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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린이집이 아이들을 차 트렁크 쪽에 태운 채 소풍을 떠난 사실이 발각돼 부모들의 속을 들끓게 하고 있다. 사진은 교사로 추정되는 사람이 트렁크 문을 열고 있는 가운데 아이들이 트렁크 쪽에 앉아 있는 모습.
 한 어린이집이 아이들을 차 트렁크 쪽에 태운 채 소풍을 떠난 사실이 발각돼 부모들의 속을 들끓게 하고 있다. 사진은 교사로 추정되는 사람이 트렁크 문을 열고 있는 가운데 아이들이 트렁크 쪽에 앉아 있는 모습.
ⓒ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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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린이집 내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어린이집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한 어린이집이 아이들을 차 트렁크 쪽에 태우고 소풍을 다녀온 사실이 발각됐다. 해당 어린이집이 부모들을 불러 직접 해명에 나섰지만 이 사실을 접한 누리꾼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근 엄마들이 찾는 인터넷 카페, 블로그 등에는 지난 달 31일 자동차 좌석이 아니라 트렁크 쪽에 아이들을 태운 채 인천대공원으로 소풍을 다녀온 한 어린이집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과 사진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해당 사진은 한 시민이 자동차 트렁크 쪽에서 내리려고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발견하고 시청과 구청에 이 사실을 신고하기 위해 촬영한 것이다. 사진은 총 두 장으로 어린이집 교사로 추정되는 사람이 SUV 승용차 트렁크 문을 여는 모습과 아이들 6명이 공원에서 단체로 사진을 찍는 모습이다. 사진 속 자동차 트렁크에는 여자 아이 1명과 남자 아이 1명이 차량 진행 후방향으로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 사진을 올린 제보자는 제보글에서 "선생님은 좌석에 탑승해 있었고 애들은 차량 짐칸에 7~8명 정도가 2열로 뒤에 탑승해서 인천대공원에 놀러온 것"이라며 "내 아이들도 어린이집 보내면 이런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이 사진을 올려본다"고 말했다.

제보 사진과 글을 접한 엄마들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 한 엄마는 "어른도 견디기 힘든데 말 못하는 아이들한테 무슨 짓일까요. 정말 참을 수 없네요"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또 다른 엄마도 "아가들이 동물도 아니고 짐도 아닌데 왜 짐칸에 싣는 거죠? 선생님 자격을 떠나 사람이 아니네요. 요샌 짐승들도 포근한 캐리어에 넣어 다니는데 너무하네요"라고 분노했다.

"일반차량의 트렁크 보조석이라니, 화가 난다"

글과 사진이 엄마들 사이에서 급속히 퍼지면서 파문이 확산되자 관할 구청은 문제의 어린이집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해당 어린이집은 지난 3일 어린이집 원생 부모들과 해당 사진을 올린 시민 등을 직접 불러 사실 관계를 해명했다.

해당 어린이집 원장 A 씨는 "트렁크에 8명의 아이들을 실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차량 맨 뒷좌석엔 아이들이 충격을 덜 흡수할 수 있게 후방향 좌석 2개가 설치돼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입장을 종합하면 문제의 차량은 트렁크 부분에 좌석 2개가 설치된 7인승 산타페  개인 차량으로 당시 운전기사, 교사 1명, 아이들 8명이 탑승했다. 아이들 4명은 운전석 바로 뒷좌석에, 나머지 4명은 트렁크 부분에 설치된 2개의 보조좌석에 2명씩 나눠 앉았다. 7~8명 정도의 아이들을 트렁크에 싣고 이동했다는 글은 사실이 아니라는 게 어린이집 측의 입장인 것이다.

원장 A씨는 "한 좌석에 두 명씩 앉히고 벨트를 맨 건, 벨트가 어른용 벨트이기 때문에 아이들을 같이 고정해서 덜 위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며 "꼭 보호장구가 있는 상황에서 태워야 한다는 건 몰랐던 부분이었다, 잘못된 만큼 인정하고 조치에 대한 부분을 달게 받겠다"고 전했다.

해당 사진을 올린 시민은 지난 3일 밤 인터넷에 글을 올려 "원에 가서 직접 확인을 했다, 제가 본 건 트렁크에 7명 정도의 아이가 두 줄로 앉아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아니었다"며 "해당 원장님도 잘못된 생각으로 뒷자리에 태워 힘들어하고 계셨고 생각이 짧았다고 생각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해당 원생의 엄마라고 밝힌 누리꾼은 "이번 일을 계기로 저희 학부모들도 조금 더 아이들과 원에 신경 쓸 것"이라며 "이번 일은 투명하게 밝혀졌다, 이번 일이 잊히진 않겠지만 비방하는 글들은 그만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구청 관계자는 "현장학습에 대한 특별한 차량 규정은 없지만, 현장학습 갈 때 개인차량을 쓰게 되면 보험문제 등이 있기 때문에 (통학차량 등의 사용을) 권고사항으로 지도하고 있다"며 "개인 차량을 사용하더라도 36개월 미만 아동은 카시트 등의 유아용보호장구를 구비하고 갔어야 됐는데 그게 안됐다, 이 부분에 대해 시정조치 등을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어린이집 측의 해명과 사과가 이뤄졌음에도 인터넷 상에서 부모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아이들을 이동시킬 때는 좀 더 신중을 가해야 한다는 게 부모들의 입장이다.

한 엄마는 "아무리 뒷좌석에 탈 수 있게 했더라도 저렇게 우리 아이가 타고 다닌다고 생각하면 절대 보내지 않을 것 같다"며 "만약 원생들을 제대로 다 태울 차가 없었다면 다른 어린이집 차량을 빌려서라도 갔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엄마도 "어린이 보호차량이 아닌 일반차량의 트렁크 보조석... 전 이것도 화가 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육아전문지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어린이집, #어린이집 트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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