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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아프지 않게 살고 싶다〉
▲ 책겉그림 〈마흔, 아프지 않게 살고 싶다〉
ⓒ 라이온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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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중요한 이유는 과거에나 지금이나 수명의 절반 정도를 지나며 노쇠가 시작되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좋은 기운이나 유전인자만으로는 살 수 없는 나이이다. '마흔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마흔이 되면 이제는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건강을 챙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지불식간에 건강을 해쳐서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는 나이가 바로 마흔인 것이다.

신준식 박사의 <마흔, 아프지 않게 살고 싶다>의 머리말에 나오는 글귀다. 생각할수록 마음이 와 닿는 내용이다. 불혹을 넘긴 나로서도 이제는 건강을 신경 써야 하니 말이다.

사실 마흔을 넘기다 보니 이것저것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줄줄이 세 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고, 흰 머리가 부쩍 많아지고 있고,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도 많은 까닭이다. 일을 하다보면 밤 늦게 집에 들어가고, 아내와 함께 할 시간도 그만큼 적다.

그래도 나는 괜찮은 편에 속할 것 같다. 그 일들이 종교적인 것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말이다. 기도로 평정심을 누리면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업무에 시달리는 보통 사람들은 다를 것이다. 몸도 마음도 그만큼 무겁게 짓누르기 때문에 말이다. 실은 그것이 근심과 불안과 초조와 불면증을 부르고, 심하면 큰 병을 부른다고 한다.

일단 울화가 치밀면 심적인 부담뿐만 아니라, 육신의 병도 함께 온다. 분노나 억울함, 스트레스 등 화를 조장하는 감정이 지나치게 쌓이면 심화(心火)가 쌓여 흉중(胸中)의 기(氣) 순환을 방해하고, 담(痰)을 형성하여 경락(經絡)의 기 흐름을 방해해 여러 증상을 동반하게 된다.(61쪽)

지극히 공감이 간다. 화가 생기면 열이 생기고, 그 열이 불이 되면 모든 것을 태워버리니 말이다. 그게 사람 마음과 몸도 마찬가지란 뜻이다. 마음에 화가 쌓이면 솟구치는 열 때문에 얼굴이나 가슴이 뜨겁고, 그로 인해 충혈이 생기며 두통이나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럼증이 생긴다는 것이다. '걱정-미움-불안-후회-우울-놀람-한 맺힘' 순으로 발전하는 것도 그런 이치라 한다.

그게 때로는 탈모로, 오십견으로, 시력감퇴로, 오줌소태로, 발기부전 등의 병증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내 머리의 앞부분이 흰머리로 변하고 있는 것도 그런 까닭일 것이고, 점점 눈이 충혈되고 시력이 흐릿해지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고, 밤에 소변을 꼭 보러가야 하는 것도, 그런 신경증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과연 나만 그럴까? 아니다. 내 아내도 그렇고 모든 여자들도 예외이지 않을 것이다. 그 나이가 되면 아내들은 신경성 노이로제에 걸리기가 쉽고, 그토록 친절하던 아내도 우울증에 빠지기 쉽고, 말하기가 창피한 만성변비에다, 성적인 쾌감까지 못 느끼는 불감증 여성들이 많다고 하는 까닭이다.

과연 이 나이에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비결이 있을까? 이 책에는 각각의 병증에 대해 나름대로의 처방전을 달리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이를테면 심열증엔 '청공단'을 복용토록 하고, 원형탈모에는 자음강화탕이나 자생고를 복용토록 하고, 시력감퇴에는 청간명목탕이나 육공단이 좋다고 하고, 오줌소태에는 소변빈삭탕과 가미팔미지황탕을 처방하여 치료토록 하는 게 그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약재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밝힌다. 바로 마음의 근원이 그것이다. 그것을 다스리는 게 뼈의 양약보다 더 낫다고 한다. 이 책에도 마음과 피로를 다스리는 게 그 어떤 약보다도 보약임을 일깨워준다. 우울증만 해도 감맥대조차로 처방하여 치료할 수 있다지만 가족과 함께 마음이 통하도록 하는 게 더욱 중요함을 지적한다. 빈뇨도 몸에 피로감이나 과로가 지속된다면 다시금 발병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게 그 때문이다.

그렇다면 고혈압과 당뇨, 동맥경화증은 어떨까? 그 세 가지는 현현대인의 주요 사망 원인이 되는 성인병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 질환들은 모두 예방을 통해 사망을 막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른바 동물성 지방질은 철저히 삼가도록 하고 대신에 야채를 즐기도록 하는 것, 아울러 극심한 불안과 긴장을 낮춰야 한다는 게 그것이다. 성격이 급하고 신경질적인 사람은 항시 발병 위험을 갖고 있는 까닭이란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는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젊음을 되살리는 비법을 소개하고 있다. 참으로 이색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그 비법이란 게 다른 게 아니다. 생활습관이 그것이다. 이를테면 정신적인 노화를 방지하기 위해 적정 수준의 일을 하고, 기억하는 것을 습관화하고, 명랑한 기분을 유지하고, 매일 운동을 조금씩 하고, 걷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그것이다.

마흔의 나이. 가히 아플 수도 없는 나이다. 그만큼 본격적인 노화가 시작되는 때다. 나도 왕년에는 밤을 지새워도 끄덕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하루가 다르게 무력해지고 있다. 가끔씩 아내가 몸에 좋다는 보양식을 가져오기도 한다. 하지만 영 개운치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 나온 오장육부의 쓰임새와 그곳에 알맞은 치유법, 그리고 120세까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양생법 등을 찬찬히 훑어보기 바란다. 정말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마흔의 건강은 마음을 다잡고 다스리는데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마흔, 아프지 않게 살고 싶다 - 동의보감에서 찾은 몸과 마음의 해답

신준식 지음, 라이온북스(2013)


태그:#국민주치의 신준식 박사, #〈마흔, 아프지 않게 살고 싶다〉, #양생법, #오줌소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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