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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밀라노시와 자매결연을 맺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대구시교육청은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의 내용을 수정했다.
 대구시가 밀라노시와 자매결연을 맺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대구시교육청은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의 내용을 수정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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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교육청이 지난 2000년부터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인 <사회과탐구>의 '대구의 생활'편에서  학생들에게 대구시와 이탈리아 밀라노시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도시라고 잘못 가르쳐온 교과서를 올해 새로 수정한 것으로 확인됐다.(관련기사 : 밀라노와 자매결연? 학생들에게도 거짓말 가르쳐)

대구시는 지난 1998년 12월 14일 밀라노시청에서 문희갑 대구시장과 가브리엘레 알베르띠니 밀라노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자매결연 조인식을 가졌다며 두 도시가 자매도시라고 홍보하고 대구를 밀라노시와 같은 세계적인 섬유패션도시로 만들겠다며 '밀라노프로젝트'를 통해 14년간 870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하지만 밀라노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사실이 없고 우호협력관계를 맺은 것으로 드러난 이후에도 계속해서 자매도시로 소개하자 대구시의 행정신뢰도에 대한 문제와 함께 무능한 감시기능에 질타가 쏟아졌다.

특히 시민들은 물론 시민단체가 나서 대구시가 시민들을 속이고 국제적인 망신을 초래햇다며 대구시장의 사과와 함께 관련 공무원들의 징계를 요구하는 등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초등학교 교과서를 통해 학생들에게 밀라노시를 대구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대표적인 도시로 가르쳐온 사실이 드러나 거짓을 가르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대구시교육청이 교과서를 수정하겠다고 밝혔었다.

당시 대구시교육청은 교과서를 통해 "밀라노시는 세계적인 섬유·패션·디자인 중심도시로 패션·섬유 전시회가 많다"며 "섬유와 패션 산업 발전을 위한 협력과 공동 연구, 수출과 수입을 통해 두 지역 경제가 함께 발전된다"고 가르쳤다.

대구시가 밀라노시와 자매결연을 맺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대구시교육청은 교과서를 수정했다. 왼쪽은 지난해까지 초등학교 4학년생들에게 가르쳤던 교과서이고 오른쪽은 올해 새로 제작된 교과서다. 빨간색 사각형 안의 밀라노시가 빠져 있다.
 대구시가 밀라노시와 자매결연을 맺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대구시교육청은 교과서를 수정했다. 왼쪽은 지난해까지 초등학교 4학년생들에게 가르쳤던 교과서이고 오른쪽은 올해 새로 제작된 교과서다. 빨간색 사각형 안의 밀라노시가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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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두 도시가 자매결연 관계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대구시교육과학연구원 교육정보원 남영목 평가부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시 집필자가 대구시 누리집을 보고 초안을 작성한 뒤 대구시 담당자를 위원으로 위촉해 자문을 받아 집필하게 됐다"고 말했었다.

이어 "올해 배우는 학생들에게는 진실을 가르치기 위해 교재를 수정해 배포할 예정"이라며 "만약 인쇄가 들어갔다면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내서라도 수정된 내용을 학생들에게 가르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3월부터 새로 시작된 학기에 배부된 교과서는 대구시의 자매결연 도시를 소개하는 내용 중 밀라노시는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바뀐 '대구의 생활'에서 대구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세계 여러나라의 도시들 중 그림과 사진, 도표에서 밀라노와 관계된 내용 모두를 삭제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여러 채널을 통해 확인한 결과 대구시가 밀라노시와 자매결연이 실질적이로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허위사실을 확인한 이상 교과서를 수정하지 않을수 없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탈리아 밀라노시와 자매결연 관게가 사실이 아닌것으로 드러났지만 여전히 자매도시로 소개하고 있다.
 대구시는 이탈리아 밀라노시와 자매결연 관게가 사실이 아닌것으로 드러났지만 여전히 자매도시로 소개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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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구시는 아직도 대구시청 누리집을 통해 밀라노시를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로 소개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더구나 대구시 관계자가 밀라노시를 방문해 자매결연을 맺은 사실이 없다는 것을 공식입장을 통해 확인했음에도 계속해서 홍보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편 배영철 대구시 국제통상과장은 "밀라노는 대구시와 우호도시일 뿐 자매도시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자존심이 상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수단이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상호 도움이 되는 교류를 계속해야 할지, 그만 두어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밀라노, #자매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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