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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농촌은 이렇게 이웃집 논농사를 위해 내땅을 내어주는 환경에 있어요.
▲ 시골집과 논 사이에는 긴고무호스로 농수로 물을 벼논에 넣습니다 농촌은 이렇게 이웃집 논농사를 위해 내땅을 내어주는 환경에 있어요.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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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텃밭과 옆 논 사이에는 논에 물을 공급하기 위한 빨간 고무호스가 놓여져 있습니다. 봄부터 가을, 벼가 자랄 때까지 논에 자라는 잡초를 예방하기 위해 논에 물을 공급한다고 하는데요. 동네 분이 논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매일 이곳을 지나다녀서 시골집은 아직 울타리를 치지 못하고 살아요.

농촌은 네 땅 내 땅 확실하게 금을 긋고 살면 미움받기 딱 좋습니다. 비록 토지 측량하여 내 땅으로 확인되어도 이웃이 농사를 지으러 다닐 수 있는 내 땅을 조금은 내어줄 수 있는 아량이 있어야 살기 편합니다.

사과나무 밭에는 헤어러비치가 자연적으로 자라서 유기농사에 도움을 줍니다.
▲ 헤어러비치 사과나무 밭에는 헤어러비치가 자연적으로 자라서 유기농사에 도움을 줍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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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밭에 무성한 헤어로비치를 콩 씨앗을 맺기 전에 낫으로 쳐내어 사과나무 주위에 덮어 주었습니다. 질소 성분이 있는 헤어로비치는 비료 대신 작물 성장에 영양 공급을 하기에 유기 농사하는 분들에게는 요긴하게 사용되지요. 가을에 작은 알맹이의 콩이 달리면 닭이나 토끼들이 잘 먹습니다.

사과적과는 사과 한 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따내어야 실하고 튼튼한 사과가 맺힙니다.
▲ 사과적과 하는 방법 사과적과는 사과 한 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따내어야 실하고 튼튼한 사과가 맺힙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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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는 과일나무나 채소를 기르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씨를 뿌리는 시기와 거두는 시기를 알아야 하고 특히 과일 나무는 적과가 중요하지요. 왼쪽에 사과꽃이 진 자리에 여러 개의 열매가 맺히기 시작하는데요. 하나만 남기고 모두 따내어야 실한 열매를 수확합니다. 사과적과를 하면 오른쪽 사진처럼 됩니다.

토마토 옆순을 잘라내어 흙 속에 묻으면 다시 살아 납니다.
▲ 토마토 재배방법 토마토 옆순을 잘라내어 흙 속에 묻으면 다시 살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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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토마토는 줄기가 가느다랗기 때문에 말뚝을 꽂아 주고 끈으로 묶어 줍니다. 요즘은 철물점에 가면 스테인리스 지주대를 살 수가 있어요. 특히 토마토는 원가지만 기르고 옆에 나오는 새순은 잘라 주어야 열매가 실하게 잘 달립니다.

옆 가지순을 잘라내지 않으면 잎사귀만 무성하고 열매는 많이 달리지가 않아요. 신기한 것은 잘라낸 새순은 오른쪽 사진처럼 그늘지고 축축한 흙에 꽂아 놓으면 하얀 뿌리가 내려 토마토 줄기로 자라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봄에 토마토 모종 열 개 정도 사면 새순을 잘라서 흙에 꽂아 뿌리를 내려 열 개를 더 만들어서 늦가을까지 방울 토마토를 먹습니다.

금순이 엄마와 방실이 이모가 아기 강아지를 예뻐 합니다.
▲ 강아지와 모견 금순이 엄마와 방실이 이모가 아기 강아지를 예뻐 합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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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지키미 금순이가 강아지 다섯 마리를 낳았는데요. 얼마나 암팡지고 귀여운지 요즘 요눔들 보는 즐거움이 쏠쏠해요. 강아지 이모 방실이도 강아지들을 예뻐합니다. 금순이 모견은 시츄인데 귀촌하여 마당에서 맘껏 뛰어놀라고 풀어 놓았더니 동네 수캐가 오는 바람에 그만 잡견이 되었어요.

강아지는 사진을 찍어서 인터넷 애견카폐에 올리면 사람들이 보고 와서 사갑니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분들은 귀촌하여 애견을 길러서 인터넷 판매해도 수입이 됩니다. 농촌에도 가축약국이 있어서 웬만한 회충약과 예방주사는 구매해서 집에서 놓고 특히 여름에는 농촌에 모기가 많아서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꼭 먹여야 합니다. 반려견을 데리고 귀농·귀촌하시는 분들 꼭 기억해주세요. 심장사상충은 모기에 물려 생기는 병으로 일단 이 병에 강아지가 걸리면 살아남을 확률이 적고 치료하는데 큰 비용이 듭니다.

