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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피'라고 하면 어떤 게 떠오르는가. 아는 이가 인터넷에 떠도는 재미난 사진이라며 보내준 사진을 봤다. '진정한 호피 마니아'라는 제목을 단 사진이다. 사진을 보면 이불, 베개, 잠옷까지 온통 표범무늬다. 언뜻 봐서는 침대 한가운데 엎드린 사람이 잘 보이지 않는다. 꼭 숨은 그림 찾기 같은 게 재미있다.
온라인커퓨니티에 떠도는 사진
▲ 호피 마니아? 온라인커퓨니티에 떠도는 사진
ⓒ 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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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진 속 무늬는 호피가 아니다. 표범무늬라고 해야만 한다. 신문이나 언론이 너나없이 '호피 마니아'라는 제목을 달았는데 아무리 봐도 호피가 아니라 표범 무늬다.

표범과 호랑이는 같은 고양잇과에 드는 큰 짐승이지만 몸빛이나 무늬는 아주 다르다. '호피'는 말 그대로 '호랑이 가죽'을 말한다. 호랑이는 등이 누런 갈빛을 띠고 검은 가로무늬가 있다. 배쪽은 하얗고 꼬리는 길고 검은 줄무늬가 있다. 거기에 대면 표범은 호랑이와 닮긴 했어도 호랑이보다 몸집이 작고 온몸에 검고 둥근 점 무늬가 있다.

표범을 달리 '돈점박이'라고도 하는데, 몸에 돈짝(엽전 크기)만 한 점들이 있다고 해서 그런 별명이 붙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호랑이는 줄무늬지만 표범은 점무늬다. 그런데 '표범 무늬'를 두고 '호피 무늬'라고 하니 어쩌면 좋겠나. 죽은 표범마저 통곡할 노릇이다.

호랑이무늬(왼쪽)와 표범무늬
▲ 무늬 비교 호랑이무늬(왼쪽)와 표범무늬
ⓒ 이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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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난 김에 호피도 '호랑이가죽'으로, 호피무늬는 '호랑이무늬'로 다듬어 쓰면 좋겠다. 한자말인 '호피'라고 하니까 '호'가 호랑이를 가리키는 말인 줄 모르는 게 아닌가. 호피무늬와 표범무늬가 헛갈리면 '표범'이나 '호랑'을 넣어 만든 말들도 헛갈릴 수밖에 없다. 올바른 말을 찾아 쓰려고 애쓰지 않고는 어떤 일도 바로 되는 일은 없다.


태그:#호피, #호피무늬, #표범무늬, #돈점박이,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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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과 글쓰기 교육, 어린이문학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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