 가무가 발달한 곳이다. 이것이 바로 음악이 가지고 있는 힘이다."

김 수석강사의 목표는 두 가지였다. 1차 목표는 아이들 인성교육이고, 2차 목표는 정명훈 같은 천재 음악가를 길러내는 것이다.

'2013 꿈의 오케스트라 안양'의 전 과정은 무상으로 이뤄진다. 연습실·악기 등도 마찬가지다. 올해 배정된 예산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지원금 9000만 원. 올해 8월에는 실내에서, 10월에는 실외에서 정기 연주회를 할 예정이다. '꿈의 오케스트라 안양' 매니저인 안양문화예술재단 김수현 대리는 "8월 공연에는 약간 미숙한 모습을 보여 드릴 수도 있지만, 10월 공연에 오시게 되면 놀라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태그:#꿈의 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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