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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TV조선 프로그램 <장성민의 시사탱크> 방송 화면
 13일 TV조선 프로그램 <장성민의 시사탱크> 방송 화면
ⓒ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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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로서는 프로그램 진행과정에서 나름대로 임씨의 주장의 근거가 무엇인지 밝히려고 노력했으나 그런 제 취지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 22일 TV조선 <뉴스쇼 판> 방송에서 <장성민의 시사탱크> 진행자 장성민씨 발언 중

'5·18 북한군 개입설' 방송에 대해 '채널A'의 김광현씨에 이어 'TV조선'의 장성민씨도 사과했군요. 북한군의 개입설을 퍼뜨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개입설의 신빙성을 규명하려 한 거라고 주장하니 방송을 다시 꼼꼼히 봤어요.

"5·18 광주사태, 1개 대대가 들어 왔습니다. 정확히", "시민군이라기보다는 북한에서 내려온 게릴라들이지요", "이 5·18 광주사태 자체가 김정일이가 당 창건 80돌, 1980년도 10월 10일 날이에요. 그걸 계기로 김일성이한테 드리는 선물이었어요."

방송을 보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출연자의 막말이 방송 내내 여과 없이 나왔고, TV조선은 자막과 자료화면을 동원해 그 주장에 힘을 실어 주더군요. 방송 어디에도 근거는 없었고 떠도는 루머를 정리해 그럴듯하게 만든 수준이었어요. 아닌가요? 그러면서 장성민씨는 프로그램을 이렇게 마무리했죠.

"북한의 특수 게릴라들이 어디까지 광주민주화 운동에 관련되어 있는지 그 실체적 진실은 반드시 밝혀야 할 것입니다."

보세요. "임씨의 주장의 근거"를 찾기 위함이 아니잖아요. 장성민씨가 밝혀야 한다는 그 실체적 진실은 "북한의 특수 게릴라들이 어디까지 광주민주화운동에 관련되어 있는지" 잖아요. 사과한다는 사람이 거짓말하는 게 어디 있어요. TV조선 시청률이 낮으니까 그 방송 제대로 본 사람이 없을 것 같아서 그런 건가요? '다시보기'도 지웠으니 모를 줄 알았어요?

장성민씨의 발언은 '사과'(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빎)가 아니라 '우롱'(사람을 바보로 여겨 비웃고 놀림)이에요. 더 웃긴 건 TV조선 <뉴스 쇼 판>이 여섯 꼭지나 광주민주화항쟁에 북한군이 개입되었다는 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한 거에요. 제목만 볼게요.

5·18은 '루머와의 투쟁사' / "북한군 600명 5·18 개입설, 말도 안되는 루머일 뿐"/ 신원미상자·행방불명자가 북한군? / '인민군 영웅 열사묘 주장'도 허구 / 정부 5차례 조사…"인민군 개입 없다" / 5·18 루머의 악순환…이제는 끊어야 한다

보도 내용만 보면 이제껏 진실이 가려져 있었는데 TV조선의 취재로 인해 진실이 밝혀진 것만 같아요.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이미 1997년에 법정기념일로 지정되었어요. 검증이 끝나 교과서에도 나오는 내용이고, 5·18 관련 기록물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도 정식 등재되었어요.

TV조선에서 "말도 안 되는 루머"라고 한 것들이 사실 장성민씨 프로그램에서 쏟아져 나왔다는 사실을 잊었나 봐요. "5·18 루머의 악순환…이제는 끊어야 한다"는 TV조선이 할 말이 아니라 들어야 할 말이에요. 이런 경우를 보통 '적반하장'이라고 하고, 전문적인 용어로는 '유체이탈화법'이라고 해요.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나쁜 것만 배웠나 보군요.

거짓 해명에 적반하장까지, 도저히 점수를 줄 수 없어요. 0점이에요. 장성민씨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사과하세요.


태그:#TV조선, #장성민, #장성민의 시사탱크,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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