시골집에서 해마다 저절로 자라는 먹거리들입니다.
▲ 시골집 텃밭 시골집에서 해마다 저절로 자라는 먹거리들입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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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귀촌 후에 대부분 굴착기로 땅을 고르는 작업을 하는데요. 우수기에는 비에 흙이 쓸려 내려갈 수 있기 때문에 피하고 이른 봄이나 가을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흙을 고르는 작업을 한 다음에 맨땅을 그대로 두면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서 땅을 일군 효과를 크게 얻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나무나 꽃씨를 뿌려서 잡초가 올라오기 전에 정원이나 텃밭을 만들면 좋습니다.

저는 이것을 몰라서 귀촌하던 해 5월에 굴착기로 땅 고르기 작업을 해서 6월 장마에 집 주위의 흙이 떠내려가서 삽으로 물 내려가는 고랑 친다고 고생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일 년 동안 아무것도 심지 않았더니 잡초가 무성하여 어린 나무를 심어도 풀에 치여서 잘 자라지 못하고 해마다 풀 뽑아내느라 고생하고 해마다 과일나무 꽃나무 심어 가꾸어가고 있어요. 언덕에 흙이 비에 쓸려 내려갈 수 있는 곳에는 위에 사진처럼 머위를 심고 마당가 수돗가에 물 내려가 는 곳에는 돌미나리를 심으면 맛있는 미나리나물을 먹을 수가 있어요.

텃밭에서 자라는 돼지감자순과 둥글레는 해마다 그자리에서 새순이 자라납니다.
▲ 돼지감자순과 가지꽃 그리고 오이 텃밭에서 자라는 돼지감자순과 둥글레는 해마다 그자리에서 새순이 자라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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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위에 돼지감자 어린순이 많이 나오기 시작하네요. 작년 봄에 돼지감자를 조금 사서 심었고 늦가을에 굵은 감자만 캐내고 작은 감자만 그냥 흙 속에 묻어 놓았더니 올 봄에 많이 나옵니다. 돼지감자는 월동이 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가꾸면 됩니다. 돼지감자가 당뇨에 좋고 효소로 만들어서 반찬 양념 조미료로 사용하면 됩니다.

올해는 너무 일찍 가지 묘종을 심는 바람에 냉해를 입어서 한동안 시원찮던 가지가 비 온 뒤에 드디어 보라색 예쁜 꽃을 피우네요. 가지도 아랫부분 옆순가지는 잘라주고 새순을 흙에 꽂으면 다시 가지 나무로 자라지요. 풀이 무성한 곳에 풀을 뽑아내고 둥굴레를 심고 마르지 않게 검불을 덮어 줍니다.

둥글레도 뿌리가 번지는 식물이므로 무성하게 번지면 뿌리는 차로 마시고 예쁜 꽃도 보게 되지요. 요즘은 이렇게 풀 뽑아내고 그 자리에 각종 나무와 꽃, 산야초 심는 즐거움에 푹 빠져서 힘든 줄도 모릅니다. 도시에서 하얗게 올랐던 물살이 거의 다 빠지고 쇄골이 멋지게 드러난 에너지 넘치는 여농부로 다시 태어나는 중이랍니다.

해마다 동산에서 자연의 선물인 야생 엉겅퀴를 얻습니다.
▲ 엉겅퀴를 채취하여 효소를 담습니다 해마다 동산에서 자연의 선물인 야생 엉겅퀴를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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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하여 열두 그루의 감나무 밑에 무성한 풀을 먹이기 위해 염소를 기르던 시절에 옆동산에 염소를 몰고 풀 뜯어 먹이러 갔는데요. 풀잎 사이에 보라색 꽃을 피우던 야생 엉겅퀴를 발견하곤 해마다 그곳에 가서 엉겅퀴를 꽃피기 전에 채취해 옵니다.

