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킥을 차기 위해 이동하고 있는 이석현 지난 1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성남일화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에 앞서 이석현 선수가 경기 중 코너킥을 차기 위하여 이동하고 있다.

▲ 코너킥을 차기 위해 이동하고 있는 이석현 지난 1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성남일화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에 앞서 이석현 선수가 경기 중 코너킥을 차기 위하여 이동하고 있다. ⓒ 이상민


신인답지 않은 대범함과 수준급의 실력을 두루 지니며 당당히 베스트 11에 속한 선수. 주전을 꿰찬 것에 모자라 지난 2라운드 서울에서 멋진 중거리 골과 3라운드 성남전 환상적인 프리킥 골로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인천 유나이티드(이하 인천)의 시즌 초반 무서운 돌풍을 이끌고 있는 선봉장이 있으니 그 주인공은 바로 이석현.

엄청난 신인 이석현의 등장은 현재 K리그 클래식 14개 구단 팬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로 뽑히고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한국 축구계 전체에 아주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국가 대표팀의 월드컵 예선 일정 덕분에 모처럼 달콤한 휴식을 맞은 지난 22일. 한국 축구계의 떠오르는 스타 '인천의 보물' 이석현 선수를 만나보았다.

"하트 골 뒤풀이의 주인공은 여자친구였다"

성남과의 경기 전에 방송 카메라 위치를 미리 봐두었다. 항상 연습하던 자리에서 난 프리킥 기회였기 때문에 차기 전부터 느낌이 좋았다. 운 좋게 득점으로 연결되었고 여자 친구와 약속했던 하트 골 뒤풀이를 선보였던 것이다. 그런데 언론에는 팬들을 향해 하트를 날린 것으로 기사가 났다. 물론 팬들에게 날린 하트이기도 했다. 여자 친구도 그 기사를 봤는지 만족하지 않는 눈치였다. 약속을 지키고도 찝찝한 느낌이 드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웃음)

"초반 돌풍, 감독님 영향이 크다"

김봉길 감독님께서 나에게 계속해서 신뢰를 보내주듯이 나 역시도 감독님을 무한 신뢰한다. 개인적으로 지금 우리 팀이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내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 감독님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는 항상 선수들에게 믿음을 주시고 끊임없이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신다. 개인적으로 지난 2라운드 서울전에 교체 투입된 문상윤, 찌아고 선수가 결승골을 합작하는 모습을 보며 감독님의 기가 막힌 선수 교체 타이밍에 크게 감탄했다.

"인천과는 5년 계약,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다"

사실 대학교에 다닐 때 일본 진출을 생각했었다. 하지만 섣불리 외국 진출을 시도했다가 번번이 실패하고 돌아오는 동료를 보며 국내 무대(K리그)에서 인정받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그러던 중 인천에서 가장 나에게 가장 큰 관심을 표명했다. 그러한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기에 5년이라는 장기 계약에 동의하며 계약서에 막힘없이 사인했다. 인천이라는 최고의 팀에서 팀의 일원으로 경기에 뛸 수 있다는 자체가 무한한 영광이다. 열심히 해서 반드시 인천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려보고 싶다.

그라운드에 입장한 이석현 지난 1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성남일화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에 앞서 이석현 선수가 그라운드에 입장하여 전방을 주시하고 있다.

▲ 그라운드에 입장한 이석현 지난 1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성남일화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에 앞서 이석현 선수가 그라운드에 입장하여 전방을 주시하고 있다. ⓒ 이상민


"나에게 인천이란 축구 인생의 시작점이다"

내 축구 인생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인천이라는 팀에서 프로 선수로서 데뷔하였기 때문에 내 축구 인생의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다. 무슨 일이든지 시작이 반이다. 공부할 때에도 기초를 잘 다져놔야 응용문제를 풀 수 있듯이 축구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축구 인생의 시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야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좋은 성적으로 나와 팀 모두가 크게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퍼스트 터치만큼은 정말 자신 있다"

다른 선수들과 견줄 수 있는 가장 자신 있는 나만의 무기 중 하나는 퍼스트 터치이다. 첫 볼 터치가 공격 전개에 맞게 세밀히 진행되어야 다음 동작으로의 연결이 조금 더 간결하게 잘 이어질 수 있다. 경기 중에는 상대 선수의 혼란을 주기 위하여 간단한 페이크 동작을 동반한 볼 터치를 하는 데 있어서 신경을 쓰는 편이다. 아마 상대 수비수도 내 동작에 많이 헷갈릴 것이다.

"남일이 형은 뭘 해도 그냥 멋있는 것 같다"

수많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지만, 국내 선수 중 내가 우상으로 삼고 있는 선수가 김남일 선수이다. 남일이 형은 모두가 인정하는 실력과 경험이 풍부한 우리나라 최고의 미드필더이다. 아직도 내가 이런 대단한 스타 선수와 같은 팀에서 함께 운동장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남일이 형은 밥 먹는 것부터 시작해서 숨 쉬는 것까지 뭘 해도 그냥 멋있는 것 같다.

