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로의 한 호텔에서 열린 KBS2TV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 제작발표회에서 윤성식 PD(왼쪽에서 세번째)가  배우 유인나, 조정석, 아이유, 이미숙, 고두심 등 출연배우들과 함께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로의 한 호텔에서 열린 KBS2TV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 제작발표회에서 윤성식 PD(왼쪽에서 세번째)가 배우 유인나, 조정석, 아이유, 이미숙, 고두심 등 출연배우들과 함께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포스터에 쓰여진 '최고가 아니라도 괜찮아, 우리 모두 특별하니까'라는 문구가 드라마의 주제에요. 돈이 없어도, 1등이 아니어도, 주목받지 못해도 우리는 지금 이대로 다 특별한 사람들입니다. 스스로 그 특별함을 깨닫고 인생의 주인공이 될 때 진정한 행복을 깨달을 수 있다는 게 시청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에요." (윤성식 PD)

'업둥이로 길러 온 자식이 알고 보니 남편이 따로 사랑했던 여자의 아이'라는 설정은 그간 한국 드라마에서 종종 사용되던 것이었다. 가깝게는 최근 종영한 <내 딸 서영이>의 성재(이정신 분)를 둘러싼 관계도 이와 같았다.

하지만 KBS 2TV 새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극본 정유경·연출 윤성식)은 '막장'드라마라는 수식을 거부한다. 윤성식 PD는 "출생의 비밀 코드나 업둥이 설정이 있지만, 이를 드러내는 과정을 끌고 가는 드라마가 아니다"라며 "<최고다 이순신>은 어른들의 성장기인 동시에 아이들의 성장기다"라고 정의했다. 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소공로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는 연출을 맡은 윤성식 PD를 비롯해 주연 배우인 아이유·조정석·고두심·이미숙·손태영·고주원·유인나 등이 참석했다.

조정석 "'납뜩이', 죽을 때까지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것 같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로의 한 호텔에서 열린 KBS2TV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 제작발표회에서 신준호 역의 배우 조정석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로의 한 호텔에서 열린 KBS2TV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 제작발표회에서 신준호 역의 배우 조정석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타이틀롤을 맡은 아이유 외에도, 출연 전부터 주목받았던 배우는 바로 조정석이다. 지난해 영화 <건축학개론>의 납뜩이 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후, 연이어 MBC <더킹 투하츠>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어느 정도의 흥행이 보장된다'는 KBS 주말드라마 주연을 꿰차며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이날 그는 "대중에 저라는 배우를 더 많이 선보일 수 있는 KBS 주말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다는 걸 개인적으로 납득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어머니는 <내 딸 서영이>를 재밌게 보셨는데, 그 후속작에 아들이 주연이라는 소식에 만세삼창을 외치시고는 여기저기 소문을 내셨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그가 맡은 신준호 역은 유능하면서도 어딘가 빈틈이 가득한 연예기획사 사장. 옛 연인인 최연아(김윤서 분)과의 치기 어린 내기를 하게 되면서 이순신(아이유 분)과 인연을 맺게 되는 인물이다. 촬영 전 '어느 정도까지 살을 뺐으면 좋겠다'는 감독의 주문으로 다이어트를 했다는 조정석은 "제가 키도 크고 잘 생긴 게 아니라 아무리 거만한 척을 해도 밉상으로는 보이지 않을 것 같다"며 "약간 허세를 부리는 것 같은 말투를 생각해 봤는데, 그게 얄미워 보이지 않게끔 신경을 써 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해 붐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만큼, 신준호가 '허당'이라는 설정 때문에 '납뜩이'의 잔상을 그리는 이들도 있을 터. 이에 대해 조정석은 "어쩌면 나에게 납뜩이는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어떤 작품을 하건 간에 그 인물만 생각하는 만큼 '납뜩이를 벗어나고 싶다, 능가하고 싶다'기 보다는 신준호만 생각하며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어떤 질문을 받아도 '납뜩이'가 안 나오는 일이 없어요. (웃음) 모르겠어요. 죽을 때까지 꼬리표가 안 떼질 것 같아요. (웃음) 제가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닌가 싶네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납뜩이를 생각하지 않고 연기합니다. 차라리 '조정석스럽다'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최고다 이순신>, 어른들의 성장기인 동시에 아이들의 성장기"

