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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6일 금강현장 답사를 다녀왔다. 회원과 활동가 5명으로 구성된 답사단은 백제보에서 서천하구 둑까지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금강 현장은 봄을 준비하듯이 버드나무 등에 녹색이 비춰오고, 물에 사는 생명도 봄을 준비하는 듯했다.

하지만 현장은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1년이 넘게 모니터링을 진행하면서 백제보 현장에서 수자원공사 직원이 쫓아와 문제를 제기한 적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번 답사에서는 백제보 입구에서 사진촬영을 시작하자마자 5명의 관계자가 쫓아와 "사진을 왜 찍냐"며 신분을 확인하려고 했다. 시설물을 촬영하는 것에 관한 확인 차원이라고 했다. 최근 '4대강 문제'가 조명을 다시 받으면서 불안감을 표출하기에 너무나 불쾌했다.

백제보에서 머무는 40분 동안 관계자는 우리를 끝까지 쫒아다니면서 사진기를 가지고 체증까지 하려고 했다. 지난해 여름휴가지로 4대강을 홍보했던 지역에서 시설물을 촬영하는 사람들을 거의 불심검문하듯이 추긍하는 것을 이해할 사람이 있을까?

더 문제는 백제보 현장이다. 백제보에서는 물길을 고려하지 못한 수문으로 인해 오히려 수문하류의 세굴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백제보가 설치된 구간은 지형상 물이 세게 치는 곳(여울이 형성되는 곳)이 우안이고, 반면 좌안은 물이 정체되는 구간(소)이 좌안이다. 하지만 이런 물의 흐름과 관계없이 좌안에 수문이 만들어지면서 하류의 호안블록과 산과 물이 접하는 면이 유실되고 있었다. 이런 유실로 인해서 다시 쌓으면서 사석 기존 사석과의 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좌안으로 수문이 조정되면서 소하천 합류접에 사석이 유실되었다.
▲ 올 초 다시 시공한 사석보고홍 좌안으로 수문이 조정되면서 소하천 합류접에 사석이 유실되었다.
ⓒ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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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유실된 이곳은 아무런 조치도 되어 있지 않다.
 지난해 유실된 이곳은 아무런 조치도 되어 있지 않다.
ⓒ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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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수문이 좌안에 유지되고 있는 한 이런 세굴 현상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일시적인 사석 보강이 '땜빵식' 유지관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매년 이를 위한 세금이 투여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4대강 스스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식의 관리비용을 포함한 건설비를 충당하기 위해 친수구역특별법을 만들어 수자원공사에 비용을 충당하도록 만들어 주었으니 악순환의 고리는 아직 끝나지 않은 셈이다.

수질 역시 매우 안 좋아 보였다. 금강의 탁도는 매우 높아 투명했던 물이 흙색에 가까워 보였다. 상류 전체 흙빛의 물은 맑은 금강을 상상하던 과거의 모습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었다. 넓은 하중도가 펼쳐져 있던 백제보 상류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 맑던 강물은 사라지고 흑 빛의 물만 가득한 백제보였다.

지난해 녹조에 이어 겨울 갈조류가 발생하고, 대규모 물고기 떼죽음이 발생한 백제보의 미래는 불안해 보였다. 더욱이 하류로 흐르고 있는 물에서는 원인 모를 거품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었고, 보 구조물 자체에 흙 갈색의 물떼가 심각하게 껴 있었다.

탁도가 매우 높아 한길 물 속조차 알 수 없었다.
▲ 흑빛의 금강보 상류 탁도가 매우 높아 한길 물 속조차 알 수 없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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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보 하류에 알 수 없는 흰색 거품이 가득하다.
 백제보 하류에 알 수 없는 흰색 거품이 가득하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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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더러운 물을 충남도에서는 이곳과의 직선거리가 50~80km 이상 떨어진 충남서북부권의 해갈을 위한 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4대강 사업'을 반대한다며 당선된 도지사의 계획치고는 참으로 어의 없다. 수십 km의 도수로가 건설되어 활용되면 현재 문제가 발생하여 재논의 되고 있는 재자연화는 더욱 검토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당선될 때 선언했던 말들의 진정성이 의심스럽다.