엉겅퀴는 따끔거리는 가시가 있어서 고무장갑을 끼고 흐르는 물에 씻은 다음 항아리에 설탕과 함께 효소를 담금니다. 엉겅퀴는 어혈을 제거하고 간에 좋다고 합니다. 자연은 이렇게 무상으로 사람에게 이로운 것들을 제공합니다. 시골에 살다가 보니 해마다 씨앗을 뿌리고 가꾸는 수고로움을 더하지 않아도 두릅, 돌미나리, 머위, 왕고들빼기, 딸기처럼 제철만 되면 사람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유독 사람이 욕심을 많이 내어 고생을 자처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함박꽃이 꽃을 피우고 왕고들빼기가 한참 입맛을 당기는 계절에 시골집에는 나눔이라는 농수로 호수가 우리집 땅을 가로질러 갑니다.
▲ 시골집에 자라는 유기농 채소들입니다 함박꽃이 꽃을 피우고 왕고들빼기가 한참 입맛을 당기는 계절에 시골집에는 나눔이라는 농수로 호수가 우리집 땅을 가로질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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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주위에서 자라는 항암효과가 있다는 쌉싸롬한 머위가 봄철에 잃은 입맛을 돋우고, 밑동이 보라색인 돌미나리향기가 입맛을 자극합니다. 왕고들빼기가 한창인 요즘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조물조물 양념해 먹으면 쌉쌀하고 보드라운 맛에 그만 밥 맛이 당기지요. 몸에 약이 되는 것은 쓰다고 하는데요. 언제부터인가 고기 대신에 이런 자연 채소에 입맛이 길들고 있습니다. 토끼나 염소는 평생 채소나 풀만 먹고도 자식도 잘 놓고 잘 사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합니다.

저는 집 둘레가 약 오백 평 정도 되는데요. 4년째 제초제나 살충제 대신 삽과 호미와 낫으로 풀을 뽑아내고 채소를 일구고 해마다 과일나무와 꽃을 심습니다. 오유월에는 풀숲에 숨어 있을 뱀이 무서워서 긴 장화를 신고 풀밭에 들어가 낫으로 풀을 베어냅니다. 매일 조금씩 아침저녁으로 선선할 때 일하고 낮에는 회사에 출근하여 경제 활동을 합니다. 물 흘러 내려가는 곳에는 돌미나리를 키우고 대파가 꽃봉오리를 달고 씨앗을 남기면 그 씨앗을 받아서 다시 흙에 뿌려서 지금 4년째 대파를 키웁니다.

처음에는 대파의 하얀 꽃이 씨 맺는 것을 몰라서 모두 뽑아 버린 적도 있는데요. 대파 씨앗이 상당히 비싸서 대파 씨앗을 받아서 뿌리고, 위에 억센 대파를 낫으로 밑동만 남기고 베어내면 다시 연한 대파로 자랍니다.

비 온 뒤에 텃밭에 나가보니 모듬 상추 씨앗이 모두 발아가 되어 총총히 자라고 있습니다. 어린 잎사귀는 솎아내어 양념으로 무쳐먹고 크게 자라면 쌈장만 준비하면 반찬 걱정 뚝입니다. 시장에서 올해 목단 꽃을 사다가 심었더니 환한 꽃을 피우네요.

세월이 지나면 무수한 목단꽃이 피어나 시골집을 아름답게 가꿀 부푼 꿈에 젖어 있답니다. 손주 손녀가 할머니가 가꾼 정원에서 뛰어놀고 나뭇가지 끝에 주렁주렁 달린 과일들을 따 먹으며 자연의 소리를 함께 듣고 행복해할 그림을 그려봅니다.

빨간 고무호스가 우리 집 옆을 지나 저 아래 논에 농수로 물을 공급합니다. 이렇듯 나의 것을 나누고 내어주는 생활이 행복한 귀농 귀촌을 하게 됩니다. 내 것이라 여기고 땅경계 측량해서 금긋고 울타리치고 문닫고 살면 이웃간에 멀어집니다. 농촌 사람들에게 거부감 느낄 호화로운 주택 짓고 산다고 농촌생활이 행복하지 않습니다.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자연을 닮은 사람으로 들어와 살면 이웃과도 편안한 생활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시골집 주위에서 자라는 각종 채소와 달래 그리고 효소를 넣은 초고추장으로 쫄면을 만들어 먹습니다.
▲ 유기농채소 쫄면 시골집 주위에서 자라는 각종 채소와 달래 그리고 효소를 넣은 초고추장으로 쫄면을 만들어 먹습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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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에서 자생으로 자라는 달래, 머위, 두릅, 돌미나리, 왕고들빼기, 참나물, 쪽파 등을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오늘은 특별한 유기농채소 쫄면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우선 달래는 물에 담가서 흙을 뺀 다음에 총총 썰어서 고추장에 산야초 효소를 섞어서 양념장을 만듭니다.

위에 각종 채소를 썰어 넣고 삶은 오징어와 달걀을 넣었습니다. 텃밭에서 일한 다음에 먹는 쫄면은 꿀맛 그대로입니다. 충남 예산은 서해가 가까워 장날에는 각종 신선한 해산물이 풍부하고 미네랄이 풍부한 황토로 채소가 맛있는 고장입니다. 예로부터 추사 김정희, 성삼문, 윤봉길 의사, 김좌진 장군, 최영 장군 분들이 태어난 고장으로 풍요와 인물을 자랑하는 평화로운 고장이랍니다.


태그:#사과적과, #헤어러비치, #농수로, #시골집, #벼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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