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사이코 메트리>에서 짬밥 3년차의 강력계 형사 양춘동 역의 배우 김강우가 6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사이코 메트리>에서 짬밥 3년차의 강력계 형사 양춘동 역의 배우 김강우가 6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한국 영화에서 '스릴러'란 관객에게 공포감이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장르를 일컫는다. 이런 뜻을 염두에 둔다면 영화 <사이코메트리>는 '스릴러'보다 '휴먼'에 가깝다. 살인사건을 소재로 하지만 범인을 쫓는 형사와 사이코메트리(손이나 사물을 만지면 과거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물)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과정을 담았기 때문이다.

초능력 생긴다면? "타임머신 타고 로또사러 갈래"

배우 김강우는 <사이코메트리>에서 지극히 현실적인 형사 양춘동 역을 맡았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서 형사가 됐지만, 공무에 힘쓰기보다 정수기 다단계 판매에 열을 올리던 그는 과거의 아픈 기억을 자극하는 사건을 통해 비로소 본업으로 돌아온다. 최근 <오마이스타>와 만난 김강우는 "사이코메트리인 김준(김범 분)이 차갑고 신비로운 느낌이라 그와는 대비되었으면 했다"면서 "생동감을 유지하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영화 <돈의 맛> 촬영이 끝나갈 무렵, 시나리오를 받았다. 능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인물이라서, 놀 수 있는 캐릭터라서 끌렸다. 극 중 표정 등이 오버되는 부분이 있는데 일부러 그랬다. 관객이 나를 보면 호흡이 가빠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불과 물이 만나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할까. 사이코메트리라는 능력 자체가 비현실적이지 않나. 그걸 현실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은 상대 배우의 리액션이라고 생각했다."


 영화<사이코 메트리>에서 짬밥 3년차의 강력계 형사 양춘동 역의 배우 김강우가 6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영화 포스터 속 모습과 비슷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우 김강우가 영화 포스터 속 모습과 비슷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평소 연기할 때 과도하게 감정을 내비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김강우지만 충혈된 눈으로 김준을 빤히 바라보며 얼굴 근육까지 떨리는 양춘동의 모습은 관객을 영화에 더욱 몰입하게 한다. "촬영할 때는 정신 없이 찍었는데, (김범과) 붙여놓으니 제법 잘 어울리더라"고 미소 지은 김강우는 "<사이코메트리>는 볼수록 좋아지는 영화다. 긴장감이 쭉 있지만 기분 나쁘고 자극적이기보다 드라마 덕분에 가슴이 따뜻해진다"고 뿌듯해했다.

김강우에게 사이코메트리 같은 초능력 중 탐나는 능력이 있느냐고 물었다. 단박에 "타임머신"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과거로 돌아가, 평소엔 하지 않던 로또를 살 거라고 했다. 김강우는 "도박도 모르고 묵묵히 소처럼 일해서 버는 스타일인데, (로또가) 맞을까봐 무섭다. 배우고 뭐고 다 그만할 것 같다"면서 "현실에서는 확률이 낮아서 갑자기 오는 행운에 일을 그만둘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과거로 돌아가면 확률이 더 높으니까 배우 생활도 계속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끊임없이 '비틀어내는' 김강우 "여행기 또 내고 싶지만..."

드라마보다 일찍 찍긴 했지만 <사이코메트리>는 <해운대 연인들>에 이어 김강우가 그동안의 오해를 풀어내는 과정의 연장선이다. 최근 주목받은 SBS <힐링캠프>도 마찬가지다. "차갑다, 다가가기 어렵다는 식의 오해는 조금씩 풀리는 과정"이라고 밝힌 김강우는 "올해도 아마 (나를 비틀어내는) 작업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친밀감이 생기고 가까워진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올해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 조연이라도 그동안 내가 하지 않았던 캐릭터를 의식적으로 많이 할 것 같다. 끊임없이 비트는 과정의 일환이다. 사실 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연기할 때마다 똑같이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가슴 절절한 멜로를 하고 싶은데 그게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웃음)"


김강우는 배우이기도 하지만 여행기 <두 남자의 거침없는 태국여행>을 쓴 작가다. 인터뷰 중, 빠르게 자판을 두드리는 기자의 손놀림에 관심을 표하기도 한 김강우는 "책 생각이 굴뚝 같지만 그때보다 연기가 재밌다고 느껴졌다"면서 "작품을 하려는 욕심이 있어서 (다음 책을 내기엔) 그게 문제"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의 책을 기다리는 독자들에게는 아쉬운 소식이지만 조금 돌아간들 어떤가. 다양한 작품에서 그를 볼 수 있을 텐데. 마지막으로 그에게 다시 태어나도 배우의 삶을 택할 것인지 물었다.

"아니. 안 할 것 같다. 지금은 연기가 재밌어지고 좋은데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힘들었던 것 같아서. 외롭고.(웃음) 얻은 것도 많지만 잃은 것도 많더라. 그럼 어떤 일을 할 거냐고? 그건 모르겠다. 사무직은 안 할 것 같다. 아! 라디오 DJ는 꼭 하고 싶다. 라디오는 감성이 따뜻한 사람이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목소리에서 다 드러나니까. 목소리, 음악으로 감성을 끌어내는 게 되게 매력적이다."

사이코메트리 김강우 김범 해운대 연인들 힐링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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