더욱이 물 문제는 이런 장대 도수로 건설로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미 충청남도 서북부권 아산만, 대호지, 천수만 등 둑을 막아서 저수해 놓은 물이 그대로 쌓여가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곳들의 수질개선이나 가까운 예당저수지와 크고 작은 저수지 등의 현명한 관리와 활용을 통해 가까운 곳에서 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충남도가 수십 km떨어진 금강에서 물을 가져다 쓰겠다는 발상자체가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백제보 둔치에는 식제한 나무들이 지지대만 남아 있었다. 새로운 예술 작품을 설치한 것이 아니라면 빠른 재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500여억 원을 투입해 식재한 둔치의 나무들이 몇%가 살아있는지도 점검을 해 봐야 한다.

식제한 나무가 도대체 몇 %가 살아있는지 가늠할 수 조차 없을 정도로 많이 죽었다.
▲ 백제보 둔치에 나무는 없고 지지대만 있는 모습 식제한 나무가 도대체 몇 %가 살아있는지 가늠할 수 조차 없을 정도로 많이 죽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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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수질 걱정을 뒤로하고 황산대교로 이동했다. 황산대교 하류의 산책로에 유실된 흔적이 있었지만,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는 곳이라 파악조차 못 하고 있는 듯 했다. 황토 시맨트로 조성된 산책로의 주변 부위는 사람 손으로도 쉽게 부서지고 있었다. 올해가 지나면 더 심각해질 것이고, 다시 재시공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을 듯 보였다.

손으로 주변 부위를 만지면 부서진다.
▲ 산책로 주변이 손으로도 부서지는 모습 손으로 주변 부위를 만지면 부서진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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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역의 산책로는 지난해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보강공사가 되지 않아 걷는 것 자체가 위험해 보였다. 실제로 사람이 지나가기만 해도 쉽게 부서져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다행히 사람이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사고가 나지는 않을 듯 보이지만, 이런 시설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면 매년 발생하는 관리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웠다.

지난해 유실됐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보완되지 않았다.
 지난해 유실됐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보완되지 않았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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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찾지 않는 산책로이지만, 혹 누구라도 찾아오면 매우 위험해 보였다.
▲ 산책로가 유실된 현장 사람들이 찾지 않는 산책로이지만, 혹 누구라도 찾아오면 매우 위험해 보였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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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황산대교의 우수 관로에서 물이 흘러내린 곳에는 산책로와 광장이 유실되고 있었다. 우수 관로에서 떨어지는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1년 만에 흉측하게 파이고 있는 것이다. 설계 부실이나 부실시공이 의심되는 부분이다. 인공섬을 연결해 주는 교각에는 이미 한번 보강공사를 한 흔적이 있었지만, 다시 유실되고 있어 매년 재시공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을 듯 보였다.

수압을 견디지 못하면서 구조물이 패이고 있다.
▲ 황산대교 하류 우수관 아래에 유실되고 있는 현장 수압을 견디지 못하면서 구조물이 패이고 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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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한번 보수공사를 한 흔적이 있으나 지속적으로 유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 교각이다.
▲ 교각 하부에 유실된 현장 이미 한번 보수공사를 한 흔적이 있으나 지속적으로 유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 교각이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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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처리가 되지 않는 것은 둔치가 관리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
▲ 황산대교에서 버려진 둔치의 쓰레기들 쓰레기 처리가 되지 않는 것은 둔치가 관리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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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게 조성된 황산대교의 둔치 이용객은 모니터링 단과 황산대교를 통행하면서 버린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는 것이 전부였다. 언젠가 누군가는 찾아오기를 기다리기에는 황산대교 아래 둔치는 너무 황량하기만 했다. 4대강 재자연화가 논의가 시작된다면, 이렇게 이용객이 없는 둔치는 하천습지나 자연으로 되돌려줄 공간으로 계획해야 한다.

언제가도 문제점을 찾을 수 있는 금강정비사업 현장은 모니터링 하는 사람에게는 너무나 할게 많다. 4대강 사업에 대한 평가를 빠르게 진행하여 금강이 과거의 금강으로 되돌려지기를 바란다.


태그:#대전환경운동연합, #금강모니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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