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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너머 꿈을 꾸는 것은 자기중심의 '이기적인 나'에서 '이타적인 나'로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에게만 가능하다. 백만장자가 되기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백만장자가 되어 가난한 사람들을 돕겠다는 이타적인 발걸음을 한 번 더 내딛어야 한다. 의사가 되어 인류의 난치병을 없애는 데 일조하겠다는 포부도 좋겠다. 무엇이든지, 그것은 내 배 불리고 내 등 따뜻하게 하는 정도의 꿈을 넘어서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이 꿈 너머 꿈이다. -<꿈 너머 꿈>, 나무생각, 2009년 4월 7일(14쇄), 38쪽-

독자들에게 꿈과 희망의 전도사가 되어 <고도원의 아침편지>로 320만 명의 아침을 깨우는 고도원이 지난 2007년 펴낸 <꿈 너머 꿈>이라는 책의 한 대목이다. 고도원 이전까지는 진실로 꿈을 성취하는 것이 최선이었다면, 고도원 이후는 꿈을 성취하고 난 뒤에 어떻게 살 것인가가 더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인식의 전환은 꿈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어주고 세상이 밝아지게 하며, 우리가 더욱 성숙하는 계기가 되게 한다.

고도원은 충주에서 아침편지 명상센터 '깊은산속 옹달샘'을 운영하며 휴식과 치유의 시간을 제공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 청소년 멘토링 프로그램인 '깊은산속 링컨학교'를 열어 청소년들이 자신의 꿈을 찾고, 세상을 밝게 하는 리더로 성장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

고도원의 꿈꾸는 링컨학교
▲ 아침 편지 고도원의 <위대한 시작> 고도원의 꿈꾸는 링컨학교
ⓒ 꿈꾸는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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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원이 이번에 새로 펴낸 책 <위대한 시작>은 '링컨학교'를 거쳐 간 수많은 청소년들이 꿈과 고민, 그리고 희망을 바탕으로 쓴 책이라고 저자는 고백했다. 다시 꿈을 이야기하고, '꿈 너머 꿈'을 말하면서도 이제는 매우 구체적인 만남을 통해 '실현'시키고자 하는 책, <위대한 시작>이 청소년들에게 '꿈 길잡이' 역할을 하는 책이 되어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청소년뿐만 아니라, 오늘도 '시대의 파도'를 타고 넘는 1000만 명의 청소년들을 보석같이 잘 키우고자 하는 부모들이나, 교육 일선에서 고민하는 교사들도 같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과연 고도원의 <위대한 시작>은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밝아지고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았으며, 아이들과 이미 소통이 되는 열린 인식을 제공해준다.

고개 들어 별을 바라보라

<위대한 시작>은 아이들의 고민과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전개해 나간다. 그 질문은 꿈과 직업, 공부와 배움, 꿈을 이루는 방법, 외모와 먹거리, 성적과 자신감, 사랑과 관계 등 다양하다.

사실 내가 살았던 청소년기를 돌이켜보면, 꿈이라는 문제가 그리 절실하지 않았던 것 같다. 꿈이라는 것이 그렇게 의도된 것이며, 준비하는 것이었던가. 대체로 가난한 시절을 살았던 우리는 사람과 관계 맺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으며, 경쟁도 그리 격화되지 않은 시절이었다. 입시가 지상 목표가 아니어서 책도 많이 읽고, 친구들과 어울려 뛰어놀 수 있었다. 그래서 정신의 우울과 자기 고립에 빠지지 않았다. 꿈도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살다보면 길이 보이고, 방향 전환도 하며, 부침을 겪기도 하면서 오늘의 나를 만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청소년들은 학교에 진로상담교사를 1명씩 배치하여 꿈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환경 속에 살고 있다. 그리고 텔레비전이나 각종 강연을 통해 꿈을 이룬 사람들의 성공담을 많이 듣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꿈이 없으면 목표가 없는 사람이 되고, 그러면 자기 인생에 무기력한 사람인 것처럼 인식되어, 마치 꿈을 가지도록 강요받는 것 같이 느끼기도 했다.

그래서 "저는 꿈이 없는데, 꼭 꿈이 있어야 하는 건가요?" 하고 묻는 게 이 책의 첫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저자의 대답이 런던 패럴림픽 개막식 때 나타난 스티븐 호킹 박사의 말, "고개 들어 별을 바라보라"는 것이었다.