   4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로의 한 호텔에서 열린 KBS2TV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고두심, 아이유, 유인나, 손태영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로의 한 호텔에서 열린 KBS2TV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고두심, 아이유, 유인나, 손태영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최고다 이순신>은 이순신과 신준호, 그리고 이들을 포함한 자식 세대의 성장을 그리는 동시에 부모 세대의 성장도 함께 그리는 작품. 특히 이순신을 낳아준 어머니와 길러준 어머니 간의 갈등은 극의 또다른 중심축을 이룬다. 이 역할에는 각각 배우 이미숙과 고두심이 캐스팅됐다. 윤성식 PD는 "인생관이 다른 두 엄마가 하나의 딸이라는 존재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진정한 사랑과 행복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깨닫는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SBS <웃어요, 엄마> JTBC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에서 다소 억척스러운 모성을 그렸던 이미숙은 이순신의 생모이자 "모성보다는 자신의 성공에 집착하는" 한국 최고의 여배우 송미령 역을 맡았다. "이제 할 수 있는 게 '엄마'밖에 없다는 건 좀 비극적이긴 하다"고 운을 뗀 그는 "송미령은 최고에서 내려오는 방법을 모르는 인물"이라며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에서의 들자는 자식을 위해 자신을 내려놓았다면, 미령은 자신의 것만을 위해 사는 여자"라고 설명했다.

"사실 배우에게 '내려온다는 것'은 굉장히 낯설고 두렵고 서툰 일이예요. 그 여자가 마지막에 보여줄 것은 무엇일까, 내려놓는 법을 어떻게 깨닫고 시청자에게 보여줄까가 관건인 것 같아요. 배우 생활을 하면서 배우 역할을 연기해보는 건 처음이라 시청자가 정말 내 모습이라고 오해하진 않을까 고심도 했어요. 하지만 그런 오해가 나온다는 것도 제가 그만큼 연기를 잘했다는 거니까, 좋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웃음)"

이순신을 가슴으로 낳은 '길러준 엄마' 김정애는 고두심의 몫이다. 그는 "김정애가 이순신을 열심히 키우긴 했지만 송미령이 생모이기 때문에 위축될 것 같다"며 "게다가 이 엄마는 집만 알고, 집에서 살림만 해 봤지 사회생활을 해 보지 않아 그런 부분에서는 (송미령에 대한) 자격지심도 있을 것"이라는 말로 앞으로의 관계를 예고했다. 이미숙 역시 "연기 고수 간의 싸움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극중 다르게 살아온 두 사람이 맞닥뜨렸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나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로의 한 호텔에서 열린 KBS2TV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 제작발표회에서 이순신 역의 배우 아이유와 송미령 역의 배우 이미숙이 다정한 모습으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로의 한 호텔에서 열린 KBS2TV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 제작발표회에서 이순신 역의 배우 아이유와 송미령 역의 배우 이미숙이 다정한 모습으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전작의 시청률이 50%를 육박한 만큼, <최고다 이순신>에도 많은 기대가 모아지는 상태. 마지막으로 이를 두고 윤성식 PD는 "40%는 무조건 넘을 것"이라면서도 "워낙 전작 시청률이 너무 잘 나와 부담된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최고다 이순신>은 오는 3월 9일 오후 7시 55분 첫 방송된다.

"욕심으로는 잘 돼서 50%를 넘어봤으면 좋겠지만, 그보다는 사람들에게 오래오래 기억되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어요.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최고다 이순신>은 여운이 깊은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윤성식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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