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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3일 굳은 표정으로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굳은 표정으로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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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파문'으로 정권 출범 후 최대 위기에 처한 청와대가 공직 기강 바로 잡기에 나섰다. 또 사태 사후 대응에서 허점을 드러냈던 청와대의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은 13일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 회의가 끝난 후 다시 청와대 수석들을 자신의 집무실로 불러 모았다. 허 실장은 이 자리에서 "대통령이 또 사과를 했다, 다시 이런 일이 생긴다면 어느 누구라도 책임지고 물러난다는 단단한 마음가짐을 가지라"고 말했다.

허 수석은 직접 작성한 '비서실 직원에게 보내는 당부의 글'을 낭독한 후 각 수석들에게도 돌아가서 비서관 및 행정관 등 전 청와대 직원들에게 이 내용을 전파하라고 지시하면서  "공직기강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허 실장은 '당부의 글'에서 "대통령의 방미 성과가 한 직원의 잘못된 행동으로 퇴색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깝기 그지없고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심정뿐"이라며 "국민들이 공직자 자세를 보는 시각과 잣대가 점점 엄격해지고 있는 만큼 지금보다 훨씬 더 엄중한 도덕성과 윤리의식 그리고 근무기강을 확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앞으로 청와대 직원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한 무관용 원칙을 지켜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일반 국민과 부처 직원들에 대해 낮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지, 지탄 받을 만한 언행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업무와 관련해서 사적인 유혹에 흔들리고 있지는 않은지, 업무와 무관한 사생활에 있어 부적절한 행동은 없는지 되짚어보고 스스로 엄격하게 관리하라"고 강조했다.

방미 기간 전체 재점검... 바짝 긴장한 방미 수행단

9일(현지시각) 미국을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수행중이던 윤창중 대변인을 전격 경질했다. 이남기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 방미 수행기간 중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됨으로써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을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뉴욕행 전용기 내에서 수행원 및 기자들과 인사를 하는 가운데, 박 대통령 뒤로 경질된 윤창중 전 대변인의 모습이 보인다.
▲ '국가 품위 손상' 윤창중 대변인 경질 9일(현지시각) 미국을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수행중이던 윤창중 대변인을 전격 경질했다. 이남기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 방미 수행기간 중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됨으로써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을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뉴욕행 전용기 내에서 수행원 및 기자들과 인사를 하는 가운데, 박 대통령 뒤로 경질된 윤창중 전 대변인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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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윤창중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매뉴얼을 만들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번 방미 기간을 처음부터 끝까지 세밀하게 재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윤 전 대변인 사건 외 또 다른 부적절 행위가 없었는지도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여 방미 수행단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허태열 실장은 "민정수석실은 이번 방미 수행단과 방미 전 일정을 리뷰하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매뉴얼을 만들어, 향후 대통령 해외 순방 시 매뉴얼에 따라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청와대는 지난 10일 귀국한 직후부터 홍보수석 사과, 12일 허태열 실장 사과, 이날 박 대통령의 직접 사과까지 하루에 한번 꼴로 사과를 하는 사태를 초래했던 초기 메시지 관리 실패, 이를 불러왔던 여론 파악 실패 및 정무적 판단 능력 미비 등 문제점을 보완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특히 윤창중 전 대변인 경질을 계기로 그동안 내부 불협화음이 심각했던 공동대변인 체제 정비는 물론 이남기 수석의 사의 표명에 따른 홍보수석실 개편 작업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남기 수석은 이날 출근해 일부 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알졌다. 하지만 이날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와 허태열 실장 주재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 수석의 거취에 대해서 김행 대변인은 "아직 인사와 관련해 아무런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며 말을 아꼈다.


태그:#박근혜, #허태열, #청와대, #윤창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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