꿈을 갖는다는 것은 북극성을 띄우는 일입니다. 북극성은 옛날부터 방위를 알려주는 기준이 되어 '길잡이별', '여행자의 별'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가슴에 북극성이 떠 있는 사람은 비록 길을 잃는다 해도 결코 방향을 잃지 않습니다. 북극성을 바라보며 걷기 때문입니다.(본문 23쪽)

꿈이라는 것이 삶의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라는 저자의 '북극성' 이야기는 강요되지 않는 자연스러운 공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스티븐 호킹 박사의 '별'과 저자의 '북극성'이 꿈을 꿈답게 한다.

모든 경험은 꿈의 보물창고

그러나 꿈이란 건 단선적이지 않고, 일관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한 번 가진 꿈이 끝까지 변하지 않고 이루어지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그러므로 청소년 시절에 이런 생각은 당연하다.

"꿈이 자꾸 변해요. 이렇게 우왕좌왕하다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닌지 불안해요."

저자는 이런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꿈은 끊임없이 살아 움직인다'고 하며, 가령 역사학을 전공한 학생이 역사학자나 역사 교사가 되고 싶어도 경쟁이 치열해서 미래가 불안하다고 할 때, 이는 작은 생각에 머무르는 것이라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역사학은 인류의 오랜 이야기이고 삶의 기초이며, 지혜의 근원이므로, 이를 펼칠 수 있는 길은 무궁무진하다는 것. 말하자면 넓고 크게 보라는 것이다. 역사학은 인문학의 바탕이기에 다른 학문과 연결 지을 수 있고, 다른 직업을 선택하더라도 상상력과 콘텐츠의 좋은 밑바탕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꿈은 바뀔 수 있으며, 전공과 상관없는 직업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배우고 익힌 것은 모두 좋은 경험이 되고 자산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 말 또한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며, 누구에게나 그러하다. 다만 청소년들은 강요되는 미래 때문에 불안해하는 것인데, 저자는 매우 다감하면서도 힘 있게 불안해하지 말라고, 꿈이 있는 것만으로도 삶이 풍요로워진다고 말하고 있다.

반면 저자는 꿈과 학교 공부를 갈등 관계로 보지 않고, 우호적인 관계로 보고 있다. 공부와 상관없는 꿈이어서, 공부하는 시간에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하고 싶다는 어떤 아이의 말에 결코 배움의 기본기는 놓치지 말라고 주문한다. 또한 실패와 좌절에 대한 다음 말도 저자의 건강한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우리의 아름다운 꿈이 자라나는 곳은 꽃밭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꿈이 자라기 위해서는 역경, 시련, 좌절, 절망의 계곡을 건너야 합니다. (줄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많이 실패하는 것이 낫고, 아무 것도 느끼지 않는 것보다 실망하고 좌절하고 슬퍼해보는 것이 낫습니다. 청소년기에는 실패조차 많이 경험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실패가 내면을 강하게 만들고, '작은 실패'를 통해 성공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본문 60쪽)

혼자만의 꿈을 세상의 꿈으로

무엇보다 이 책에 호감이 가는 것은 바로 '꿈 너머 꿈'을 통해, 혼자만의 꿈을 세상의 꿈으로 확장할 수 있게 길을 열어준다는 것이다. 꿈 너머 꿈을 말하기 위해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소아마비 백신을 만들어 보급시킨 조나스 에드워드 소크 박사 이야기다.

그는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하느라 오랜 시간 고생을 했지만 백신을 개발하자 수많은 제약회사에서 특허를 양도해달라는 제안을 하자, 그는 거절하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백신을 특허 등록하지 않을 겁니다. 저 태양을 특허로 신청할 수 없듯이 말입니다."

그는 특허를 신청해서 큰 부자가 될 수 있는 길을 버리고,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길을 택했다. 그 덕에 소아마비 발병률이 무려 99퍼센트 이상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백신 개발의 '꿈'에서 인류의 행복과 건강을 생각한 '꿈 너머 꿈'으로 확장된 사례이다.

