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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홍준표 지사)가 진주의료원을 끝내 폐업 발표한 가운데, 야권은 '폐업 무효화'를 위해 주민투표를 추진하기로 했다. 경남도의회 민주개혁연대(공동대표 김경숙·석영철)와 민주노총 경남본부 등 시민사회진영은 주민투표 추진 기구를 구성하기로 했다.

민주개혁연대는 3일 오전 경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주민투표 추진 계획을 밝힌다. 민주개혁연대는 홍준표 지사한테 주민투표로 진주의료원 폐업 여부를 결정할 것을 요구한 뒤,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서명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를 한 가운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 70여명은 지난 5월 29일부터 현관 출입문을 잠궈 놓고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현관 출입문 쪽에 홍준표 지사와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에서 '조례 개정안'을 날치기 처리했던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의 얼굴이 새겨진 피켓을 바닥에 설치해 놓고 밟고 지나도록 해놓았다.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를 한 가운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 70여명은 지난 5월 29일부터 현관 출입문을 잠궈 놓고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현관 출입문 쪽에 홍준표 지사와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에서 '조례 개정안'을 날치기 처리했던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의 얼굴이 새겨진 피켓을 바닥에 설치해 놓고 밟고 지나도록 해놓았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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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투표는 단체장이 요구할 경우 해당 지방의회에서 과반수의 찬성을 얻거나 지방의회에서 2/3 이상이 요구할 경우 해야 하고, 나머지 하나가 주민발의다. 지금까지 진행 상황을 보면 홍준표 지사는 주민투표를 요구할 가능성은 없어 보이고, 경남도의회는 새누리당 다수로 주민투표 동의 가능성은 낮다.

주민발의를 하려면 해당 지역 유권자 5% 이상이 서명을 받아 청구해야 한다. 현재 경남지역 전체 유권자는 260만명으로, 5%인 13만명 이상이 서명해야 한다. 주민투표는 유권자 1/3 이상(33.3%)이 투표해야 하고,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석영철 의원은 "먼저 홍 지사한테 주민투표를 요구하고, 기한 안에 답변하지 않을 경우 서명작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주민투표 실무 추진단을 구성하고, 야권 입장에서는 부담을 가질 게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경숙 의원은 "현재 홍준표 지사를 압박할 방법이 없고, 홍 지사는 독단적으로 도정을 이끌어 가고 있는데, 과연 홍 지사의 결정이 도민들의 생각과 맞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주민투표 성사 여부는 현재로서 단언하기 어렵지만 의료원 폐업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은 만큼 성사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 주말 사이 여론조사 벌여

진주의료원 폐업과 관련한 여론조사는 어떤가. 야권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폐업 반대가 높았지만, 경남도의 여론조사에서는 찬성이 약간 높았다.

김미희 국회의원(통합진보당)이 지난 3월 9일 경남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사회동향연구소)에서는 65.4%가 '잘못된 결정'이라고, 22.7%가 '잘한 일'이라고 응답(잘 모르겠다 11.9%)했다.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를 한지 사흘째인 31일 오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진주의료원 현관 앞에서 '폐업 철회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은 진주의료원 현관문에 있는 피켓인데, 홍준표 지사가 폐업 강행 의지를 밝히면서 '기차는 간다'고 발언했던 것에 빗대어 적어 놓은 것이다.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를 한지 사흘째인 31일 오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진주의료원 현관 앞에서 '폐업 철회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은 진주의료원 현관문에 있는 피켓인데, 홍준표 지사가 폐업 강행 의지를 밝히면서 '기차는 간다'고 발언했던 것에 빗대어 적어 놓은 것이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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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영철 의원과 통합진보당 경남도당이 지난 5월 6~7일 사이 경남도민 7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유앤미리서치)에서는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가 54.9%, 찬성이 31.7%(잘 모름 13.4%)였다.

경남도가 지난 5월 17~19일 경남도민 27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여의도리서치)에서는 진주의료원 폐업 찬성이 41.3%, 반대가 37.5%(잘 모름 21.2%)였다. 당시 이 여론조사에서는 문항에 '적자'와 '강성노조' 등을 넣어 논란을 빚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주말 사이 경남도민을 대상으로 진주의료원 폐업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며, 3일경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개혁연대 "6월 임시회 때 안건 처리 미뤄야"

경남도의회는 오는 6월 11~18일 사이 임시회를 연다. 지난 5월 임시회 때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안'(경남도 의료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상정해 놓았으며, 당시 김오영 의장은 6월 임시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새누리당·민주당 원내대표들은 6월 임시국회에서 진주의료원과 관련한 국정조사를 벌이기로 합의했다. 이런 속에, 경남도의회 민주개혁연대는 국회 국정조사를 지켜본 뒤에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안' 처리를 하자고 제안할 예정이다.

폐업 발표는 행정절차의 하나로, 의료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것과 직원을 해고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진주의료원은 법인인데, 법률과 조례에 의해서만 해산(청산) 절차를 거치게 된다. 경남도의회에서 조례안이 통과되면 청산 절차를 거치게 되지만, 통과되지 않을 경우 재개원 등 다른 방안을 찾을 수 있다.

민주개혁연대는 3일 김오영 의장을 면담하고 이같이 요구할 예정이다. 또 이들은 이날 오후 새누리당 경남도당을 방문해 공개서한을 전달한다. 또 민주개혁연대는 4일경 국회를 방문해 여야 원내대표 면담을 요구하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경남도는 2월 26일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발표했고, 지난 4월 3일부터 5월 31일까지 휴업했으며, 5월 29일 폐업 발표했다. 현재 진주의료원에는 3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고,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 70여명이 '사수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진주의료원#경남도의회#민주개혁연대#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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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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