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영등포 CGV에서 열린 1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기자회견

18일 오후 영등포 CGV에서 열린 1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기자회견 ⓒ 성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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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와 애니메이션을 통해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더 콩그레스>로 막을 올리고 테러를 생중계하는 스릴러 <더 테러 라이브>가 대미를 장식한다. 44개국에서 가져온 230편의 영화는 열흘간의 시간동안 관객들을 환상속의 세상으로 안내할 것으로 보이지만, 영화제를 준비한 집행위원장은 아무래도 초조한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부천영화제)가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 CGV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7회 행사의 윤곽을 드러냈다. 상영작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지만 해를 거듭할 수록 국제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최고의 판타스틱 영화 축제답게 올해도 질적 수준이 높은 작품들로 영화제를 구성했다는 것이 부천영화제 측이 보이는 자부심이다.

하지만 최근 경기도의회 의장이 부천영화제 측의 지원으로 칸 영화제를 다녀온 것이 문제가 되면서 김영빈 집행위원장이 부패 혐의로 국가권익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는 영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빈 집행위원장은 올해 영화제의 특성에 대해 "부천시청을 중심으로 해서 축제성과 정체성을 강화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또 "관객들을 최대한 배려하겠다"며 "시민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경기도의회 의장의 출장 건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국가기관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해석을 내리는 게 마땅치 않다면서 책임 하에 진행된 부분이 문제가 있다고 하면 법적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다만 "영화제 지평을 넓히고 영화제 이해를 넓혀야 하는 것이 저에게 맡겨진 책무였기에 부천영화제가 잘 될 수 있도록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소신을 갖고 일해 왔던 것이 법적인 문제로 부딪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의회 의장 외유 논란, "조사 결과 따라 법적 도의적 책임질 것"

박진형 수석 프로그래머는 올해 작품 경향에 대해 "이제는 장르영화와 예술영화의 구분이 완화됐다"면서 "올해 칸 영화제를 비롯한 다수의 영화제들이 장르영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고, 마니아층을 넘어 관객층이 넓어진 상태"라고 소개했다.

또한  "장르영화가 어떤 식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는지 아시아 장르영화가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지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특별전이나 회고전을 통해 장르영화들이 어떤 경로를 밟아왔는지를 설명해 주고 필리핀 장르 영화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무서운 이야기뿐만 아니라 판타스틱한 영화들이 예전보다 많아졌다"는 것도 박 프로그래머가 밝힌 올해 영화제의 특색이다.

 17회 부천국제영화제의 주요 상영작. 왼쪽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더 콩그레스>, <더 테러 라이브>, <골드>, <핼리>

17회 부천국제영화제의 주요 상영작. 왼쪽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더 콩그레스>, <더 테러 라이브>, <골드>, <핼리>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폐막작은 모두 부천영화제와 인연이 있는 작품들로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개막작 더 콩그레스는 2008년 개막작이었던 <바시르와 왈츠를>을 연출한 이스라엘 출신 아리 폴먼 감독의 신작이다. 아리 폴먼 감독은 5년 만에 다시 개막작 감독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게 됐다.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혼합된 <더 콩크레스>는 <바시르와 왈츠를>과 같은 형식이다. 감독은 <더 콩크레스> 역시 미디어와 권력이라는 현대 사회의 이슈를 미래라는 상상의 거울을 통해 냉철하게 비판한다.

폐막작은 배우 하정우가 주연한 작품으로 오는 8월 1일 개봉을 예정하고 있는 <더 테러 라이브>다. 마포대교를 폭파하겠다는 청취자의 협박을 계기로 연쇄 폭탄 테러의 실상을 90분 동안 TV로 독점 생중계하는 스릴러 영화다. 특히 제작지원프로그램인 '아시아 판타스틱영화 제작 네트워크(NAFF)-잇 프로젝트'에 출품됐고 수상한 경력도 있어 의미가 크다는 것이 영화제 측의 설명이다.

부천영화제는 다른 영화제들과 마찬가지로 판타스틱 영화 프로젝트를 영화산업관계자들과 연계시켜 제작을 돕고 있는데, NAFF 책임을 맡고 있는 남종석 전문위원은 "전규환 감독의 <무게>을 비롯한 24편의 작품이 만들어졌고, 완성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영과 해외 영화제 출품을 통한 수상을 돕고 있다"면서 "많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주요 상영작으로는 베를린, 로테르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각각 올랐던 <골드>, <핼리>, <페이퍼보이 : 살인자의 편지> 등 12편의 핵심 경쟁 부문인 부천 초이스 작품으로 선정됐고, 한국영화로는 장철수 감독의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이들 작품들과 겨루게 된다. 장철수 감독은 지난 2010년 영화제 때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로 작품상 등 3관왕을 차지한 전력이 있다.

단편 경쟁에서는 서울독립영화제와 인디포럼 등에서 호평받은 최주용 감독의 <밀청>과 필리핀 영화 <깊은 잠>, 스페인 영화 <예수vs좀비> 등이 1300만원의 상금을 놓고 경쟁을 펼치게 된다. 이밖에 선댄스영화제 상영작인 <사랑인줄 알았어>, 로테르담영화제 대상 수상작인  <그녀 제인>, 유바리판타스틱영화제 그랑프리 작품인 <어둠에서 손을 뻗쳐> 등도 상영작 목록에 올라 있다. 일본 츠카모토 신야 감독과 한국영화아카데미 특별전 역시 관객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작품으로 가득 편성돼 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경쟁 진출, 스크린 독과점 포럼도 예정

 1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홍보대사 배우 이현우, 후지이 미나

1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홍보대사 배우 이현우, 후지이 미나 ⓒ 정지욱


부대 행사로 주목을 끄는 것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포럼이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와 부천영화제가 공동 주최하는 포럼은 미국과 유럽영화산업의 독과점 금지 법안과 다양성 영화 지원 법안을 살펴보고 한국의 스크린 독과점 관련 문제점과 모순점을 분석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스크린 독과점 해소에 대한 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스크린 독점 논란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상태에서 독과점 문제를 논의하는 포럼은 부천영화제를 더욱 판타스틱한 모습으로 면모시켜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홍보대사인 피판 가이와 피판 레이디에 배우 이현우와  일본 출신 배우 후지이 미나가 각각 선정됐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현우는 "홍보대사로 선정돼 영광이고 영화제가 알려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고,  후지이 미나 역시 서툴지만 또박또박한 한국말로 "역대 부천영화제 홍보대사를 보니 대단한 분들이 많아 책임감을 느낀다"며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부천영화제는 오는 7월 18일 부천체육관에서 개막해 26일 폐막한다. 관객들을 위한 앙코르 상영은 28일까지 이어진다. 부천영화제 측은 지하철 7호선의 연장개통으로 영화제 행사장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관객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PIFAN 이현우 후지이 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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