"천수형 프리킥은 예술 그 자체이다"

항상 훈련을 마치면 (이)천수형과 함께 프리킥 연습을 한다. 명불허전 그 자체이다. 천수형은 정말 뭔가 클래스가 달라도 확실히 다르다. 나에게 비법을 가르쳐주시긴 하는데 따라 하려고 해도 그게 잘 안 된다. 그냥 나는 내 스타일대로 차야 하나보다.(웃음) 형이 실전에 투입되면 팀에 분명히 큰 플러스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현재 몸 상태가 전성기 시절의 90% 이상 올라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무엇이든 일단 저지르는 편이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기보다는 행동하고 생각하는 편이다. 나쁘게 말하면 일을 저질러놓고 나중에 가서 뒤처리한다. 예를 들어보면 대학교에 다닐 때 엄마한테 미리 말하지 않고 휴대폰을 마음대로 바꾼 적이 있었다. 나중에 엄마가 집으로 날아 간 청구서를 보고 '어떻게 된 일이냐'고 전화로 물으시면 그때 가서 '미안해 엄마'하면서 능글맞게 대처하곤 했다.(웃음)

"프란시스? 성남 제파로프 같은 스타일이다"

프란시스가 팀 훈련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은 자신이 가진 기량을 모두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딱 봤을 때 가진 것이 많은 선수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프란시스는 왼발잡이 선수로 볼을 상당히 예쁘게 차는 스타일이다. 성남에 있는 제파로프 선수와 같은 스타일이라고 보시면 될 것이다. 그 선수가 공격형 미드필더를 소화하는 선수라서 앞으로 천수형과 같이 치열한 주전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웃음) 프로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으니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

득점 후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는 이석현 지난 1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성남 일화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이석현이 승리를 확정짓는 프리킥 골을 터트리자 동료들에게 둘러쌓여 축하를 받고 있다.

▲ 득점 후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는 이석현 지난 1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성남 일화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이석현이 승리를 확정짓는 프리킥 골을 터트리자 동료들에게 둘러쌓여 축하를 받고 있다. ⓒ 이상민


"인천 소속 첫 신인왕, 반드시 목표 이루겠다"

누차 밝히지만, 신인왕에 대한 욕심이 정말 크다.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자신 있다. 아직 인천에서 신인왕이 나온 적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꾸준하게 열심히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역사적인 인천팀 첫 신인왕의 주인공으로 내 이름이 올라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팀 역시도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두어 올 시즌을 마칠 때 모두가 웃는 날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유병수 선수의 기록을 넘을 선수는 없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대학교에 다니면서 인천시절 유병수 선수의 활약상을 관심있게 지켜봤다. 데뷔 시즌에 14골이나 기록한 것으로 아는데 김영후 선수에 밀려 신인왕을 놓쳤다. 하지만 개의치 않고 이듬해 22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다.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지고 있는 능력에 비해 무엇인가 과소평가를 받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인천에서의 유병수 선수의 기록을 넘을 선수는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로서 가장 강한 팀은 포항이라 생각한다"

아직 초반에 불과하지만, 개인적으로 현재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강한 팀은 포항이라고 생각한다. 포항이 뭔가 끈끈한 축구가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4월 5일에 포항과 만나게 되는데 상당히 중요한 경기이기에 벌써 기대된다. 그전에 무엇보다 대전과의 홈경기에서 꼭 이겨서 상승세의 분위기를 더 높이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동료와 잘 준비해서 대전전과 포항전 두 경기 모두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

"인천은 최고의 홈 경기장을 가진 팀이다"

우리 홈 경기장인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은 정말이지 말 그대로 그냥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다. 다른 팀에 뛰는 선, 후배들한테도 틈만 나면 우리 경기장 자랑을 한다. 아담한 경기장 크기, 잔디 상태도 좋고, 웅장한 느낌의 디자인, 관중석과 그라운드의 가까운 거리 등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 개인적으로 이런 훌륭한 경기장에서 뛸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게 생각한다.

"아직도 축구를 하는 모든 순간이 설렌다"

축구를 처음 시작한 게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2001년이니까 축구를 시작한 지 어느덧 15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고 있다. 다른 선수들은 이렇게 매일같이 하는 축구가 지겨울 수도 있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축구밖에 없으니 마지 못해하는 선수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만큼은 다르다고 자신한다. 나는 아직도 축구를 하는 순간순간이 너무나도 설레고 즐겁고 그저 행복하다. 특히 요즘 더욱 그렇다.

"팬들을 위한 이벤트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요즘 K리그 클래식 14개 구단 모두가 팬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밀착형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 팀도 얼마 전 배식 봉사를 시작으로 같은 연고지를 가진 인천 전자랜드 농구단의 홈경기도 참관하는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이것보다 더 많은 이벤트가 진행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우리가 다가가야 팬들도 마음을 열고 경기장에 찾아올 것으로 생각한다. 관중이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야 선수들도 힘이 난다.

"SNS를 통한 팬들과의 소통 노력하겠다"

개인적으로 쉴 때면 항상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즐기는 편이다. 팬 여러분이 주시는 질문에 되도록 댓글을 모두 달아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돌 직구로 특이한 질문도 많이 날려주셨으면 좋겠다. 얼마든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드릴 용의가 있다. 앞으로 이 기사가 나간 뒤 재밌는 질문을 많이 기대해보겠다.

이날 이석현 선수와 2시간 가까운 오랜 시간 인터뷰를 진행하였는데 오랜 시간 이어진 인터뷰에 지루함과 피곤함을 느낄 수도 있었지만, 이석현 선수는 시종일관 밝은 모습으로 모든 질문에 성의있게 대답을 해주었다. 개인적으로 그에게서 겸손의 미덕과 팀에 대한 높은 충성도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석현 선수도 사람이기에 선수로서 생활을 하다 보면 언젠가 분명히 부상보다 무섭다는 자만심이라는 아주 크나큰 적이 찾아올 것이다. 부디 언젠가 찾아올 그 위기에 그가 흔들리지 않고 지금과 같은 초심을 유지하면서 지금보다 더 큰 선수로 성장하여 이제는 떠오르는 샛별이 아닌 당당한 인천의 별로 우뚝 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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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현 인천 유나이티드 슈퍼 루키 신인왕 K리그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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