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 출연 중인 배우 유아인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 출연 중인 배우 유아인 ⓒ SBS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시쳇말로 유아인은 '쿨'하다. 그가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이하 '장옥정')에서 입는 곤룡포의 푸른 빛깔처럼 유아인은 생각도, 말도 거침이 없다. 24일 경기도 고양시 <장옥정> 촬영 현장에서 만난 유아인은 "힘들고 바쁘고 잠 못 자면서 찍는 건 드라마를 하면 다 겪는 일"이라며 "개인적으로는 7kg가 빠졌는데 화면에서 티가 안 난다"며 웃어 보였다. 

악성 루머에 대한 생각을 묻는 한 취재진의 질문에도 유아인은 "초연해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며 특유의 화법을 선보였다. "누군가는 '왜 정치인보다 연예인에게 철저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느냐'고 하지만, 연예인이 (대중과) 더 가까이 있는 사람이고 쉽게 떠들 수 있고 재미있으니 사람들이 나쁜 이야기나 루머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고 전제한 유아인은 "그게 이상하고 비상식적이고 나쁜 것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지 않나. 그것과 싸울 필요 없이 그대로 내버려둬야 할 것 같다"고 말해 공감을 샀다.

함께 연기하는 배우 김태희를 두고도 유아인은 솔직한 평을 내놨다. "노련한 발성과 미끈한 발음 등으로 연기를 잘 한다 싶지만 마주서면 안이 텅텅 빈 배우들이 있는 반면, 미숙해도 절절한 심정이 느껴지고 뭔가 주고받는 느낌이 있는 배우가 있다"고 설명한 유아인은 "김태희는 그런 배우다. 배우에게 민감한 부분일 수 있어 그간 김태희의 연기력 논란에 대해 터놓고 말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배우끼리 '화학작용'이라는 건 자극을 주고 리액션을 받는 거겠죠. 김태희와의 연기는 그런 부분에서 만족스러워요. 어떨 땐 아쉽기도 하지만 또 어떨 땐 놀랍기도 하고요. (김태희의 연기는) 깨끗한 느낌이 들어요.

보면서 어느 순간 '내가 연기를 지저분하게 하고 있나?' 하는 생각도 하죠. 제가 디테일이 많고 표정도 과한 편인데, 그게 좋은 연기는 아니거든요. 감정을 얼마나 정확히 전달하고 배우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지금의 장옥정은 매력적이라 생각해요. 진심으로 내 감정과 표정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는 배우에요."

"만족스럽지만, 고민도 많아…긍정적 결과 내겠다"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 출연 중인 배우 김태희와 유아인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 출연 중인 배우 김태희와 유아인 ⓒ SBS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도 유아인은 거침없이, 또 솔직하게 품평했다. "사실 요즘 캐릭터가 기존에 만들어놨던 틀에서 확장되지 않는 느낌이라 답답했다"는 유아인은 "남들은 '잘 한다'고 하는데 여기에 심취해 오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내가 여기에서 최선을 다 하는 게 아닌가 고민도 했다"고 털어놨다.

최근 SNS에 올린 글 역시 그가 느끼는 총체적인 고민을 담아 놓은 것이었다고 전한 유아인은 "하지만 이번 주와 다음 주 방송분을 촬영하면서 그 느낌이 깨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옥정이 궁으로 들어오며 (숙종의) 운신의 폭이 좁아진 건 있었어요. 장옥정이 활약해야 하기 때문에 (숙종은) 뒤로 빠진 상황이지만, 대왕대비나 인현왕후·장희빈의 치마폭에 휘둘리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그들을 의심하고 조율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어요.

인현왕후(홍수현 분)와 합방하는 날에 옥정이 유혹해 다가가는데, 중간에 제가 한 번 멈칫하거든요. 그런 것처럼 순진하게 악녀에 휘둘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이 안에서도 끊임없이 의심하고 군주의 자리를 찾는 모습이 있다고 생각해요.

다음 주 방송분의 주제도 '의심'이예요. 극 중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면서 '너 자신 말고 아무도 믿지 마라'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내가 지금 믿는 여인이 있는데 믿으면 안 되나', 그런 고민이 조금씩 생겨나죠.

대본에 굳이 표현되어 있지 않은 거지만, 제가 그렇게 표현하는 거예요. 아무래도 포커스가 여자들의 암투로 향해 있어서, 휘둘리지 않으려 개인적으로 버티고 있는 과정이에요. 한계가 있는 대본 안에서 휘둘리지 않는 숙종이 아니라, 버티면서 나름대로 숙종의 캐릭터를 지켜나가는 거죠."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왕의 여인 인현왕후를 연기하는 홍수현을 두고 "그 예쁜 배우를 항상 째려보고, 악담을 퍼붓거나 마주앉아도 인간 취급하지 않을 때가 많아 미안하다"며 웃어 보인 유아인은 마지막으로 "군주와 남자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다 결국 폭발해 일그러진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까지 흥미롭게 그려질 것"이라며 활약을 다짐했다.

"8회 정도 남았네요. 제가 하는 것보다 더 잘 포장해서 유아인과 숙종을 소개해 주셔서 많은 분들께 감사합니다. 덕분에 이순은 늘 포털사이트의 캐릭터 검색어 1위더라고요. (웃음) 앞으로도 흥미롭고 재밌고 매력적이지만, 약간은 슬프고 가슴 아픈 변화와 엔딩이 기다리고 있어요. 그간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지만, 고민도 많은 상태에요.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질 거라 봐요. 고민을 긍정적인 결과로 만들어내겠다고 자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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