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전교조 울산지부 간부가 이취임식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전교조 울산지부 간부가 이취임식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 변창기

관련사진보기


궁금했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이취임식은 어떻게 진행될까요? 그리고 묻고 싶었습니다.

"교직원 노동조합이면 학교에서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인데 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는 조합원으로 받아 들이지 않나요? 별도로 학교 비정규직 노조가 있으니 별개인거 같아서 보기에 좀 그런데요."

얼마전 학비노조(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에 가입했습니다. 울산학비노조 카페가 있어 가입하고 들어가 보았더니 전교조 울산지부에서 이취임식을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날 일마치고 가보게 되었습니다. 울산시 교육청 외솔관에서 한다고 했습니다.

17시경 버스타고 갔는데 19시경 교육청에 도착했습니다. 교육청이 외진곳에 있어 버스를 두번이나 갈아 타야했고 교육청으로 가는 버스는 두어대 뿐이었습니다. 게다가 외진곳이라 그런지 버스도 잘 다니지 않았습니다. 교육청 홈페이지엔 승용차로 가는 방법만 등록되어있고 버스로 오찌오라는 게시물은 없었습니다.

"어떻게 오셨나요?"

버스 다니는 큰 길가에 돌에다 '교육청'이라고 쓴 간판이 보였습니다. 건물위엔 '희망과 감동을 주는 행복 울산교육'이라고 알록달록 예쁜 색감을 넣은 간판이 보였습니다. 전교조 울산지부 이취임식 하는 곳으로 갔습니다. 교사가 아닌듯한 모습이었던지 입구에서 물었습니다. 저는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원 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방명록에 뭘 쓰라기에 '전교조 탄압 투쟁으로 막자'고 썼습니다.

전교조 울산지부 이취임식에 모인 사람들.
 전교조 울산지부 이취임식에 모인 사람들.
ⓒ 변창기

관련사진보기


식장에 들어가니 무대엔 전교조 울산지부 이취임식을 알리는 현수막과 왼쪽으로 '전교조 탄압저지' '오른쪽으로 교육이 가능한 학교'라고 적힌 세로 현수막도 붙어 있었습니다. 이취임식이 시작되고 내빈소개를 하였습니다. 떠나는 분이 이야기 하는 순서가 먼저 진행되었습니다.

"머리가 심장을 갉아 먹는거 같다며 또 한명의 고등학생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는 그 소식을 듣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찾을수 없어 자괴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 원인을 학부모,교사,학생에게 찾으면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3주체가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합니다. 이런 교육현실 속에서 선생질 계속 해야하나 하는 고민도 들지만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그만 둘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이제 저는 울산지부장직을 그만두고 평조합원으로 지내지만 지난 20여년 경험을 바탕으로 함께 할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희망교육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전교조 울산지부장의 이임사가 끝나고 다시 동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동영상엔 5살 밖에 안된 아들에게 엄마가 계속 공부하라고 닥달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아이는 잠자다 말고 엄마가 깨워 1에서 10까지 숫자를 공책에 쓰라 합니다. 아이는 졸립니다. 그런데 자꾸만 쓰라하니 괴롭습니다. 아이는 큰 소리로 하기 싫다고 항의 합니다.

"어려서부터 저렇게 공부를 강요시키면 나중에 청소년기 되면 어떻게 될까요? 공부가 지긋지긋 해 질 것입니다."

사회자가 그렇게 말하며 다음 순서로 넘어갔습니다. 이번엔 취임사를 진행했습니다. 신임 지부장이 오고 임원을 소개합니다.

"전교조 24년 동안 학교는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제왕적 교장이 민주적으로 변화되고, 학생인권 향상과 교사들의 교육권도 향상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멀었습니다. 얼마전 동구 저수지에 주변 고등학교 학생이 빠져 자살했습니다. 입시경쟁 위주의 학교교육방식을 혁신해야 합니다. 울산은 아직 무풍지대 입니다. 우리 전교조 울산지부가 혁신에 앞장서야 합니다. 박근혜 정부는 24년 해직교사 버리지 않으면 노조 불인정 하겠다고 합니다. 설립을 취소하겠다는 것입니다. 어려운 시기입니다. 정부의 상식없는 탄압과 분열획책에 모든 조합원이 하나로 단결하여 나서야 합니다."

취임사가 끝나고 축사가 이어졌습니다. 전교조 위원장이 나섰고, 민주노총 울산본부, 동구청장이 축사를 했습니다. 그분들 이야기를 추려보면 그렇더군요. 당면과제로 전교조 설립취소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 살리는 교육운동 해야한다. 내년도 교육자치, 민주적인 교육자가 당선되도록 해야한다.

이취임식은 짧게 끝났습니다. 그리고 잠시 휴식후 대의원 대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전교조 간부에게 묻고 싶은 내용을 물어보았습니다. 교직원 노조인데 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는 받아 들이지 않느냐고요. 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이렇게 했습니다.

"처음엔 행정직과 학교내 모든 분들을 다 받아 들였어요. 대학교수도 전교조에 함께 했었지요. 그러다 언제부턴가 대학교수노조가 생겨나고, 행정직 노동자는 공무원 노조로 갔어요. 그러다 보니 지금은 자연스럽게 초중고 교사만 모이게 되었어요. 듣고보니 그렇네요. 교직원 노조가 아니라 이제 교원노조 아니면 교사노조로 명칭을 바꾸어야 겠네요."

대의원 대회 한다기에 저는 이취임식만 보고 나왔습니다. 울산 학비노조 간부가 전교조 조합원에게 서명을 받고 있었습니다. 교육감이 직접 고용하는 조례를 제정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같은 공간에 같이 있었지만 전교조와 학비노조의 가고 있는 길은 분명 달라 보였습니다. 학비노조울산지부는 현재 전교조울산지부와 한 사무실을 빌려쓰고 있습니다.

오른쪽 분홍색 옷을 입은 사람은 학교비정규직노조 간부입니다. 그녀는 올해 교육감이 학교비정규직노동자를 직접고용 하라는 청원서를 올리기 위해 전교조 참석자에게 서명을 받았습니다.
 오른쪽 분홍색 옷을 입은 사람은 학교비정규직노조 간부입니다. 그녀는 올해 교육감이 학교비정규직노동자를 직접고용 하라는 청원서를 올리기 위해 전교조 참석자에게 서명을 받았습니다.
ⓒ 변창기

관련사진보기




태그:#전교조, #울산지부, #학비노조, #학교 비정규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간해방 사회는 불가능한가? 노동해방 사회는 불가능한가? 청소노동자도 노동귀족으로 사는 사회는 불가능한가?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