이제 꿈을 가졌으면 어떻게 해야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저자는 이를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체력은 꿈을 밀어주는 힘'이므로, 많은 방법들 중에서 체력을 제일 먼저 제시한 것이 눈에 띈다. 수 년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1위를 놓친 적이 없는 핀란드는 체육활동을 중시하고 쉬는 시간에도 운동장에서 뛰어놀도록 지도할 정도인데, 운동은 두뇌를 깨우고 성적과 자신감도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먹은 것이 바로 나'이므로 정크 푸드로 내 몸을 채우지 않기, 자기 외모 긍정하고 웃음으로 성형하기,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나' 하고만 비교하기, 하루 5분 명상하기, 확실하게 잘 놀고 잘 쉬기, 꿈의 동반자 찾기, 배려하고 경청하기 등을 적절한 예화와 경험을 바탕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아이들의 성장판, 2분 스피치

특히 4장에 나오는 '위대한 2분 스피치'는 청소년들에게 매우 유용한 '성장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왜 2분인가? 그것은 링컨의 그 유명한 '게티스버그 연설'이 2분 연설이었기 때문이다. '링컨학교'라는 이름답게 링컨의 연설을 청소년들의 리더십 향상에 활용한 것이다.

최대의 격전지였고, 남북전쟁의 승패를 가린 게티스버그에 국립묘지를 만들고 봉헌식을 하는 날, 링컨에 앞서 웅변가 에드워드 에버렛이 먼저 연설했는데, 그는 한 시간을 늦게 와서 두 시간이나 연설을 하는 바람에 링컨은 세 시간을 기다려 연단에 서야 했다. 그래서 준비한 원고를 다 읽을 수 없어 아주 짧은 연설을 하였다는 것. 그러나 오늘날 에버렛의 연설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지금까지 사람들의 마음에 '보석처럼' 남아 있는 것은 링컨의 '2분짜리' 연설이었다고.

게티스버그 연설을 영혼을 울리는 '무의식의 서사시'라고 합니다. 그것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링컨의 인품과 가치관, 격이 있는 언어 습관이 무의식적으로 흘러나온 스피치였기 때문입니다. 좋은 스피치는 단순히 좋은 말을 하는 것을 넘어섭니다. 말을 넘어선 삶, 그의 인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링컨은 게티스버그 연설에서 대의를 위해 헌신하고 노력한 자신을 삶을 단 2분에 담아냈습니다.(본문 230, 232쪽)

저자는 2분 스피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들을 풍부하게 전하고 있으니, 꼭 한번 살펴볼 일이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스피치는 수많은 연습이 만듭니다'는 말처럼,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 원고 쓰기, 고치기, 준비하고 연습하기, 그리고 자신 있고 당당하게 연설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치유와 공감의 범위를 넓혀나갈 수 있음을 저자 또한 '자신 있고 당당하게' 말하며 권유의 손을 내민다.

아침편지 고도원의 <위대한 시작>은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추고, 저자 자신이 살아온 수만 가지의 경험을 녹여 만든 또 하나의 교실이었다. 청소년들은 이 교실에서 인생의 행로를 찾아가는데 꼭 필요한 나침판을 얻을 수 있고, 부모나 교사들 역시 아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세상이 좀 더 밝아진다면 그것은 고도원이 꿈꾼 '꿈 너머 꿈'이 이루어진 것이리라.

작은 점 하나가 '위대한 시작'입니다.
새로운 경험과 경이로운 만남이
새롭고 경이로운 '점'이 됩니다.
그 점들이 이어져 선이 되고 이야기(story가 됩니다.
그 이야기가 풍요로우면 삶도 풍요롭습니다.
그이야기가 빛나면 인생도 빛이 납니다.
그 이야기가 위대하면 그 사람의 인생도 위대해집니다.(머리말에서)

덧붙이는 글 | <고도원의 꿈꾸는 링컨학교 : 위대한 시작>, 고도원, 꿈꾸는책방, 2013년 5월 27일, 1만 3천 5백원



위대한 시작 - 고도원의 꿈꾸는 링컨학교

고도원 지음, 꿈꾸는책방(2013)


태그:#꿈의 북극성, #꿈너머꿈, #링컨학교, #2분 스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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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의 작은 대안고등학교에서 아이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시집 <느티나무 그늘 아래로>(내일을 여는 책), <너를 놓치다>(푸른사상사)을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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