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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18일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18일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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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최장집 (고려대)교수와 안철수 (무소속)의원의 결합이 상호 보완관계인지, 아니면 모순관계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 원내대표는 이날 낮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최장집 교수는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정당정치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시는 분이고, 안 의원은 정당정치 축소론자"라며 이같이 말했다.

진보진영의 원로 정치학자로 꼽히는 최장집 교수가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연구소 '정책네트워크 내일(이하 내일)'의 이사장을 맡기로 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정당정치 강화론자 최장집과 정당정치 축소론자 안철수의 만남?

일각에서는 정당정치를 강조해 온 최 교수의 합류가 곧 '안철수 신당' 가능성을 더 높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최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씨가 한국 정치사에 기여하려면 제3의 정당을 만들어서 성공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내일'의 창립은 안철수 의원의 독자세력화를 위한 첫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전병헌 원내대표는 "(안 의원이 제 3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최 교수의 말은 논리적으로 일관성이 있어 보이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얘기"라며 "안 의원의 새정치는 정당정치의 축소를 의미한다"고 반박했다.

전 원내대표는 또 "최 교수는 정당정치가 강화되어서 대의정치의 중심에 서야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며 "정당정치를 강화하려면 제 3의 정당을 만들 게 아니라, 60년의 전통성을 가지고 있는 민주당을 새롭게 리모델링하거나, 민주당을 철거해서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의 재개발·재건축이냐, 리모델링이냐, 방식에 있어서 아직 논의가 시작되지 않았다"며 "기계적 단일화를 안 하겠다는 것이 기계적인 균열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안 의원은) 유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원내대표는 거대 양당 사이에서 균형·완충 역할을 할 제 3정당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민주주의의 원칙에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안철수 신당' 가능성에 대해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없는 문제이지만, 신당이 만들어진다면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면서도 "대통령중심제에서 양당제가 가장 안정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창비카페에서 정책네트워크 '내일' 출범을 공식 발표한 후 이사장을 맡은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바라보고 있다.
▲ 최장집·장하성 바라보는 안철수의 '미소'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창비카페에서 정책네트워크 '내일' 출범을 공식 발표한 후 이사장을 맡은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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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원내대표는 안철수 의원이 주장하고 있는 새정치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오히려 "진정한 새정치는 권력구조의 개편"이라며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새정치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를 해봐야겠지만, 국회의원 월급을 깎고 권한을 좀 내려놓는 것이 새정치라는 것은 표피적이고, 지엽말단적인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없애고 기형적인 권력구조를 개편해야 새정치가 가능하다"며 "몸체는 그대로 두고, 액세서리만 바꾸는 것은 국민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새정치의 기본은 개헌과 맥이 닿아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전 원내대표는 여야가 이달 초 국회에 두기로 합의했다가 실패한 헌법개정연구회를 "헌법개정특위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여야 간에 협의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도 피력했다.

최장집 "신당 창당, 현재 상황에서 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나"

한편 안 의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연구소 '정책네트워크 내일(이하 내일)' 창립을 공식 선언했다. '내일'의 이사장은 최장집 교수가 맡고, 소장은 장하성 전 대선캠프 국민정책본부장이 맡기로 했다.

최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과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안 의원만큼 저한테 집요하게, 진정성을 갖고 정치와 민주주의에 대해 배우고자 하는 열성과 열정으로 대했던 사람이 없었다"며 "안 의원의 열정에 감동해 이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정당정치를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정치가 올바르게 실천되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한국 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는데 문제는 가장 중심적인 메커니즘인 정당"이라며 "정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민주주의가 건강하게 작동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내일'이 신당창당의 기반이 될 수 있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확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는 문제는 현재 상황에서는 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며 "현재의 정당체제, 민주당과의 관계 등을 대면하면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태그:#안철수 의원,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최장집 서울대 교수, #안철수 신당, #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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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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