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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재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4.24 재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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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11일 오후 8시 55분]

"대선 과정에서의 부족함에 대해서 무한책임을 느끼고 있다. 지난해 대선후보 사퇴회견에서 새 정치를 위해서는 어떤 가시밭길도 가겠다고 약속드렸다. 이제 그 약속을 지키려면 더 낮은 자세로 현실과 부딪히며 일구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82일 만에 돌아온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는 '가시밭길'을 거론했다. 대선 때의 부족함을 현실 정치를 통해 차근차근 채워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가장 먼저 택한 가시밭길은 4·24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안철수 신당' 등 독자적 정치세력화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놨다. 지난해 대선을 뒤흔들었던 '안풍(安風)'이 다시 정치권을 흔들 것으로 보인다.

그는 11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에서) 제 부족함과 준비부족으로 새 정치에 대한 국민적 여망을 실현시키지 못했다, 설령 정책·비전의 방향이 옳았다더라도 국민의 고통과 땀냄새를 담아내는 데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정치, 국민이 주인되는,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펴기 위해 어떤 가시밭길도 가겠다, 현실과 부딪히며 텃밭을 일구겠다"고 밝혔다.

새 정치는 통합과 소통의 정치, 낮은 정치로 귀결됐다. 안 전 교수는 "국민 위에 군림하고 편 가르는 '높은 정치' 대신, 국민의 삶과 마음을 중하게 여기는 낮은 정치를 하고 싶다"며 "노원병 출마는 그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신인이 현실정치에 처음 몸을 던지는 심정으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4·24 서울 노원병 보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아이를 안아주며 환하게 웃고 있다.
▲ 아이와 기념촬영하는 안철수 교수 4·24 서울 노원병 보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아이를 안아주며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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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일만에 귀국한 안철수 전 교수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월 재보선 출마 배경과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입장을 밝히자, 수많은 취재기자들이 열띤 취재를 벌이고 있다.
▲ 안철수 교수 입국에 몰린 수많은 취재진 83일만에 귀국한 안철수 전 교수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월 재보선 출마 배경과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입장을 밝히자, 수많은 취재기자들이 열띤 취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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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장을 가득 메운 '안사모', '광주진심포럼' 등 지지자 100여 명은 "다시 시작하겠다"는 그의 말에 박수와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안철수 화이팅", "사랑해요"라고 소리지르는 이들도 있었다. "환영, 안의 귀환", "우리는 오직 철수사랑",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과 팻말도 안 전 교수의 말에 따라 움직였다.

'새 정치'를 말하는 안 전 교수의 곁에는 송호창·김성식 전 공동선대본부장을 포함해 유민영 전 대변인, 박인복 전 민원실장, 정기남 전 비서실 부실장, 윤태곤 전 상황부실장, 김성대 전 공보2팀장, 홍석빈 전 정책부대변인, 이수봉 노동정치연대포럼 집행위원장 등 대선 당시 '진심캠프'에 몸을 담았던 '안철수의 사람'들이 있었다.

"수도권에서 새 정치 씨앗 뿌리겠다... 정치공학적 단일화 접근 안 해"

4.24 재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향후 정치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4.24 재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향후 정치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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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전 교수는 자신의 노원병 출마를 놓고 제기된 각종 논란에 대해서는 "지역주의를 벗어나서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에서 새 정치의 씨앗을 뿌리고자 결심했다"고 밝혔다.

앞서 야권 일각에서는 안 전 교수의 노원병 출마를 놓고 "대선후보가 부산 영도가 아닌 야권 강세 지역인 노원병을 선택했다", "사법부의 부당한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를 배려치 않은 선택"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노원 지역은 중산층이 많이 거주하는 대한민국의 대표적 지역"이라며 "노후, 주거, 교육 등 많은 현안이 농축된 그곳에서 문제를 해결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정치의 길을 걷고자 결심했다"고 말했다. 노회찬 공동대표의 부인인 김지선 진보정의당 노원병 예비후보가 '후보 양보'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저 외에도 양보하시는 정치인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노원병 출마 의지를 분명히 재확인했다.

다만, 안 전 교수는 "노 공동대표는 아주 훌륭하신 분이라고 생각한다,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아주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만약 (저를) 선택해주셔서 원내에 진입한다면 노 공동대표가 노력하신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많은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서는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열린 마음으로 얘기하는 것은 좋지만 정치공학적 접근은 안 했으면 좋겠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김지선 후보 등과) 만날 기회가 있다면 당연히 만나서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관심이 쏠리고 있는 신당 창당 문제에 대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노원 주민들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 생각하고 거기에 최선을 다 하겠다,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함구했다. 다만 독자적 정치세력화 문제에 대해서는 "만약 (노원주민들이) 선택해주신다면 뜻을 같이 하는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가능성을 열었다.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단일화 협상 과정을 둘러싸고 최근 불거진 '진실 공방'에 대해서는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다양한 말들이 나올 수 있지만 세부적인 상황을 거론하기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박근혜 대통령, 선거 때 말한 통합·소통의 정치 잘 이뤄주셨으면 좋겠다"

4.24 재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호창 무소속 의원, 조광희 변호사, 김성식 전 의원 등 측근들이 제각기 다른 표정으로 안 전 교수의 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4.24 재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호창 무소속 의원, 조광희 변호사, 김성식 전 의원 등 측근들이 제각기 다른 표정으로 안 전 교수의 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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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재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기자회견을 하자, 안사모와 광주진심포럼 등 지지자들이 환영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안 전 교수를 맞이하고 있다.
 4.24 재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기자회견을 하자, 안사모와 광주진심포럼 등 지지자들이 환영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안 전 교수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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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전 교수는 41일째 표류 중인 정부조직법 협상 등을 언급하며 현 정치권을 향해서도 쓴 소리를 내놨다. 앞서 "국민 위에 군림하고 국민을 편 가르는 '높은 정치'"라고 우회적으로 현 정치권을 비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안 전 교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 교착 상태에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현재 상황을 보면 어느 한쪽은 양보를 해야 하는데 대승적 차원에서 정치력을 발휘해 모범적으로 푸는 쪽이 국민으로부터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가 강 대 강 대치만 거듭하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미국 체류 당시 영화 <링컨>을 본 것을 설명하며 '설득의 리더십'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영화 <링컨>에서 (노예제도 폐지에) 반대의견을 가진 분들도 많고 개헌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의지를 갖고 전략적으로 판단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대통령이 직접 설득하거나 대리인을 통해 설득해서 그것들을 이뤄냈다"며 "그런 것들을 우리가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 정부의 인사, 정부조직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는 질문에 "국민을 위해서 진심으로 성공한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 때 주장하셨던 것처럼 통합의 정치, 소통의 정치를 잘 이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두고 '원안 통과'를 요구하는 박 대통령을 비판한 셈이다.

"안철수식 새 정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새 정치는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라며 "(새 정치는)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 당이 다르더라도 국가 중대사에 대해서는 서로 화합하고 뜻을 모으는 통합의 정치, 단순히 이념으로 다투는 게 아니고 민생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는 문제해결의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긴장이 계속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 상황을 예로 들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대승적 차원에서 여야 가리지 않고 협력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답보 상태인 정치쇄신 문제에 대해서도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했던 여러 정치쇄신안이 있는데 진행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국민 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안타깝다"며 현 정치권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다만, 대선 당시 논란이 됐던 자신의 '국회의원 정수 축소' 문제에 대해서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앞으로 많은 분의 의견을 수렴해서 잘 다듬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 전 교수는 마지막으로 "많이 지켜봐주시고 성원해주시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따끔하게 질책을 부탁한다"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그는 지지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눈 뒤 하늘색 카니발 차량을 타고 노원구 상계동에 마련한 전세 아파트로 향했다. 안 전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 말미, "(미국 체류 중) 집을 알아보고 오늘 이사했다"며 "오늘 당장 노원에 있는 새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 전 교수는 12일 오전 동작 국립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보궐선거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4.24 재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차량에 오르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4.24 재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차량에 오르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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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안철수, #노원병, #4.24 재보선, #귀국 기자회견, #대선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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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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